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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전국으로 확산
역대 최단 기간 내에 최대 피해 우려돼
2017년 01월 06일 (금) 00:40:07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피해 규모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미 국내 최대 오리 산지인 전남 나주까지 AI가 확산되면서 역대 최단 기간 내에 최대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장정미 기자 haiyiap@

AI의 피해가 가장 컸던 지난 2014년의 경우 195일 동안 1천396만 마리가 살처분 됐다. 그러나 현재 AI의 확산 속도라면 이를 넘어서는 역대급 피해 규모를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부실한 방역과 늑장대응으로 사태 악화
농림축산식품부와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지난 11월16일 최초 의심 신고가 들어온 지 25일 만에 도살 처분된 마릿수는 1000만 마리, 도살 처분 보상금 예상 소요액만 290억 원에 달했다. 문제는 지난 2014년의 경우 100여 일에 걸쳐 1400만 마리가 도살 처분되었으나 올해에 발생한 AI는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단기간에 이미 1천만 마리가 도살되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AI가 발생한 지역은 세종시, 경기(8곳), 강원(1곳), 충북(5곳), 충남(2곳), 전북(2곳), 전남(4곳)지역 7개 시·도에 23개 시·군이다. 이에 일선 지방자치단체들이 크게 긴장하며 예방적 살처분과 함께 방역 대응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아직 감염이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진입로 거점 소독과 철새 도래지 일제 방역, 축산농가 소독 등 전방위 대응에 나서며 AI 유입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현장 방역인력 부족 등으로 지자체의 방역활동은 한계가 있는데다 정부의 늑장대응으로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12월16일 현재 301개 농가에서 1,369만여 마리가 매몰 처분됐고, 조만간 413만여 마리가 추가로 매몰 처분될 예정이어서 AI확산의 영향으로 도살되는 가금류는 1,800만 마리에 육박하게 됐다. 이처럼 경상도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AI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일각에서는 정부의 늑장대응과 농가 및 지자체의 부실한 방역이 사태를 키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0월 28일 AI 첫 검출 이후 정부는 2주 뒤인 11월11일 첫 조치를 취했으나 이마저도 ‘철새 주의’ 단계 경보를 발령하고 예찰지역을 지정하는 수준에 그쳐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것. 상당기간 잠복기를 거친 뒤 임상증상이 나타났던 이전 증상과는 달리 이번 AI는  일시에 폐사하는 등 강한 독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2014년에는 의심신고가 들어와서 정밀검사를 해보면 이미 항체가 형성돼 있는 것이 발견될 정도로 임상증상이 천천히 나타났는데 이번에는 하룻밤 사이에 한 농장에서 수백 마리 또는 수천마리가 한꺼번에 폐사할 정도로 바이러스의 독성이 강한 것이 확산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부실한 방역 역시 AI의 급속한 확산을 키운 주범이다. 1차 이동중지명령 기간인 지난 11월19∼20일 모두 7건에 이어 2차에서도 8건의 방역조치 위반사례가 적발됐다. 여기에는 농가 소독 미실시 2건, 농장주 이동금지 위반 2건, 사료차량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미부착 운행 3건, 차량 이동금지 위반 8건 등의 위반사항이 포함됐다. 충남도 축산과 관계자는 “양성농장에서 살처분이나 방역에 참여했던 인력들은 일주일 동안 증상을 본 뒤 다시 방역에 참여해야 하지만 인력부족으로 꿈도 못 꾸는 실정”이라면서 “AI는 매년 발생하는 연중행사인 만큼 AI 집중발생기간 활동할 수 있는 ‘기동방역대’를 구성해 운영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건당국 “AI의 인체감염 가능성은 낮아”
질병관리본부가 ‘중앙 AI인체감염대책반’ 운영을 강화하는 등 AI 인체감염에 대비해 적극 대응에 나섰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양계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인체감염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2월12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대책반은 전날까지 인체감염관리지침에 따라 농장종사자, 살처분자 등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5809명을 걸러내고 이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현재까지 잠복기 10일이 끝난 고위험군은 총 1520명이지만 아직까지 AI 감염증상을 보인 사례는 없었다. 대책반은 잠복기가 남은 4289명에 대해서도 집중 관리에 들어갔다. 보건당국은 “현재 미열, 콧물 등 경미한 증상을 보인 고위험군은 17명이지만 이들의 AI 감염 여부를 확인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일반적인 상황에서 AI의 인체감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재차 강조하고 있다. AI 인체감염이 발생한 중국의 경우 생활공간과 축사가 분리되지 않아 일부 인체 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축사와 생활공간이 완전 분류돼 감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 특히 이번에 국내서 발생한 AI는 일부 유전자 변이가 일어났지만 중국, 베트남 등에서 발생한 것과 비교할 때 조류가 아닌 포유동물에도 전파가 가능한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바이러스는 조류, 포유류 등 종별 친화적인 특성이 있는데 이번에 국내에서 발생한 AI 바이러스는 인체감염과 관계된 주요 유전자의 변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질병관리본부는 AI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를 처방해 혹시 모를 인체 감염사태에는 대비하고 있다. 타미플루는 전국 지자체, 병원 등 현장에 5만명 분이 지급된 상태로 부작용 가능성이 있는 일부 고위험군을 제외하고 1인당 타미플루 7알을 지원해 농장주, 살처분 공무원 등 고위험군들은 이미 복용을 마친 상태다. 관리지침에 따르면 AI 고위험군은 노출일로부터 7일간 약을 복용해야 한다. 또 질병관리본부는 우리나라 인구대비 약 30% 수준인 1500만명분의 타미플루를 전국 2곳에 분산 보관해두고 긴급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전국 어디서 위기상황이 발생하더라도 24시간내 대응이 가능하다”며 “의심환자 발생시 중앙역학조사반이 출동해 심층역학조사를 실시하고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AI 인체감염 예방수칙 준수를 지속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보건당국은 중국간 국경 검역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현재 AI 인체감염 사실이 확인된 중국 12개 성에서 입국한 외국인에 대해 발열 감시와 건강상태 질문서를 받아 임상적인 증세가 나타나는지 여부를 확인중이지만 아직까지 의심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동물실험 등을 통한 인체감염 위해도 평가와 바이러스 특성을 규명하는 연구도 수행중이다.

족제비 등을 대상으로 생물안전시설(BL-3)내에서 이번에 국내에서 발생하는 AI가 포유류의 폐, 기관지 등을 경로로 바이러스 전파가 가능한지를 확인중이다. 감염실험은 약 3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손씻기와 같은 기본적인 감염병 예방수칙만 지켜도 일반 국민의 감염 가능성은 전무하다”며 “당분간 가금류농장이나 철새도래지 방문 등은 꼭 삼가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계란이나 닭·오리고기에 대해서는 농림축산검역본부 등에서 출하 전 검사를 하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은 안전하다”며 “설령 바이러스가 남아 있어도 75도 이상에서 5분간 가열하면 바이러스가 사멸하기 때문에 조리하거나 익혀 먹으면 인체감염은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황 권한대행, “AI 강력한 조치 마련” 주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지난 12월12일 서울청사에서 열린 AI 관계장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AI와 관련해 “전국 단위의 일시 이동중지(Standstill) 명령을 발동해 일제소독을 다시 실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AI가 영남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으로 빠르고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어 AI 확산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에서 실시해 온 AI 대책에 보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원점에서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며 “AI가 더 이상 크게 확산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를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또 “농림축산식품부, 국민안전처 등 관계부처는 현장 중심의 선제적 방역을 철저히 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철새 서식지, 수렵장, 대규모 축산단지, 소규모 가금농장 등 AI 관련 모든 지역에 대해 선제적 방역을 해달라”고 지시했다. 황 권한대행은 “AI 방역대책본부의 확대 개편,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로의 전환 등을 통해 현장 방역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현장에서 긴급히 필요한 방역 인력과 소독시설, 소독약 등을 적기에 공급·지원해서 현장 방역에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가창오리 등 철새 도래 예정지역에 대한 사전 출입통제 실시, 제한적 먹이주기 시행 등 선제적 예방대책도 적극 실시해야 한다”며 “방역 인력, 살처분 참여자와 가금 종사자 등에 대한 철저한 안전관리로 AI에 감염되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11월에만 91만 마리의 철새가 도래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가창오리는 12월 중순 이후 대규모 도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주요 철새 도래지인 금강호 등에 대해 추가로 출입을 통제할 계획이다. 황 권한대행은 또 ▲과감한 광역 방역조치 실시 ▲신속한 정보공유 ▲즉각적·사전적·꼼꼼한 대처 ▲전문가 적극적 참여 ▲현장 관계자 책임 있는 대응 ▲피해 농가에 대한 지원 ▲방역 관계자 감염예방 등 안전관리 등 AI 방역 관련 7가지 대책을 주문했다. 이밖에 대학, 민간연구기관의 실험·연구 중 AI 의심 가금류를 발견하면 즉시 방역당국에 보고하도록 예찰제도를 개선하고, 살처분 보상금 차등 지원을 강화하며, 방역에 소홀한 농가에 대해서는 삼진아웃제를 도입하는 등 농가책임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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