‘동토의 왕국’을 꿈꾸는 일부 목회자들과 ‘거듭나야 하는 개신교회’라는 시대적 화두로 진통을 겪고 있는 한국의 기독교사회. 그 가운데에 성경을 토대로 한 130여권의 저서를 출간하며 잔잔한 메시지를 전달해 온 목회자가 있다. 대구 동부교회에서 당회장 직을 맡고 있는 김서택 목사가 그 사람이다.

강남준 기자 haiyap@

▲ 초심을 잃지 않고 목회활동과 저술활동을 지속하겠다는 것이 김서택 목사의 지론이다

김서택 목사는 성경 본문의 배경을 역사적, 문법적, 신학적으로 연구해 알아낸 성경적 개념을 전달하는 방식의 설교로 이미 교계에선 널리 알려진 목회자다.
김목사가 최근 133번째로 펴낸 ‘내가 죽도록 사랑한 말씀’은 성경의 진리에 목말라하던 기독교 신자들 사이에서 화제의 서적으로 급부상 하고 있다. 또한, 김목사는 이 책과 그간의 탁월한 설교방식으로 2012출판문화상 기독교 출판 부문과 종교문화상 목회설교 부문에서 각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잠언속의 지혜를 출간하다
지난 8월에 초판을 발행한 이 책은 성경의 잠언을 연구하고 분석해 잠언속의 지혜를 현대적으로 해설, 강해설교집의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목회 현장에서 성경 전체를 강해(설명하다. 접근할 수 있게 하다)하면서 제가 경험하고 얻은 모든 성경본문과 말씀대로 살며 겪은 삶의 지혜를 이 한권의 책에 담았습니다.” 김목사의 말처럼 ‘내가 죽도록 사랑한 말씀’은 인간이 빠지기 쉬운 인생의 함정들을 총망라, 인간의 영혼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인의 정신적인 공허를 다룬 책들이 서점가에 즐비한 가운데 이 책은 기독교인들만의 강해설교집이 아닌 삶의 지침서이자 새로운 차원의 인문학 서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김목사가 그동안 출간한 책들은 ‘실패없는 인생’, ‘진리의 로드맵’,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등 모두 132권. 그에겐 모든 저서들이 소중하겠지만 특히 ‘내가 죽도록...’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는 듯 했다. 그 이유를 물어봤다. “지혜의 꽃다발이자 결정체라 할 수 있는 잠언을 강해한 책이라 더욱 애착이 갑니다. 기독교인들에겐 왜 성경 말씀대로 살아야 하는가를 충실히 전달했고 일반인들에겐 이기적인 행동으로 쌓아올린 차가운 성공을 경계하라는 메시지 등도 담겨 있지요.”
김목사가 참고문헌 등을 조사하며 이 책을 탈고 하는데 걸린 기간은 약 4년. 1천여 명 이상의 교인들이 많은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작업이었다고 한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133권의 책을 쓸 수 있는지 그 동기 부여와 원동력이 궁금해졌다.
“남다른 글재주가 있는 사람이 결코 아닙니다. 그저 성경을 열심히 읽고 느낀 점을 책 쓰는 데에 접목한 것 뿐 입니다. 하나님의 축복과 성경의 지혜에 힘입어, 기본으로 돌아가 봉사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쓴 것 같습니다.”

공대 출신이 목회자가 되다
사실 김목사는 처음부터 목회자의 길을 걸으려 한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는 서울대 공대와 대학원을 나온 소위 ‘KS마크’다. 잘 나가는 직장에 다니며 엘리트의 삶을 누리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영성의 소리’를 듣게 되고 ‘영혼의 충격’에 빠지게 됐다고 한다.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내고 신앙생활과 교회 봉사활동에 전념한지 6~7년 만에 그는 극빈층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 김목사가 펴낸 133권의 책은 성경을 열심히 읽고 느낀 점을 접목한 삶의 지침서들이 대부분이다

그 후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 목회자의 길로 들어선 김목사는 개척교회인 제자들교회를 설립했다. “사실은 출세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죠. 그러나 하나님의 손에 이끌려 현실적으로 추락하는 과정에서 남을 위해 사는 마음이 강해졌어요. 하나님 말씀대로 살기로 했습니다. 저와 뜻을 같이하는 10명의 청년신도들과 시대를 경고하고 축복하는 모든 일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허구한 날 경찰서 유치장, 응급실, 장례식장 등을 발이 닳도록 찾아 다녔다고 한다. 그사이 350여명으로 불어난 신도들 대부분이 여러 가지로 힘든 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기꺼이 동참했다고 한다. 몸으로 때우던 고달픈 시절이었지만 행복한 시절이었다는 것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교회 일을 보다
그렇다면 대구 동부교회의 당회장으로 재직 중인 현재의 김목사는 어떤 마인드로 목회일을 보고 있을까.
“지금도 개척교회를 이끌던 초심을 간직하고 교회 일을 합니다. 무한경쟁의 사회, 강팍해지는 세상 속에서도 우리교회 신도들은 성경과 설교를 양식으로 대하는 양처럼 온유한 분들이죠. 예수님이 우리에게 양이 되라고 하셨듯이...”
대구 동부교회는 67년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대구 지역의 명망 있는 교회다. 5500여명의 신자들 중 상당수가 청년층이라 ‘젊은교회’로 불리는 이 교회는 1500여명의 여성신자들이 참여하는 힐링캠프인 ‘여성부흥회’와 방황하기 쉬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등을 통해 ‘약자들이 섬기는 교회’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김목사에게 ‘세상의 빛과 소금’ 역할을 어떻게 마무리 하고 싶은지 질문했다.
“많은 성경을 강해했지만 다 한 것은 아닙니다. 제가 살아 있는 한 저술활동도 계속 할 거고요. 각종 지역봉사활동의 폭도 더 넓힐 계획입니다.” 기독교계와 대구 동부교회 신자들은 성실한 자세와 통찰력으로 일관해 온 강해설교자 김서택 목사를 깊이 신뢰하고 있다. 지도자의 덕목인 초심과 그 후의 모든 일은 김목사의 말대로 하나님의 손에 이끌려 살아온 그의 몫인 셈이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