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5일 19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대선을 불과 두 달 남짓 앞둔 상황에서 시작된 만큼 대선 레이스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여야의 공방이 시작부터 치열하게 벌어졌다. 국회는 지난 10월 5일 정무위와 기재위, 외교통상위 등 11개 상임위원회별로 20일 동안의 국정감사 일정에 돌입했다. 이번 국감은 대선주자들의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시작부터 파행을 거듭했다.

증인채택 갈등으로 교과위 국정감사는 5년 째 파행
여야의 증인 채택 갈등으로 18대 국회 4년 연속 국정감사 파행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던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가 19대 첫 국정감사에서도 또다시 파행 사태를 빚었다. 올해로만 5년째다. 이미 여야의 소모적인 정치공방 속에서 정작 국감의 ‘타깃’인 피감기관들에 대한 감사는 뒷전이 된 지도 오래다. 지난 10월 9일 교과위는 국사편찬위원회 등 4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개시했으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정수장학회로부터 부적절한 급여를 받았다는 논란과 관련, 최필립 이사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여야 공방 끝에 감사를 진행조차 하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대선을 앞둔 야당의 ‘정치공세’라고 반발했고, 민주당 측은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 이사장으로서 받은 돈을 현역 의원으로 정치행위에 지출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국감장에서 상대 진영의 대선후보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는 것처럼,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한나절 동안 똑같은 말로 공방을 벌였다. 교과위는 지난 10월 15일 경북도교육청을 상대로 벌인 국정감사에서는 대구시교육청, 영남대학교의 국감대상 포함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국감을 시작하자 민주통합당 유은혜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 나서 영남대와 대구교육청을 국정감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대구에서 열 달새 11번째 학생이 자살했는데 대구교육청에 대한 국감 일정은 아직 확정이 안됐다”며 “전국체전 개최지라는 현실적 이유도 있지만 국감이 필요하기 때문에 감사 일정을 확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영남대의 학교 정상화 과정이 짧은 기간에 이뤄져 석연치 않고, 재단비리 때문에 물러난 박근혜 후보의 영남대 이사회 이사 7명 중 4명에 대한 추천권이 있어 퇴행적이란 지적이 있다”며 “이런 의혹도 국감에서 바로잡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은 “경북도교육청 국감인데 이런 의사진행 발언은 정치공세로 밖에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정치공세는 여기서 끝내고 국감에 들어가야 하며, 정치공세가 이어질 경우 국감을 계속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의논해야겠다”고 반박했다. 민주통합당 박홍근 의원은 “영남대나 대구교육청에 대한 국감 여부를 정치공세로 치부하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 그동안 수차례 영남대 관계자를 증인 채택 요구했는데 불발됐다”며 “국감을 하는데 증인 요청을 할 수 없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에 신학용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이 제기된 사항에 대해 위원장 직권으로라도 합의하는 자리를 만들겠다며 분위기를 진정시켰다. 경북도교육청 국감에서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학교폭력, 학생 자살, 교권 침해, 학교 안전사고 등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증인 채택을 둘러싼 교과위 파행은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08년에는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의 증인 불출석을 놓고 파행이 이어진 데 이어 2009년에는 감사 막바지에 터진 정운찬 총리의 의혹과 관련, 정 총리에 대한 증인 채택 문제로 내리 공방전만 벌였다. 또한 2010년에는 이우근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의 증인 채택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고, 18대 마지막 국감에서는 박영아 전 의원의 ‘자유민주주의 발언’에 이은 민주당의 서울시교육청 국감 무산 시도 논란으로 파행을 겪었다. 교과위 소속 한 의원은 “그때그때 내용은 다르지만 교과위가 잘못된 관행에 젖어 있다”고 말했다. 교과위 소속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은 “다 (사법적 처리가) 끝난 것인데 계속 국회에서 한 번 더 논의하자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파행 사태에 대한 비난이 중요하냐, 선거판이 흙탕물이 되는 걸 막는 게 중요하냐의 문제”라고 전했다.

교과위 국정감사의 핵심으로 떠오른 ‘정수장학회’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는 10월 5일 오전 교육과학기술부에 대해 벌인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이사장을 지낸 정수장학회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가 초반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교과위 야당간사인 민주당 유기홍 의원은 국감 개회 직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 등을 증인·참고인으로 채택하기 위해 여야 간사가 수차례 협의했으나 지금 이 시간까지도 새누리당이 끝내 수용하지 않아 증인을 채택하지 못하고 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유 의원은 “새누리당측은 박근혜 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정략적 증인신청이 아니냐고 하지만 실제로 정수장학회가 얼마나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느냐를 지적하고, 이를 실태조사에서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 서울시교육청을 질타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수장학회 장학생은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청오회’에 가입하며 청오회 졸업생들은 ‘상청회’에 가입한다”며 “청오회는 ‘박정희 우상화 교육’ 모임”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박홍근 의원도 “박근혜 후보가 정수장학회 이사장 재직(1995∼2005년 8월) 당시 11억3천720만원을 실비 보상 명목으로 지급받았지만 공직자 재산공개 자료에는 어떠한 흔적도 없다”고 가세했다. 박 의원은 “이는 상근임직원 이외에는 보수를 지급할 수 없도록 한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과 통상적 기준을 넘는 사례금을 받지 못하도록 한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은 “대한민국에 많은 장학재단이 있는데도 민주통합당측이 정수장학회 관계자만 증인채택을 요구하는 것은 정치적 판단을 한다는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봤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수장학회 증인 모두를 채택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일부는 채택하겠다는 조정안을 냈는데도 야당은 유독 특정인물을 증인으로 채택해야한다며 조정안을 받지 않았다”며 “민주통합당이 원래 전략으로 이번 국감에서 여러 상임위에서 일제히 최필립 이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려한다”고 지적했다. 또 “박근혜 후보는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이사장을 지내면서 총 12억1천만원의 보수를 받았는데 이사장직이 상근직으로 바뀐 2000년부터 매주 출근해 이사장으로서의 임무를 다했다”며 “상근직 이사장이 되면서 판공비를 급여로 지급받았기 때문에 보수가 대폭 오른 것 같이 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이군현 의원도 “교과부 감사에서는 교육과 과학 관련 문제를 감사하고, 관할청인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정수장학회 문제를 다루면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도마에 오른 외통부의 기강해이
국회 외교통상통일위는 10월 5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개최한 외교통상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명박 정부 5년의 외교정책과 외교부의 기강해이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야권은 현 정부의 외교에 대해 “전략 부재”, “외교참사”, “실패”"라고 강하게 비판한 반면 여당 의원은 주로 외교부에 대해 정책 제언을 해 차이를 보였다. 외교부의 기강해이 문제에 대해서는 여야가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미리 배포한 질의서에서 현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해 “최악의 남북관계는 물론 주변 4강 균형외교도 실패했으며 특히 남북관계와 아울러 한일관계는 최악의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는 “남북한은 물론 주변 4강이 모두 정권교체 전후에 있는 만큼 MB 정부는 임기 동안 새로운 일을 벌이지 말고 관리자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동북아 국가간 영유권 분쟁이란 화약고에 방아쇠를 당긴 것이 이 대통령의 이벤트성 독도방문”이라며 “외교 전략 부재에 대해 외교부 차원에서의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무소속 박주선 의원은 “이 정권의 5년은 외교참사의 연속”이라며 “미국에 대한 일방적인 퍼주기 외교로 국익을 훼손하고 국내 갈등과 주변국의 우려·반발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은 10월 18일 국제기구로 출범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를 거론하면서 “밖에서 하는 일이 제대로 성과와 결실을 거두려면 국내 지원이 중요하다”면서 “발목잡기를 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은 “핵안보정상회의나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는 우리가 외교적인 역량이 돼서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유철 의원은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지역은 중국의 급부상과 미국의 견제, 일본의 주변국과의 영유권 분쟁, 북한의 위협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갈등이 존재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올바른 외교 전략과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2008년 이후 현재까지 외교부에서는 273명이 징계를 받았다”면서 “이는 외교부 직원 8명 중 1명이 징계를 받은 꼴”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특채 파동 이후 취임한 김성환 장관은 무관용 원칙 등을 취임 일성으로 밝혔다”면서 “그러나 솜방망이 처벌과 봐주기식 회전문 인사가 계속되고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징계 대상자가 승진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유인태 의원은 “외교부 전현직 고위공무원이 임원으로 있는 한국외교협회가 100% 출자해 설립한 주식회사 마스터상사가 지난해 올린 24억원의 매출이 모두 외교부를 통해 발생했다”면서 “재벌기업의 일감몰아주기와 무엇이 다른가”라고 따졌다.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은 “1인당 1억2천만원의 세금이 드는 해외 연수제도가 직원들이 미국 학위를 따는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고,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은 “문화전시사업 명목으로 매년 2억~3억원씩 들여 구입한 미술품이 공관 관저의 안방, 서재 등에 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토부 4대강 사업 관련자 무더기 포상 논란
현 정부 최대 국책사업인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관련해 사업이 최종 마무리되기도 전에 1,000여명이 넘는 관련자들이 무더기 포상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10월 5일 국토해양부가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이윤석·신장용 의원(민주당) 등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말까지 총 3차례에 걸쳐 공무원, 유관기관·건설업체 관련자, 지역주민 등 총 1천152명에 대해 포상했다. 국책사업에 대한 정부 포상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최고의 유공자에게 수여하는 정부 훈장은 심명필 4대강 추진본부장과 건설사 현장 소장 등 총 120명에게 돌아갔다. 또 136명이 포장, 350명이 대통령 표창, 546명이 국무총리 표창을 각각 받았다. 국토부는 4대강 사업을 통해 물 확보나 홍수 예방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낸 점, 그동안 방치됐던 수변공간을 자전거길·캠핑장 등 국민 여가·레저공간으로 변화시킨 점 등을 포상의 이유로 꼽았다. 이어 국토부는 4대강 사업이 현 정부 최대의 핵심사업으로, 범정부 차원에서 100개 이상의 기관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한데다 총 22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사상 최대의 국책사업이어서 포상 범위가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이 아직 모두 끝나지 않아 효과를 제대로 검증받기도 전에 정부가 대대적인 ‘포상 잔치’부터 벌인 것에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 4대강 사업은 수계별·공구별로 공정에 차이가 있어 현 정부 임기말인 올해 말에 전체 준공이 이뤄진다. 국토부 4대강 살리기본부의 한 관계자는 “4대강 사업은 다른 SOC(사회간접자본)사업과 달리 준공 전 보 개방행사를 통해 국민에게 공개된 만큼 사업별 개방·준공시기를 고려해 포상을 진행했다”며 “다만 수상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포상금 없이 증서와 표창장만 수여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2009년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추진된 후 올해까지 총 273억6천500만원의 홍보비가 투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홍보비는 언론사·온라인 포털 매체 광고비, 인쇄·화보·브로셔 등 제작비, 홈페이지 구축, 전시회·체험전, 동영상 제작비 등으로 사용됐다. 한편 국토해양부가 최근 3년간 발주한 연구용역 중 80% 이상을 정부출연 연구기관이나 산하기관에게 수의계약 형태로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부가 원하는 대로 결과를 생산해 낼 여지가 있고 연구용역의 객관성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은 10월 5일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국토부가 최근 3년간 발주한 연구용역의 80% 이상을 정부 출연·산하기관 등에게 수의계약 방식으로 1211억원을 몰아줬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3년간 발주한 777건의 연구용역 623건(80.2%)을 국토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수자원공사, 교통안전공단,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등 정부출연연구기관이나 소속 공공기관 등에 수의계약으로 용역을 줬다. 이 가운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교통연구원, 국토연구원, 교통안전공단,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등 5개 기관이 777건 중 362건으로 46.6%를 차지했고 금액 기준 684억원으로 전체의 47.4%에 달했다. 최근 3년간 국토부 용역발주 건수와 용역비의 50%에 육박하는 수치다. 박상은 의원은 “정부가 정책을 펼 때 연구용역을 시행하고 이를 근거로 추진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연구용역을 정부가 출자·출연·보조하는 연구기관이나 공공기관이 수의계약 형태로 독점해 용역결과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결과적으로 잘못된 정부 정책이 입안초기 단계에서 걸러지지 못한 채 추진돼 국가 예산이 낭비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발주하는 연구용역이나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할 경우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국가계약법)과 시행령에 따라 제한적으로 할 수 있다.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26조에 수의계약을 할 수 있는 경우는 국가안전보장, 천재지변, 특정기술의 필요, 중소기업진흥을 위하거나 국가유공자나 장애인 등에게 보훈, 복지서비스 제공 등을 위한 것으로 한정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부 발주 연구용역의 경우는 국가계약법 시행령 중 특정인의 기술이 필요하거나 생산자가 1인뿐인 경우 또는 계약의 목적·성질 등에 따라 경쟁계약 시 비효율적이면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는 조항에 근거를 두고 수의계약을 맺고 있다. 법 규정을 확대해석한 측면이 있고 수의계약에 대한 내부적 검토는 형식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박상은 의원은 “이런 구조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 그들만의 정책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며 “국가계약법의 엄격한 적용과 민간도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법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광부 국정감사선 증인 불출석 공방
10월 9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는 시작부터 증인 불출석 공방으로 논란이 시작됐다. 특히 국감에 출석하지 않은 YTN 배석규 사장, MBC 김재철 사장, KBS 정연주 전 사장의 국감을 대하는 자세가 의원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민주당은 언론사 파업사태와 공영방송 장악의 장본인으로 증인 신청한 YTN 배석규 사장과 MBC 김재철 사장이 국감을 회피하기 위해 해외로 도피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배재정 의원은 “(배석규 사장과 김재철 사장이) 이유를 대긴 했지만,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불출석한 것은 국민과 문방위를 모독한 행위”라며 문방위 차원의 임의동행과 같은 강력한 대책을 촉구했다. 이에 새누리당 김기현 의원은 KBS 정연주 전 사장이 15인이 모이는 자리를 주관하기 위해 불출석한다는 내용의 사유서를 제출했던 내용을 상기시키며 “그나마 배 사장이나 김 사장은 업무상 수행이라는 사유를 성실하게 기재했다”고 맞섰다. 이후 제대로 된 검증을 위해서는 반드시 증인 출석이 필요하다는 데 여야는 공통의 의견을 모았고,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까지 “출석하지 않은 증인들에 대해서는 여러 의원들이 확인 감사 때 조치해주시고 반드시 출석할 수 있도록 강력히 건의해달라”고 말하면서 위원회 차원의 제재 조치를 논의하는 방향으로 합의점이 모아졌다. 민주당은 이와 별도로 이길영 KBS 이사장이 2007년 대구경북한방산업진흥원 원장으로 임명될 때 국민산업학교에 다닌 실제 학력을 위조해 국민대 농경제학과라고 허위 기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이길영 이사장) 본인이 어디를 졸업했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고,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은 “이길영 이사장의 학력 조작 증거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 이사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는 10월 9일 국정감사에 앞서 전체회의를 열고 한글날 공휴일 지정 촉구 결의안을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문방위가 이날 566돌 한글날을 맞아 이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함에 따라 정부가 지난 1991년 공휴일에서 제외한 한글날이 공휴일로 다시 지정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해진 새누리당 간사는 제안설명에서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은 독창적 문자로, 우리 민족의 발전 근간이고 가치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어 “한류를 통한 한글 교육 열기가 확산하고 있고 유네스코에서도 훈민정음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할 정도”라고 강조했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한글날 공휴일 지정에 관한 연구’를 인용, 한글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면 문화·여가 부문 등에서 생산유발 효과가 1조8천여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유통업계 CEO 국정감사 출석 피해 해외출장길
유통업계 빅 3의 최고경영자들이 잇따라 해외출장길에 올랐다. 명목상은 해외 사업장 시찰 및 각종 행사 참관이 목적이지만, 국정감사를 앞둔 시점에서 해외출장길에 올라 실제로는 국정감사 불출석이 목적이 아니냐는 빈축을 샀다. 10월 9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0월 9일 출국해 지난 10월 말 귀국했다. 출장지는 일본, 태국. 미국 등이다. 따라서 국감 기간 동안 국내에는 머무르지 않았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10월 11일 일본 내 최대 여행그룹인 JTB의 타가와 히로미 사장을 만나 세계 최대 민간 여행 기구 WTTC(World Travel & Tourism Council)의 총회인 Regional Summit의 2013년 한국 유치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어 아사히그룹 홀딩스의 이즈미야 나오키 사장과도 만났다. 태국에서는 아시아 지역 경제 리더들의 모임인 ABC(Asia Business Council) 포럼에 참석하고 잉럭 친나왓(Yingluck Shinawatra) 태국 총리를 만나고 미국에서는 허쉬사의 CEO인 존 빌브레이(John Bilbrey) 사장 등을 만나 글로벌 제휴 사업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유로존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불안한 시장 상황을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조치”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신흥 시장 진출 기회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도 마찬가지였다. 정지선 회장은 해외 아웃렛 현장 시찰을 목적으로 미국으로 떠났으며 국감이 모두 끝난 이후에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해외출장을 떠났다. 정 부회장은 베트남 기업과 물품 공급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10월 13일 귀국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10월 11일 국정감사 일정을 잡아둔 상태였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유통업계 CEO들을 증인으로 채택했으며, 유통업체 CEO들을 불러 영업규제와 골목상권 침해 등에 대한 문제에 대해 유통업계의 이야기를 들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증인으로 채택된 CEO들이 줄줄이 해외출장을 떠나 국내에 머무르지 않아 정무위 국감에서 이들 CEO들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한편, 지난 10월 8일 열린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대형마트 CEO들은 모두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참했다. 코스트코 코리아와 편의접 업체 대표들만이 국감에 참석했다.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은 이미 지난 10월 5일 영국으로 출국했고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이사도 유럽 출장 중이다. 최병렬 이마트 대표이사는 10월 8일 오후 늦게 귀국했다. 국회 정무위 관계자는 “국감 때마다 CEO들이 일부러 해외 출장 일정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감 증인 불출석을 당연시 여기는 풍토가 없어지도록 단호히 대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실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돼 그 자리에 나가고 싶은 CEO가 얼마나 되겠느냐”면서 “설사 참석한다고 해도 업계 의견 개진은커녕 하루 종일 호통만 듣고 오는 자리에 선뜻 나서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