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ing은 몸이나 마음을 치유함‘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치유란 몸과 마음 중에 어느 한쪽에 한정된 것이 아닌 모두를 치유한다는 의미가 크다. (중략) 예술창작은 행위 자체가 자신을 위한 테라피이며 감상하는 것 역시 테라피의 일종인 것이다.”
-서정자 화백의 작업노트 中

▲ 자신감 넘치는 색채와 격식에 매이지 않는 구성으로 자신만의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서정자 화백은“예술은 일상 속에서 보지 못하는 것을 드러내고 감춰진 것을 끄집어낸다. 그리고 긍정적인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준다”며 “그저 보지만 말고 생각하라!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보라”고 말했다

주목받는 작가 서정자 화백은 거대한 색면의 표현적 가능성에 주력했다. 그의 색채는 사각형 틀 안에서 각기 다른 톤으로 변모하며 전체적으로는 부드럽고 잔잔하다. 얼룩져 있는 화면에서 사색적인 것, 때로는 긴장감을 느낄 수도 있다. 서정자 화백은 3차원 공간이 주는 착시 효과를 거부하고 캔버스를 2차원 평면으로 바라보며 캔버스는 물감이 칠해지는 바탕이 아니라 물감과 함께 일체화되는, 궁극적으로 순수한 시각의 표현을 추구하고 있다.

‘힐링’ 주제로 섬세한 감성 전달
지난 8월 29일에서 9월 4일까지 개최되었던 서정자 화백의 8번째 개인전은 큰 이슈가 되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서정자 화백은 사색적이고 때로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 20여 점을 선보였다. ‘힐링(Healing)’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를 통해 그는 외부와 소통하며 이면에 내재되어 있는 위안과 치유, 사색과 명상 등을 비롯해 섬세한 감성을 전달했다는 평가다. 서정자 화백은 오직 그림이 가진 치유의 힘만을 믿으며 캔버스 속에 중첩된 수많은 사각 틀보다 더 많은 장애와 상처, 그것의 회복을 생각하며 캔버스와 마주했다. 서정자 화백은 물감을 무기로 구체적 형상을 소멸하고 순수채색공세를 전개한다. 작가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회화는 그저 색채 사이의 미묘한 관계를 구축함을 뜻할 뿐이다. 화가의 사명은 바로 채색의 차갑고 따뜻함, 밝기 및 채도의 차이를 이용하여 나아가고 물러나고 확장하고 축소되어지는 시각적, 심미적 차이를 형성하는 것이다. 서 화백의 회화는 관중에게 던져보고 바라보게 한다. 시각적인 면을 드러낸 것이다. 시선이 닿는 대로 고요히 바라보며 많이 생각할 필요도 없다. 여기서 순수라는 의미는 그의 작품이 지극히 간단하다는 뜻이 아니다. 도리어 그의 작품은 지극히 간단해 보이지만 사실은 엄청나게 복잡한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한 폭의 빈공간의 화면 위에 한 폭의 조화로운 색조를 구축할 수 있을까? 이는 기술만을 요할 뿐 아니라 철저한 시각적 경험을 요구하는 것이다. 서정자 화백의 작품에서 물감은 두터우며 무거운 감이 있으며, 채색은 긍정적이다. 그 형식은 한 테두리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어수선하게 얽혀 있는 듯 다다름이 있는 듯 형언할 수 없으며, 유치한 듯 하나 생동적이며 밝고 맑으며 각종 색덩어리의 질감은 충분히 강렬하며, 채색은 채색의 대비 중에 리듬과 장력을 드러낸다. 이렇게 대규모 채색의 표현적 탐색은 상대적 통일까지도 포함하면서, 다만 평범하게 칠한 물감덩어리가 리듬이 있어서가 아니라 다양화된 화법과 형상 사이에 모종의 내재적 연관이 있는 것이며, 형식요소의 간단한 배열이 아니라 바로 서예에서의 정취의 일관성과 같은 것이다. 서정자 화백의 회화에서 또 하나 중요한 특별한 점은 그 색덩어리와 색덩어리 사이에 분명한 경계선이 없는데, 인위적으로 그러한 것이 아니라, 다만 채색 사이의 자유로운 융합인 것이다. 사실 어떤 의미로 말한다면, 이는 바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를 표현하는 것으로 오직 개방적인 경계선이래야 더 자유롭다는 것이다.

추상미술을 한국적 토양에 맞게 해석

갤러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을 수료한 서정자 화백은 지금까지 총 8회의 개인전과 21st international impact art Festival2000, ICA국제현대미술조명전, 독일작가전 등 100회 이상의 국내외 유수의 그룹전에 참가하며 역량을 발휘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2회, 입선 회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는 서 화백은 한국적인 오방색으로 화면을 구성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가 오방색을 사용하기 시작했던 것은 어릴 적 색동양산을 쓰고 다녔던 소녀시절의 기억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화려한 색채는 보는 이에게 즐거움과 행복감을 선사한다. 작가는 화사한 색채를 사용해 화면을 더 없이 명랑하고 흥겨움이 넘치는 마당으로 몰고 간다. 때문에 그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유쾌한 놀이에 몰입해 있을 때나 시끌벅적한 시골잔치에 왔을 때처럼 흥이 나고 한껏 기분이 고조된다. 그림을 보고 있는 동안에는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을 것만큼 강한 흡입력과 중독성마저 내포하고 있다. 추상미술을 한국적 토양에 맞게 해석함으로써 친밀감을 느끼게 하고 있는 서정자 화백의 작품은 정형화된 틀에 매이지 않으며 어디든 가고 싶은 데로 여행하는 사람처럼 자유로움과 편안함을 잊지 않는다. 자신감 넘치는 색채와 격식에 매이지 않는 구성으로 자신만의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서정자 화백. 그는 “예술은 일상 속에서 보지 못하는 것을 드러내고 감춰진 것을 끄집어낸다. 그리고 긍정적인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준다”며 “그저 보지만 말고 생각하라!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보라”고 힘주어 말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