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 3분기 우리 경제 성장률 1.6 % (작년동기)기록 했다고 발표 했다.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투자를 2분기 보다 20% 늘리지 않았다면 더 줄었을 것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3%에서 이미 2.4 %로 낮추었는데 2% 성장에 머무르게 될 것을 우려 하고 있다. 지금 정치권과 재계가 손을 맞잡고 경제 진작과 위기대응책을 마련하지 않는 다면 장기불황에 빠져 들게 분명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선을 앞둔 각 후보 진영은 일자리 창출을 제 1의 공약으로 내걸면서도 경제 민주화와 복지확대에 매달려 있어 ‘성장담론’이 실종된 면이 있다. 내수 기반이 약한 한국경제는 기업투자가 줄면 경제 전반에 위기를 불러온다. 산은 경제 연구소는 2010년 제조업 설비 투자 중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85%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또 설비 투자가 대부분 IT에 편중된 문제점도 지적 하고 있다. 대기업이 대외경제 여건악화와 기업가 정신을 크게 제약하는 선거 분위기 때문에 투자를 축소하면서 물량을 안주니 중소기업은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 구조가 심화 되고 있는 것이다.

IT 부분에만 투자가 집중 되다 보니 산업 전반의 시너지를 강화 할 수 있은 융복합-하이브리드화 추세에 역행하고 있는 문제점들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 대국민 라디오 연설을 통해 ‘위기 일수록  기업가 정신을 고취시켜야’ 한다는 것을 촉구하였다. 오늘의 한국이 있는데 있어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한 굳건한 안보 태세 유지와 대기업의 선도적 견인력이란 두 가지 ‘하드파워’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외교전문가 조지프 S. 나이(Nye)는 하드파워와 소프트 파워를 이렇게 설명했다. “미국이 하드파워를 행사해서 나치와 일본군국주의자로부터 평화를 지켜냈다면 소프트 파워는 마셜 플랜을  통해 유럽과 일본이 자유민주국가로 자리 잡도록 한 것이다.” 그렇다면 소프트 파워는 무엇을 말하는가? 소프트 파워란, 강제나 보상 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끄는힘으로 원하는 것을 얻는 능력이라고 나이(Nye)는 정의 한다. 즉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 보다 더 어려운 것이 평화를 얻는 것인데, 소프트 파워는 바로 그런 평화를 얻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요소라는 것이다. 취약한 안보지형과 가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인권이 억압되고 부의 편중이 심화된 문제점들을 소프트 파워를 고양시키고 적극 사용함으로써 국가 선진화를 완성해 나가야하는 책임이 우리 에게 부여 되어있다.

소프트 파워의 선제적 구사로 국민이 하나되는 전통을 만들어야 
네덜란드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대에 세계 최상위국가군에 속해 있다. 부의 집중도 또한 어느 나로 보다고 높다.
다국적 기업인 Shell 이나 Philips, 은행 컨소시엄그룹 ABN-AMKO 나 Rabo가 네덜란드의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 보다 훨씬 높다. 그런데도 네덜란드에서의 반 기업정서는 좀처럼 표출 되지 않을 뿐 만 아니라 재벌 길들이기와 같은 수단으로 선거에 악용되지 않는다. 노조 대표가 수상에 당선되어도 사용자측이 크게 걱정하지 않고 정치와 경제를 원활하게 풀어나간다. 17세기 네덜란드는 전 세계 교역을 독점할 정도로 황금시대를 경험하였다. 그러나 19세기 전반 70년 동안 네덜란드는 포르투갈, 아일랜드와 함께 최낙후 빈국으로 전락하였다. 당시 인구 300만의 인구 중 10만 정도만 오늘기준의 최소생활을 유지했다. 그랬던 네덜란드가 다시 일어서는 데는 권력과 부를 가진 자들이 솔선수범하여 자신을 낮추는 계율이 주효했다. 네덜란드에는 성(城)이 없다. 네덜란드에는 오두막집도 없지만 궁궐도 없다. 군주조차도 사치하면 안 된다는 전통적 계율에 순응하는 문화는 무형의 소프트 파워로 국민을 하나 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래서 네덜란드 재벌의 부의 집중도는 한국보다 오히려 높지만 세인의 눈살을 찌프리게 하는 ‘황제경영’ 같은 가십거리가 신문에 오르내리는 경우는 아예 없다. 네덜란드의 신문에는 대부분의 나라들 신문과 달리 사회 동정란이 없다. 장관 국회의원 대기업 총수들이 주최하는 파티 등 상류층의 생활은 뉴스거리로 생각되지 않는다. 그들은 그들의 성공이 공동의 노력 덕분이라고 강조한다. 우리는 어떠한가? 정치든 기업이든 수많은 조직 구성원들이 함께 이뤄낸 성과들을 한사람, 소수 상위 집권자들의 영민한 결단의 산물인양 포장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융합’  하이브리드, 콘버전스로 국민의 에너지 모아야 
최근 국가적인 의제(agenda)가 되고 있는 ‘융합’은 hybrid 이외에도 Fusion, Convergence 와 같은 용어들로  기능의 융합에 초점이 맞추어진다고 볼 수 있다. 12월 대선에서 표심을 파고드는 각 후보 진영의 정책들이 그대로 실천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구상과 정책들이 넘쳐나고 있다. 경제 민주화란 용어도 시의 적절한 화두다. 문제는 성장엔진을 꺼먹지 않고 또 기업가 정신을 북돋워 주면서 부의 양극화를 해결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적인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일본은 과거 20년의 경기 침체기 동안 취임하는 정부마다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지만 효과는 적었다. 자민당과 일본 재계가 함께 작동해온 체제가 무너지면서 이를 대체할 정치 지도력이 부재한 것이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다. 수많은 정책과 좋은 구상들을 융합할 정치 지도력이 없다보니 표류해온 것이 정확한 판단일 것이다. 서두에서 얘기한 것처럼 우리 기업의 투자가 지나치게 IT분야에 투자되고 정작 에너지 절약이나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가 미흡한데 이를 해소 하는 방법으로 대기업의 순환출자 해소 유보를 연동시켜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가 잘 아는 대로 미래의 수익과 일자리를 보장하는 신수종 사업일수록 투자 위험율이 높다. 그렇게 때문에 정부는 투자 유인책을 제공하고 기업은 법 테두리 내에서 작은 자본으로 사업을 일으켜 위험을 분산하려한다. 이 때 가장 유효한 방법 중하나가 순환출자형 고리다. 일본의 도요타나 독일의 폭스바겐과 같은 기업들도 전부 기업집단과 은행을 매개로 순환출자 구조로 짜여져 있다. 정치민주화가 1인 1표를 기반으로 작동 한다면 경제는 1인 1표가 아닌 1원 1표의 논리로 작동 되어야 복지에 필요한 부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가난한 사람들의 문제는 사회 안전망을 튼튼하게 만들어 해결해야지 인위적으로 소득의 평등을 만들려는 시도는 큰 화를 불러온다. 20세기 초 세계 5대 부국이었던 아르헨티나가 페론 정부 들어서 포풀리즘에 경도되어 나라를 망쳤을 뿐 아니라 삶의 질자체가 엉망된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대 북한 경협도 재계의 참여 없이는 실천될 수 없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의욕적으로 북한과의 화해를 추구했지만 실패한 이유는 재계와 가진 자들의 자발적 참여 분위기 조성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가 이륙하는 과정에서 대일 청구권 자금이 기업에 투자되어 승수효과를 나타내며 성공했던 경험이 대북 경협에 적용될 때만 북한을 가난과 인권유린에서 구해낼 수 있다. 북한 무산 광산의 철광석은 분광석 형태로 지금까지의 일관제철에 크게 유용하질 못했다. 그래서 중국이 아주 헐값에 가져갔고 최근에는 인도의 미탈 그룹과 50년 장기독점 개발 계약이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이경우도 헐값에 팔리는 것은 마찬가지다. 북한을 재건하는 데는 콘크리트기 많이 필요하지만 강재(鋼材)를 이용하는 것이 시간을 단축하고 더 경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포스코는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코우크스(소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철강을 생산하는 ‘파이렉스’ 공법을 개발하여 세계 최초로 상업생산을 목전에 두고 있다. 공기업의 특성상 대규모 사업을 크게 벌이는 다이나미즘(역동성)이 적고, 외국인 주주의 입김이 강화되면서 신규 투자는 엄두도 내지 못 할 형편이 되고 있다. 전 세계가 불황의 늪에 빠져 들고 있는 상황에서 대 북한 경협의 활성화는 한국경제의 취약부문인 내수시장을 확대 활성화하는 데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런 때 포스코와 현대체절이 합작 투자를 통해 서로의 강점을 십분 활용하여 북한의 철강석을 신설되는 서해 철도로 실어와 새만금 신항만 부근에서 파이렉스 공법으로 대량 생산토록 하는 것은 일석 삼조의  융복합 하이브리드 구상이 될 수 있다.

전 세계에 걸쳐 끝도 없이 일어나고 있는 불황에 터널 속에서도 한국기관차가 가장 먼저 터널을 통과 할 것(브레이크 아웃)이란 세계 유수 경제기관들이 기대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를 비롯한 정치권과 재벌 총수 일가들이 ‘소프트 파워’를 적극 개발하여 구사하고 선한 사람들의 선한 구상들이 콘버전스(융합)되는 새로운 체제의 출현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