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싸울 때와 물러날 때를 아는 사람이 승리 한다. 가지 말아야 할 길이 있고, 공격하지 말아야 할 성곽 도시가 있다. “ -손자 -

2002년 12월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약자의 위치에서 예상을 깨고 대통령에 당선된 이유를 한가지로 압축 시켜 본다면, IMF 이후에 더한층 격회된 빈부격차로 인한 경제적 약자들의 표 몰집 현상 이라고 할 수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구상의 모든 정치집단들은 國利民福을 기치로 내걸지만 집권을 위해서는 國利民福 자체를 훼손하는 일들을 저지르는 일을 종종 되풀이 되곤 한다. 정치의 근본은 각계층간의 이익이 충돌할 때 이를 조정하고 화해 시켜 전체의 힘을 하나로 모아 國利民福를 구현 하는 것이다.

▲ 문관주 논설위원

경제민주화를 헌법에 반영한 정신이 바로 이것인 것이다. 제 정파 마다 ‘경제 민주화’를 내건 마당에 옥석을 가리는 어려운 시험지를 하필 대통령을 뽑는 선택문항으로 주어진 것이 얄궂기만 하다. 경제 민주화란 것은 평상시에 모든 이해 당사자가 머리를 맞대고 같이 풀어 나가야할 공동 과제이고 담론이지 단기승부처인 대통령 선거 정국에서 공약으로 내걸 성질이 아니기 때문에 드려보는 말이다. 네덜란드에서의 상위 5대 재벌의 국부점유율은 한국 대기업 집단 보다 훨씬 높다. 그런데도 네덜란드에서의 반재벌 정서는 거의 표출 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소위 말하는 재벌오너의 전횡 즉 황제경영의 폐해가 없기 때문이다. 시간을 되돌려 2005년 여름에 쓴 칼럼을 되 돌아봤다.
『재벌그룹 소유 금융사들의 議決權을 제한하는 공정 거래법에 대한 위헌 시비가 재벌 때리기의 수단으로 변질 되고 있다. 헌법 재판소에 헌법 소원을 냈으니 조용히 지켜보는 것이 道理 일진데 집권여당과 좌파적 색체의 언론매체들은 반 기업정서를 잔뜩 품은 독설들을 연일 쏟아 내놓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헌법재판소의 재판관들이 평정심을 가지고 과연 심리를 해낼 수 있을까 의문시 된다. 공정 거래법의 당초목적은 재벌 대기업을 옭아매기 위해서 생긴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큰 기업은 큰 기업대로의 장점을 살리고 동시에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고 상호 협력 발전 하도록 하자는 것이 근본 취지였다. 이러한 취지가 역대 정권 담당자들에 의해서 재벌들을 족치고 회유하는 수단으로 잘못사용 되었고, 동시에 중소기업에게는 실질적인 도움도 주지 못하는 權力機關으로 전락 해버리고 만 것이 근본 문제 이다. 특히 IMF이후에는 우리 경제문제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갈등이 문제라기보다 무혈 입성한 해외먹튀 자본과 국내 자본 간의 관계에 있어서 국내 토착 자본, 기업이 역차별 당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 인데 여기에 대해 애써 눈을 감고 반기업 정서만 노골화 하고 있다는 지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불특정 다수의 예금이나, 보험료를 가지고 재벌기업의 소유구조를 강화 시켜 주어서는 안 된다는 논리는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경제는 논리 이전에 각각의 現狀들이 나타내는 比較等價 주의가 우선 되어야한다. 대기업은 오너의 소유이기 이전에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즉 민생을 책임지는 곳간 이다. 조선시대 이 땅에 유교가 들어온 이후 지나치게 교조화된 유교의 이론들이 경제활동을 제약하기 시작 했고, 이것은 결국 망국의 한 으로 이어졌던 아픈 우리의 역사를 돌이켜 보았으면 한다. 경제활동이 위축되면 백성의 민심이나 성격마저 삐뚤어진다는 소박한 진리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자기자식을 대기업에 취직시키기 위해 청탁과 압력을 다반사로 하는 정치인과 시민단체 인사들이 世人들 앞에서는 경제정의란 미명하에 기업을 난도질 하는 세상에서 세계적인 기업이 결코 생겨날 수 없다. 재벌 대기업 당사자들로서는 일할 기분이 나지 않겠으나, 결국 환경을 탓하고 주저앉을 것인가 아니면 機智를 발휘해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것인가는 전적으로 기업인들의 책임이다. 국내 일부 대기업에서 또 다시 IMF이전에 횡행했던 악습들(오너 족벌주의, 최고 의사결정구조의 왜곡, 문어발식 확장)이 되 살아 나고 있는 데 이것은 화약을 가슴에 품고 불에 뛰어 드는 것과 같은 불행한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재벌 스스로의 자정 노력이 없이는 안으로는 노조를 설득 시킬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정권창출을 제1의 목표로 하는 정치권에 경제가 크게 휘둘릴 수밖에 없다. 대우 김우중 전 회장의 귀국을 기화로 한국 재벌의 功過가 재조명 되고 있는 이때에 “대우는 지나친 정경유착과, 스스로의 驕慢, 정보 無知 때문에 망했다” 는 대우맨 들의 한스런 자기 고백을 살아남은 재벌 기업 집단들은 귀 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2005년에 ‘경제정의’란 단어가 2012년에 ‘경제 민주화’ 라는 단어로 바뀌었고 그 주요 대상은 ‘재벌 개혁’ 바로 그대로다. 그 내용도 ‘순환출자금지, 출자총액제한 제도 부활, 금산분리 ’가 핵심이고 ‘대기업 내부 일감 몰아주기 제제’등 몇 가지가 추가 되었을 뿐이다. 핵심 쟁점은 ‘순환출자’를 지금까지 해온 것 전부를 금할 것이냐 사후적(EX-Post)으로 금지할 것이냐다. 일시에 지금까지 해온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서는 그룹들 마다 수조에서 많게는 10조 이상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오너의 소유지분을 내다 팔면 해외 먹튀 자본에 의한 적대적 M&A에 당할 것이기 때문에 이후에만 못하게 하자. 아니다 현실적인 문제점은 있는 것이 맞지만 그래도 재벌 개혁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서 국부 유출의 출혈을 감수하고 하고 서라도 기존의 순환출자를 전부 해소토록 해야한다. 그렇다면 ‘순환출자제도’는 한국 대기업만 하는 것인가를 살펴 봐야한다.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기업의 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의 근간이 된 200 여년을 흘러오면서 각국은 형태와 명칭이 좀 다를 뿐 ‘순환출자’라는 투자 승수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를 써왔다. 자본은 항상 한정되기 마련이고 새로운 사업으로의 진출은 전적으로 모험정신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순환출자’ 고리를 이용하여 기업가 정신을 펼칠 수 있도록 해 준 것이다. 문제는 ‘순환출자’ 제도를 악 이용하여 수많은 자회사를 세워 중소기업의 영역을 침해하고 안정적인 내수 시장에서 골목시장 유통업까지 진출하여 서민생계를 위협하는 상황이 만연 된 한국적 상황이 문제 인 것이다. 정부의 느슨한 경제력 집중 억제정책과 재벌의 탐욕이 빚은 현실적 상황을 지혜롭게 타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일찍이 손자는 그의 병법에서“ 싸울 때와 물러날 때를 아는 사람이 승리 한다. 가지 말아야 할 길이 있고, 공격하지 말아야 할 성곽 도시가 있다.” 경제민주화의 길에서도 가지 말아야 할 길과 , 공격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는 이야기다. 중국 국가사회주의 자본에 의한 쌍용자동차 인수, 외한은행의 해외매각 , 등등의 예에서 처럼 해외먹튀 자본에 의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국 기업들이 공격 받는 일이 없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면서 경제 민주화 즉 재벌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 민주화를 위해 자본가의 소유를 박탈학고 재벌을 해체하는 방안은 현실성이 없다. 동시에 삼성 -현대- LG -롯데와 같은 기업들도 먼저 스스로 나서서 경제 민주화의 담론(즉 국민적 여망)을 실천 하지 않는 다면 존립이 어려워진다. 자국 국민의 존경은 받지 못하는 기업이 세계경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스웨덴 발렌 베리 그룹이나 독일의 크룹 가문처럼 존경 받는 기업상을 정립 해나가는 것이 급선무다. 경제 정책의 주도권이 국회로 넘어 가고 있기 때문에 정치권이 정파의 이해를 뛰어 넘어 경영현장의 애로를 듣고 기업은 정치권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고 정부는 실현가능성 있는 경제력 집중 차단 정책을 신속히 실천에 옮겨야 한다.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지금이라도 연기금과 기관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주주권을 행사토록 하여 재벌 오너의 전횡을 막을 수 있다. 기업이든 정치든 국가경영이든 ‘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 하고 실패 한다’는 격언은 실천하는 것이 ‘경제 민주화’의 대강령이고 본질이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