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방송작가 1세대’겸 작사가 유호선생은 ‘신라의 달밤’을 시작으로 해방 직후‘유호-박시춘-현인’이라는 최고의 ‘트리플 콤비’를 구축하며 본격적으로 노래와 드라마,그‘인생, 2모작’을 시작했다. 현재까지도 최다작의 기록을 갖고 있는 방송작가인 동시에수많은 주제가를 통해 서민들의 휴머니티를 대변해온 작가.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온 멋진 노랫말,재미있는 드라마를 통해 국민들의 눈과 귀를 온통 사로잡으며 숱한 일화와 함께대중들의‘입’까지 3위 일체시킨 인물. 그러나 정작 본인은 늘 작품 뒤에 있어 자신 스스로에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끼던 유호선생의 작품 속으로 들어가 본다.

글·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 저널리스트)
사진·최광호 (사진작가)
광복 이후 방송작가 겸 작사가 1호, ‘유호극장’의 유호이야기

▲ 유호

광복 이후 드라마작가 1호인 동시에 현재까지도 최다작의 기록을 갖고 있는 방송작가 유호(본명 유해준, 92세) 선생. 다리가 불편해 외출을 도통 하지 않는 그에게 모처럼 카메라를 들이대자 이 기회에 영정사진 하나 찍자며 포즈를 취하는데 얼굴에 표정이 전혀 없다. 드라마 하나로 온 국민을 웃기고 울린 인물의 사진치고는 꽤나 시시하게도 느껴졌다.
장소는 집 바로 옆 단골음식점.
카메라 셔터소리가 분주하니 음식점 사장이 누구냐며 귓속말로 물어온다. 유호 선생이라 말하자 ‘그렇게 유명한 분이예요?’ 한다.
그렇듯 드라마, 그리고 주제가로 온 국민들의 눈과 귀, 그리고 입까지 삼위일체 시킨 인물이지만 정작 자신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끼던 인물이다. 3년 단골식당 주인도 모를 정도로.
지난 2002년 ‘방송인 명예의 전당’에 올랐을 정도로 우리나라 대표 방송작가인 그는 1943년, 동양극의 미술부와 문예부에서 일하며 극본 두 편을 써서 무대에 올렸는데 이 두 편이 모두 경성방송국(현 KBS의 전신)을 통해 낭독소설로 방송된 것이 인연이 돼 45년 10월 편성과에 입사, 본격적으로 드라마 집필을 시작했다.
드라마의 전성시대였던 60년대는 또한 ‘유호시대’이기도 했다. 심지어 그가 집필하던 TBC-TV 주말드라마 ‘일요극장’ 타이틀을 아예 작가 이름을 딴 ‘유호극장’으로 방영했을 정도. 68년부터 시작된 이 '유호극장'은 이후에도 2년간 계속되었다. 일요극장부터 계산하면 5년간 250회의 방송횟수를 기록했는데 ‘짚세기 신고 왔네’ ‘임은 먼 곳에’ 등이 모두 이때의 작품들로 그의 인기는 방송국으로부터 승용차까지 보너스로 받았을 정도였다. 특히 일일연속극 '딸'은 3백회가 넘게 방영된, 당시로선 최초의 최장 드라마를 기록하기도 했다.

드라마 인기와 더불어 주제가도 크게 히트,
우리나라 대표 작사가로도 영예 누려
그에게 붙어있는 또 하나의 타이틀은 국민작사가.
유호 드라마의 인기는 이후 속속 영화로도 제작되었고 아울러 주제가 또한 크게 히트했다. ‘맨발의 청춘’, ‘종점’, ‘길 잃은 철새’, ‘위를 보고 걷자’, ‘남성금지구역’, ‘떠날 때는 말없이’, ‘짚세기 신고 왔네’, ‘임은 먼 곳에’ 등. 때문에 그는 드라마 인기 못지않게 주제가만으로도 가요계에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작사가로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경성방송국 시절, 조선방송사업협회에서 주관한 건전가요 보급의 일환으로 작곡가 박시춘과 콤비를 이뤄 '목장의 노래'의 노랫말을 쓰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대중가요에 손댄 것은 47년 '신라의 달밤(노래 현인)'. 이 노래의 빅 히트를 계기로 박시춘은 럭키레코드사를 설립한다. 이 무렵 방송국에서 경향신문사 문화부로 자리를 옮긴 유호는 럭키의 문예부장 직을 맡아 '오전엔 신문사, 오후엔 레코드사'를 오가며 회사 마크, 로고, 음반 라벨, 포스터, 가사지의 디자인까지 도맡았다.
이 럭키레코드사를 통해 '유호·박시춘·현인' 콤비가 탄생했고 이들은 ‘고향 만 리’, ‘비 나리는 고모령’, ‘럭키 서울’ 등을 잇달아 발표한다. 또한 '서울야곡' '낭랑18세' 등도 이 시기에 발표된 노래들이다.
방송작가 겸 작사가 유호(兪湖) 선생은 ‘세상사는 이야기가 곧 대중문화의 근간’이라는 등식을 증명하는 가장 적합한 인물이다.
진한 휴머니즘과 페이소스가 짙게 깔린 그의 작품과 노래들은 한 시대를 관통하는 시대의 증언이기도 하다. 늘 작품 뒤에 있어 자신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던 인물, 유호선생의 삶과 작품을 조명해보자.

본명 유해준(兪海濬). 1921년 11월15일 황해도 해주에서 부친 유진명(兪鎭明)과 모친 백천 조씨(白川 趙氏) 사이의의 5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장남은 황주에서 태어나 황준, 차남은 연안서 태어나 연준, 그는 해주서 태어나 해준이라 불렸다.
네 살 때 사업을 하시던 선친을 따라 서울로 이사해 39년 서울 제2고등보통학교(현 경복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일본으로 유학, 42년 일본 제국미술학교 도안공예과 2년을 수료했다. 명콤비였던 가수 현인의 고교 1년 후배이기도 하다.
귀국 후 1943년부터 1년여 동안 연극 상설극장인 동양극장의 미술부와 문예부에서 일하며 극본 두 작품을 써서 청춘좌(靑春座)에서 공연했는데 이 때 처음으로 ‘兪湖’라는 필명을 썼다. 유(兪)자는 ‘맑을 兪’라고도 해서 ‘맑은 호수’를 연상해 지은 것.
이어 그의 낭독소설 두 편이 경성방송국(후에 서울중앙방송국, 현 KBS의 전신)에서 방송된 것이 인연이 돼 광복 후 45년 10월, 편성과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라디오 드라마를 쓰기 시작했다.
일제에 의해 잃었던 우리의 역사와 말을 되찾기 위한 각종 프로그램의 신설과 편성에 참여하며 해방 후 처음으로 방송된 연속 낭독소설 ‘기다리는 마음’을 집필, 본격적인 방송작가의 길을 걸으며 이 땅에 처음으로 연속 방송극 시대를 열었다.
당시 중앙방송국은 47년 박시춘, 손목인 두 거장을 앞세워 경음악단을 발족한다. 이어 조선방송사업협회에서 건전가요 보급의 일환에 동참, 그는 처음으로 ‘목장의 노래’와 ‘하이킹의 노래’의 노랫말을 쓰며 작사를 시작한다. 이 때 작곡을 맡은 박시춘 선생과의 인연으로 그의 ‘노랫말 인생’이 시작된다.
본격적으로 대중가요에 손댄 것은 1947년 ‘신라의 달밤’. 이듬 해 시공관(당시 명치좌) 무대에서 첫 발표될 당시 아홉 번의 앙코르를 받은 일화로도 유명한 이 노래의 빅히트를 계기로 박선생은 럭키레코드를 설립한다. 이 무렵 방송국에서 경향신문사 문화부로 자리를 옮긴 그는 럭키의 문예부장 직을 제의받으며 소공동에서 충무로까지 걸어 10분 거리를 분주하게 오가며 오전엔 신문사, 오후엔 레코드사를 통해 회사 마크, 로고, 음반 라벨, 포스터, 가사지의 디자인까지 도맡았다.
럭키 1호 음반인 ‘신라의 달밤’을 시작으로 ‘유호-박시춘-현인’ 콤비는 고향만리-비나리는 고모령-럭키서울 등을 잇달아 발표한다. 또한 ‘서울야곡(현인)‘ ‘낭랑18세(백난아)’ ‘아내의 노래(심연옥)’ ‘가을인가 가을(남인수)’ ‘선죽교(이인권)’, ‘여인애가(장세정)’ 등도 모두 이 시절에 발표된 명작들이다.
50년, 한국전쟁 와중에도 그의 창작열은 불꽃처럼 빛을 발한다. 6.25전쟁이 터졌지만 피난을 가지 못해 적 치하를 청파동 집에서 겪어야 했던 그는 9.28 서울수복을 맞자 일단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생각으로 오랜만에 시내를 거닐다 명동에서 우연히 밀짚 벙거지차림의 박시춘 선생과 마주친다. 피난에서 돌아온 박선생은 가족을 필동 집으로 보내고 명동이 그리워 나오던 길이었다. 이 잿더미 속의 해후는 명동술집에서의 통음(痛飮)을 거쳐 필동 박선생의 적산가옥으로까지 이어지며 쉽게 끝나지 않았다.
그 날 밤, ‘전우야 잘자라’가 만들어진다. 둘은 밤새 술을 마시며 북진, 통일, 해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박선생이 먼저 ‘이제 우린 살았다. 북진 통일이 임박했으니 군인들의 사기를 돋울 노래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1절을 낙동강, 2절은 추풍령, 3절은 한강, 4절은 삼팔선으로 골격을 정한 뒤 한 소절의 노랫말이 지어질 때마다 동시에 기타가 튕겨지며 멜로디가 오선지에 그려져 갔다.

1.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낙동강아 잘 있거라 우리는 전진한다/원한이야 피에 맺힌 적군을 무찌르고서/꽃잎처럼 떨어져 간 전우야 잘자라.
2. 우거진 수풀을 헤치면서 앞으로 앞으로 /추풍령아 잘 있거라 우리는 돌진한다 /달빛어린 고개에서 마지막 나누어 피던 /화랑담배 연기 속에 사라진 전우야.
3. 고개를 넘어서 물을 건너 앞으로 앞으로 /한강수야 잘 있느냐 우리는 돌아왔다 /들국화도 송이송이 피어나 반기어 주는 /노들강변 언덕 위에 잠들은 전우야.
4. 터지는 포탄을 무릅쓰고 앞으로 앞으로 /우리들이 가는 곳에 삼팔선 무너진다 /흙이 묻은 철갑모를 손으로 어루만지니 /떠오른다 네 얼굴이 꽃같이 별같이.
‘전우야 잘자라’ (유호 작사, 박시춘 작곡. 현인 노래. 50년 10월 발표)

이 노래는 곧바로 정훈국을 통해 전군에 악보가 뿌려지며 군의 사기를 한껏 북돋았다. 북을 향한 진격의 주제곡이 된 이 노래는 그러나, 1.4 후퇴에 즈음해 육본에 의해 금지된다. ‘화랑담배 연기 속에 사라진 전우야’란 대목이 불길하다는 것으로 휴전 이후에서야 노래가 복권되었다.
이렇듯 박시춘-유호 콤비는 늘 노래 만드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광복을 기념해 복고풍으로 만든 노래 ‘신라의 달밤’, 해방의 기쁨을 노래한 ‘럭키서울’이 그러했듯 전쟁 중에 만들어진 진중가요 ‘전우야 잘자라’에 이어 1.4 후퇴 때는 군인들 사기앙양을 위해 대구에서 ‘전선야곡’이 탄생했다. 육본 정훈국 문예중대에 예속되었던 모슬포 육군제1훈련소 시절에는 ‘제주도 온 김에 이곳에 노래하나 떨어뜨리고 가자’고 의기투합해 만든 노래가 ‘삼다도 소식’, 피난 수도 부산을 떠나며 만든 노래가 ‘이별의 부산 정거장’이다. 이 노래들은 모두 역사의 현장에서 생생히 기록된 문화유산들이다. 당시 어느 신문해설이나 삐라 문구보다도 현장이 살아 숨쉬는 빛나는 대중문화의 산물인 것이다.
1. 가랑잎이 휘날리는 전선의 달밤/소리 없이 내리는 이슬도 차가운데/단잠을 못 이루고 돌아눕는 귓가에/장부의 길 일러 주신 어머님의 목소리/아- 그 목소리 그리워.
2. 들려오는 총소리를 자장가 삼아/꿈길 속에 달려간 내 고향 내 집에는/정안수 떠놓고서 이 아들의 공 비는/어머님의 흰머리가 눈부시어 울었소/아- 쓸어안고 싶었소.
-‘전선야곡’ (유호 작사, 박시춘 작곡, 신세영 노래)

휴전 후 경향신문사 문화부 차장과 부장을 거치면서 한 시대 고뇌를 신문에 담기도 했던 시절, 영화 ‘산유화’의 주제가인 ‘여옥의 노래(송민도)’, ‘카츄샤의 노래(송민도)’, 아무도 없어라(나애심)‘ ’그늘에 핀 꽃이라(백설희)‘ 등이 50년대 후반, 그의 낭만시대를 대표하는 작품들.
방송계에서 60년대와 70년대는 단연 ‘유호시대’였다. 61년 개국한 TBC-TV를 통해 ‘초설’로 본격적인 TV드라마를 쓰기 시작한 이후 ‘TBC 일요극장’을 통해 ‘맞벌이 부부’ ‘짚세기 신고 왔네’ 등은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때문에 방송국 측은 아예 ‘일요극장’을 작가의 이름을 딴 ‘유호극장’으로 타이틀을 바꾸고난 뒤에도 2년간 계속되었다. 일요극장부터 계산하면 5년간 250회의 방송횟수를 기록한 것. 매주 일요일 밤 9시부터 45분간 방영되었던 ‘유호극장’은 선생의 작품을 시청자가 가장 좋아해 실패한 일이 없었기 때문에 방송사 측은 전속료 외에 코로나까지 제공했다.
유호 드라마의 인기는 거침없이 질주했고 영화로도 속속 제작되었으며 더불어 주제가 역시 크게 히트했다. 맨발의 청춘, 종점, 길 잃은 철새, 위를 보고 걷자, 주책바가지, 맨발로 뛰어라, 남성금지구역, 떠날 때는 말없이, 몽땅 내 사랑, 두 사람, 짚세기 신고 왔네, 시거든 떫지나 말지, 님은 먼 곳에, 나팔바지, 딸 등. 방송드라마 인기 못지않게 주제가만으로도 그는 가요계에서 동시에 전성기를 구가했다. 특히 일일연속극 ‘딸’은 3백회가 넘게 방영된, 당시로선 최초의 최장 드라마를 기록하기도 해 화제가 되었다.
이밖에도 작곡가 이봉조 선생이 직접 부른 ‘떡국’, 72년 동경국제가요제 입상곡 ‘좋아서 만났지요’ 등을 비롯해 군가 ‘맹호부대의 노래’와 ‘진짜 사나이’도 그의 빼어난 솜씨가 빚어낸 명곡들이다.

1.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다만/너와 나 나라 지키는 영광에 살았다/전투와 전투 속에 맺어진 전우야/산봉우리에 해 뜨고 해가 질 적에/부모형제 나를 믿고 단잠을 이룬다.
2. 입으로만 큰소리쳐 사나이라드냐/너와 나 나라 지키는 결심에 살았다/훈련과 훈련 속에 맺어진 전우야/국군용사의 자랑을 가슴에 안고/내 고향에 돌아갈 땐 농군의 용사다
3. 겉으로만 잘난 체해 사나이라드냐/너와 나 진짜 사나이 명예에 살았다/멋있는 군복입고 휴가 간 전우야/새로운 나라 세우는 형제들에게/새로워진 우리 생활 알리고 오리라.
-‘진짜 사나이’ (유호 작사, 이흥렬 작곡)

1968년 처음으로 마련된 방송문화상의 ‘문예부분’ 첫 수상자가 되는 영예도 누렸던 그는 시나리오 원고료를 촬영장에 받으러 갔다가 감독에게 붙들려 주연배우를 한 적도 있다. 코믹터치 홈드라마로 인기를 끌었던 선생은 70년대 후반에 다시 TBC 드라마 ‘서울야곡’으로 다시 등장해 이어 MBC의 주말연속극 ‘왜 그러지’와 TBC 주말연속극 ‘그건 그려’를 동시에 집필, 60년대의 ‘유호시대’를 재현했다.
80년부터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직을 5년간 역임하면서 방송작가들의 권익은 물론 방송문화 발전에도 큰 공헌을 했던 그는 절필선언을 한 뒤에도 그와 콤비를 이루던 연출가 최상현, 김수동 PD의 요청으로 각각 이들의 정년퇴임 작품인 ‘구리반지((KBS)’와 ‘너두 늙어봐라(KBS)’를 의리상 집필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 집필한 드라마는 93년 추석특집 2부작으로 방영된 드라마 ‘왔습니다’.
때로 쉽게 지나칠만한 지극히 일상적인 말과 사건들을 예사로 흘리지 않는 그만의 ‘남다른 감각’이 빚어낸 작품들이기에 더욱 많은 이들의 큰 공감대를 불러일으켜 왔으리라.
몇 년 전 세브란스병원에서 종합 건강검진을 받았다. 머리, 폐는 나이에 비해 건강한데 심장병이 있다고 했다. 60여 년 즐겼던 술. 담배를 끊었다. 그랬더니 하루가 더 길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최근 자신의 삶의 기록을 정리하고 있다. 표지에 ‘유호지(兪湖誌)’라고 친필 제목까지 적어 놓았다. 또 한 편의 드라마로 그가 마지막으로 집필하는 저서전적 드라마인 셈이다.
본인 가정사 정리로 집안의 비밀이 담겨 있다고 했다. 후손들에게 물려줄 것으로 철저히 비공개작업이다.
집안의 가정사가 담겨 있다. 해주에서 서울로 피난 오면서 그의 삶을 사진과 함께 담아낸 책이다.
그 속에 어떠한 드라마가 펼쳐질까, 자못 궁금한 대목이다.
2002년 ‘방송인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는 영광을 누린 유호선생, 정작 ‘가요인 명예의 전당’이 생긴다면 선생은 단연 2관왕, 1순위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스쳐갔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이 기회에 영정사진 하나 찍자며 포즈를 취하는데 얼굴에 표정이 거의 없다. 사진 최광호.
1970년 TBC-TV ‘유호극장’의 ‘돼지’ 세트장에서(사진 앞줄 가운데 인물이 유호). 당시로써는 획기적인 50회 기획으로 시작되었으나 20회 쯤 방영되었을 때 판문점 남북회담에서 북측 대표가 “요즘 남쪽 드라마는 돼지밖에 볼 게 없군.”이라는 발언 때문에 중단됨. 아마도 이 드라마의 내용이 지주와 머슴의 얘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회고한다.
작곡가 박시춘이 설립한 럭키레코드 사옥 앞에서 가수 현인(왼쪽)과. 194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