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언제나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더불어 살면서 배우고, 가르치고, 사랑하고, 기대고, 보듬고, 도와주면서 엉켜서 살아가는 것이다. 
 

▲ 작가 손태선은 그림 하나하나에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사람 사이의 관계를 정의한다

지난 10월 10일에서 16일까지 갤러리 이즈 3층에서 주목받는 작가 손태선의 개인전이 열렸다. 작가 손태선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관계와 우리들의 일상에 관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아 화제가 되었다.

‘소통’을 통해 ‘공감’하다
우연적인 효과와 우연적이지 않은 효과의 결합을 보여주는 작가 손태선의 작품들. 작가 손태선은 이번 개인전을 통해 소통으로 과거와 현재, 자연과 인간,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 소통하기 위해 한편으로 비우고 속내를 드러낼 때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만남>이란 작품에서 보듯이 선으로 연결하여 만나고 안과 밖이 통하는 이중 구조로 실루엣을 투명하게 드러낸다. “인간관계에서 사람들에게 시달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또 어떤 때에는 목이 타도록 사람이 그립습니다. 인간관계에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는 건 항상 어려운 숙제입니다. 나뭇가지들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지 않으면 얽히고 설켜서 빛도 보지 못하고 꺾여 버리고 맙니다”고 고백한 것처럼 작가는 평소 ‘관계’에 대하여 끊임없이 고민을 해왔다. 작품 <Only You>에서는 기억은 사라져도 아련한 느낌은 지울 수 없고, 사람은 떠나도 머문 자리에 그 향기는 오래 남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공간의 재구성>이란 작품에서는 기억은 결코 잊혀지는 게 아니고, 사라지지도, 없어지지도, 지워지지도 않는다는 것을 암시한다. 단지 마음속에 묻히는 것이고 그 아픈 기억 위에 또 다른 기억이 덮여 묻히는 것일 뿐이다. 작가는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것은 그 사람과의 추억을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면서 “기억이 있다는 건 중요하다. 누군가가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비록 그 사람과 내가 지금은 아무 관계가 없는 타인일지라도 그 사람의 기억 속에는 내가 항상 분주히 기웃거리며 서성일 테니까”라고 덧붙였다. 한편 <희망의 빛>이라는 작품에서는 인간의 세포가 자멸할 때는 외부의 공격에 의해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기기능이 없어져 스스로 괴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작가는 “우리 인생에서 겪는 좌절도 자멸 유전자와 관련, 좌절하는 사람은 주위사람 눈에는 그다지 큰 문제도 아닌데 대부분 자기 스스로 끊임없이 궁지로 몰아넣어 자멸해 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좌절은 자기가 좌절했다고 느끼는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관계’를 정의

▲ 그녀의 사랑느낌

“저의 궁극적인 테마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잖아요. 어떻게 하면 사람의 마음을 얻을까, 이런 걸 생각하다 보니 관계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제 작품의 가장 큰 카테고리는 ‘Realationship’입니다.” 한국의 전통적인 소나무와 달항아리와 같이 우리가 항상 접할 수 있는 친근한 소재를 택하였으며 단아한 형태와 우아한 선이 어우러진 조형미를 나타내고 있는 작가 손태선은 그림 하나하나에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사람 사이의 관계를 정의한다. 작품 <사랑느낌>의 경우 사랑은 둘이 동시에 바라보았다가 동시에 등을 돌리지 않으면서 앞으로 피어난다는 걸 풀어낸 것이다. 하나, 둘, 셋을 세고 둘이 동시에 등을 돌린다면 사랑으로 인해 없을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보라빛 향기>는 평범한 항아리에 꽂힌 꽃처럼 보이지만 아주 오래된 사랑, 편안한 사랑을 그린 것이며, <그리운 시간>에서는 시계를 형상화해, 꽃이면서도 시계가 되는 이중적인 느낌 속에 행복했던 시간, 그리웠던 시간에 대한 생각을 담았다. 경원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작가 손태선은 경향미술대전 특선, 용산국제미술대전 입선 등을 통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으며 한국화전 대전 모닝 갤러리, 경희대미술관 KUMA 4미디어아트전, k art spacevks화전, 갤러리스카이연 라벤다향기전 등의 기획전에 참가하며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