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대권고지를 향한 3각 대전의 막이 올랐다. 범야권 유력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9월 19일 대권 출마를 공식 선언함에 따라 초반 대선판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안철수 후보 3자구도로 짜여졌다.

대선을 두 달 여 앞두고 세 주자의 진검승부가 시작됐다. 특히 이번 대선은 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 남성’의 성(性) 대결구도로 치러지는데다 기존 정당정치와 안철수식 새로운 정치형태의 정면충돌 양상도 띠고 있어 역대 어느 선거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민주당 문재인 후보, 무소속 안철수 후보

안철수 원장 대선 공식 출마 선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9월 1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원장은 이날 서대문구 충정로 구세군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까지 국민은 저를 통해 정치쇄신에 대한 열망을 표현해 줬다”며 “저는 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국민의 열망을 실천해내는 사람이 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에게 주어진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함에 따라 18대 대선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민주당 문재인 후보, 안 원장 등 3자간 치열한 대결구도로 펼쳐지게 됐다. 특히 야권으로 분류되는 문 후보와 안 원장이 앞으로 후보 단일화를 통해 여야간 일대일 대결구도를 형성할 지가 대선 정국 향방의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또 민주당 문 후보에 이어 안 원장이 이날 새누리당 박 후보의 역사인식에 대해 “정확한 생각을 밝히라”고 압박함에 따라 후보들간 역사인식과 각종 정책을 둘러싼 공방도 격화되며 대선정국의 불투명성도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은 야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 국민의 동의가 중요하다”며 “이 두 조건이 갖춰지지 못한 상황에서는 단일화 논의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직업을 몇 번 바꿨지만 도중에 그만 둔 적이 한 번도 없다”면서 “연말 대선에 패배하더라도 정치인으로 일하면서 나라의 발전에 긍정적인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안 원장은 출마 배경과 관련해 자신의 ‘소통 행보’를 언급하면서 “국민들은 제게 한결같이 ‘정치가 이래서는 안 된다’, ‘이제 좀 정치를 다르게 해보자’고 했다”고 밝혔다. 특히 “저급한 흑색선전과 이전투구 등 낡은 정치와 선거 과정을 개혁하지 않으면 국민 통합이 불가능하다”며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게 정책 경쟁을 함께 선언하는 자리를 가질 것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가 바뀌어야 우리의 삶이 바뀌고, 변화의 열쇠는 국민에게 있다”며 “국민이 선택하는 새로운 변화가 시작된다. 저와 함께 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또 지난 1월 ‘안랩’ 지분 절반을 사회에 환원데 이어 대통령에 당선되면 나머지 지분도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기자회견 직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직 및 안랩 이사회 의장직에서 사임키로 했다. 안 원장은 ‘정치경험 부족’ 지적에 “정치경험도, 조직도, 세력도 없지만 그만큼 빚진 것도 없다”며 “국민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소중하게 가지고 가겠고, 공직을 전리품으로 배분하는 일만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민은) 저의 IT, 의학, 경영, 교육현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경험이 플러스(+)가 되면 플러스가 됐지, 마이너스는 아닐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역사 인식 문제에 “아버님에 대한 이야기가 힘든 고뇌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는 자신이 가진 정확한 생각을 밝히는게 바람직하다”고 비판했다.

링 위에 오른 3인의 대선후보

▲ 새누리당은 최근 박근혜 후보의 과거사 논란과 친박계 좌장인 홍사덕 전 의원의 정치자금 수수 의혹 등 잇단 악재로 지지율 하락에 직면했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대결은 ‘박정희 대 노무현’이란 전직 대통령간의 대리전으로도 상징화할 수 있다. 여기에 누구의 영향도 받지 않은 전혀 새로운 대안세력으로 안 원장이 떠올라 대선에서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전에 문재인 후보에 대해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아니라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라고 평가한 것처럼 문 후보는 노 전 대통령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하면서 평생의 친구이자 정치적 동지로 남았다. 문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82년 법무법인 부산에서 함께 하면서부터다. 이후 문 후보는 30년간 ‘노무현의 그림자’로 불릴 만큼 최측근으로 활동해 왔다. 참여정부 초대 민정수석부터 마지막 비서실장을 지내며 ‘대통령 노무현’의 시작과 끝을 함께 했다. 문 후보는 노 전 대통령 생전에 부산시장 출마 권유도 물리쳤지만 현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며 “후퇴한 역사를 제 자리로 갖다놓겠다”고 정치참여를 선언했다. 4·11 총선에서 부산 사상구에 출마해 당선된 그는 “참여정부는 공과가 있지만 많은 업적이 있었다”며 스스로 ‘친노’라는 점을 부정하지 않는다. 문 후보는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도 참여정부의 계승자라는 이미지로 친노 세력의 절대적 지지를 등에 업고 13연승의 압도적 우세를 이어왔다. 이미 민주당 지지층에게는 ‘문재인=노무현’이란 공식이 통한 것이다. 문 후보의 가장 큰 장점을 꼽자면 정치인답지 않은 모습이다. 그는 원칙과 소신을 분명히 하면서도 상대방과의 소통을 통해 문제를 풀어가려는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만큼 그에게는 반듯한 이미지가 존재한다. 그는 또 지난 2003년 이후 형성된 15% 내외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치를 지향하는 세력의 지지를 안고 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모로 끝까지 옆을 지킨 의리와 국정운영의 경험도 그의 강점으로 꼽힌다. 박근혜 후보는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과 따로 떼어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그는 아버지의 후광을 입고 정치입문 후 ‘선거의 여왕’이란 지금의 별명을 얻었다. 1974년 육영수 여사의 피살 이후 박 후보는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삶을 살며 부친 곁에서 국정 운영의 묘를 터득했다. 청와대 직원들의 보고를 기록하면서 생긴 메모 습관은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져 ‘수첩공주’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후 1979년 10월26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탄에 박 전 대통령이 서거한 후에는 ‘독재자의 딸’로 몰려 사실상 은둔생활을 해야 했다. 그는 이 당시에 권력의 최정상에 있을 때 가깝다고 믿었던 측근들이 한 순간에 등을 돌리는 경험을 했다고 알려졌다. 평소 ‘약속’과 ‘신뢰’를 강조해온 박 후보는 한나라당이 세종시 수정안을 통과시키려 할 때에도 “국가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세종시 원안이다. 대한민국 전체 균형 발전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며 원칙론을 앞세워 세종시 원안 지지발언을 했다. 박 후보는 정부와 청와대의 전면적 압박 속에서도 원안을 끝까지 고수했고 이때부터 원칙을 지키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박 후보는 지난해 12월 선관위 디도스 공격,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등 각종 악재로 시달리던 당을 구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다시금 정치 전면에서 당명까지 바꾸는 파격행보로 지난 4·11총선을 새누리당의 승리로 이끌어 다시 한 번 ‘박근혜의 저력’을 보여줬다. 안철수 원장은 지금까지 철저히 정치권 밖의 인물이었다. 의사출신으로 백신 프로그램을 만들어 10여년 간 안철수 연구소에서 사업가로 활동하다가 카이스트와 서울대에서 대학교수를 지냈다. 안 원장이 정당정치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지난해 측근인 ‘시골의사’ 박경철씨와 함께 연단에서 입을 맞춘 경험을 바탕으로 토크 콘서트 형식의 ‘청춘콘서트’를 이어가면서부터다. 당시 ‘서울시장 출마설’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안 원장은 돌연 박원순 후보와의 단일화에 합의했다. 안 원장은 지난해 10월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근혜 대세론’을 뒤엎고 박원순 시장의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안풍’이 일시적인 바람이 아님을 증명했다. 특히 ‘세인트 찰스’라는 별명이 대변하는 것처럼 그의 도덕적 이미지는 국민들의 신뢰를 모으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세인트 찰스는 ‘성(聖) 안철수’라는 의미로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이나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성인군자 같은 언행을 보였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또 지난 1월 자신의 안철수연구소 소유지분 절반을 기부하고 공익재단인 안철수재단을 설립해 많은 이들로부터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는 평가를 받는 등 사회적 기여 부분에서도 인정받았다.

與, 문-안 후보의 단일화 결과 두고 고심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9월 1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현재 새누리당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간 후보 단일화를 앞두고 어떤 후보가 보다 손쉬운 상대가 될 수 있을지 고심하는 빛이 역력하다. 새누리당은 최근 박근혜 후보의 과거사 논란과 친박계 좌장인 홍사덕 전 의원의 정치자금 수수 의혹 등 잇단 악재로 지지율 하락에 직면했다. 이런 가운데 문 후보와 안 원장의 단일화가 가시화되자 양측에 연일 맹공을 퍼부으며 단일화 효과를 깎아내리려 시도하고 있으며, 동시에 어떤 후보가 단일후보로 선출돼야 유리할지 득실 계산에 나서는 등 복잡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새누리당은 단일화 시나리오별 맞춤형 대응 전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당은 박 후보와 문 후보, 안 원장 등이 3각 경쟁을 치르는 것을 최선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반면 문 후보와 안 원장이 대통령 후보와 총리로 연대하는 것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평가한다. 특히 문 후보와 안 원장이 거제와 부산 출신인 만큼 그동안 텃밭이었던 PK(부산경남)에서 어려운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안 원장으로 단독 후보가 결정될 경우 오히려 쉬운 상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 원장이 지금껏 한 번도 정치권의 검증대에 오른 적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 안 원장이 국정운영 경험이 없다는 점도 공략 대상이다. 이 경우 안 원장뿐만 아니라 민주당도 ‘불임 정당’으로 몰아세울 수 있다. 제1야당이 대통령 후보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을 비판한다는 전략이다. 반대로 문 후보로 단일화가 될 경우에는 민주당의 조직력에 안 원장의 지지층을 상대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운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은 문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될 경우 실패한 노무현 정권 인사란 비판에 나설 방침이다. 문 후보가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비서실장, 두 차례의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 등 요직을 거친 대표적 친노 인사란 점을 활용하겠다는 것. 반면 현실성은 크지 않지만 문 후보와 안 원장이 ‘대통령-총리’로 연대하는 경우에는 어려운 싸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이 단일화 과정에서 공동정부 구성을 합의한다면 두 사람의 장점이 결합해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현재로선 정당이 있는 문 후보로 단일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지만 누가 단일 후보가 되던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새누리당은 연대를 차단하기 위해 연일 문 후보와 안 원장에 대한 공격에 나섰다. 서병수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원내대표회의에서 “안 원장이 (공식출마선언을 한 시기가) 타이밍의 정치인답게 문 후보의 지지율에 ‘컨벤션 효과’가 반영되지 않도록 꼼수를 쓰는 게 아닌가 국민들이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후보가 책임총리제를 제시했는데 이는 안 원장과의 후보단일화를 염두에 둔 제안이라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라며 “‘책임총리’라는 말을 듣는 순간 이해찬 대표가 노무현 정부에서 ‘책임총리’를 지냈다는 게 생각난다”고 비꼬았다. 서 사무총장은 “이 대표가 강원도에 산불이 나도, 삼일절에도 기업인들을 대동해서 골프를 치고 다녔는데도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한테 버럭하더라”며 “그런데도 노무현 정부는 그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지 못했고 책임총리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시 민정수석이던 문 후보가 그 실상을 모를 리 없음에도 불구, 책임총리제를 제안한 것은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면 어떤 꼼수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도”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문-안 후보의 단일화 경쟁 시작

▲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원칙과 소신을 분명히 하면서도 상대방과의 소통을 통해 문제를 풀어가려는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9월 19일 대선 출마 입장을 밝히면서 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경쟁이 사실상 시작됐다. 민주당 김한길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양쪽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어떤 것을 지향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 그분들의 평가를 받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적어도 추석 연휴 이후 10월 초에 두 분 지지율이 수치화되는 것을 보면 두 분이 혹은 두 분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어떤 모양새로 합쳐가는 게 가장 좋겠다는 것이 정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와 안 원장 측은 추석 전에 1차 승부를 펼쳤다. 문 후보에겐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 탄력을 받은 지지율을 2차 상승세로 이끌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9월 14일과 17일 이틀간 전국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야권 대선 후보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문 후보는 44.9%를 받아 34.0%인 안 원장과의 격차를 10.9%포인트로 벌렸다.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은 “관건은 2차 ‘밴드왜건’(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표가 쏠리는 현상)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문 후보가 강하게 개혁 드라이브를 걸면서 야권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게 된다면 그 효과를 충분히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원장은 9월 19일 대선 출마선언과 함께 공식적으로 처음 정치 무대에 섰다. 현실 정치로 뛰어든 후 수반될 것으로 보이는 지지율 조정을 어느 방향으로 돌리느냐가 관건이다. 안 원장이 입장 발표 시점을 문 후보의 대선 후보 선출 직후로 잡은 것도 문 후보 지지율 상승세를 제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결국 조직과 세가 약한 안 원장으로선 기존 정치권과 차별화되는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전통적인 야권 지지층과 중도·무당파층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확실한 메시지를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정치권에서 안 원장이 곧 정치 개혁이나 정책 구상 등을 밝힐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안 원장 측 관계자는 “문제는 어떤 정책과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가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대선후보 3인의 정책 기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추구하는 정책 기조는 경제민주화와 복지확대라는 큰 틀에서 대체로 일치한다. 그러나 경제민주화의 한 축인 재벌개혁에 있어서는 후보 간 입장차가 극명하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대선공약의 핵심키워드로 ‘경제민주화’를 내걸고 있지만 재벌개혁 등 각론으로 들어갔을 때는 입장차를 보인다. 박근혜 후보는 재벌의 비정상적인 지배구조로 인한 문제점에 공감하면서도 지배구조에 직접 손을 대는 것에는 신중하다. 때문에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과 지주회사 규제 강화 등에 미온적인 입장이다. 순환출자의 경우, 이왕 이뤄졌던 순환출자는 유지하되 ‘신규 순환출자’만 제한한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후보는 재벌의 지배구조 전반에 손을 대겠다는 입장이다. “재벌개혁의 핵심이 순환출자 규제”라고 말한 바 있는 문 후보는 순환출자를 전면금지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출자총액제한제 부활, 금산분리 강화, 지주회사 규제 강화, 법인세 인상 등에는 찬성하거나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안철수 원장은 저서 <안철수의 생각>을 통해 “경제민주화란 공정한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것”이라며 “시장만능주의에 빠지면 탐욕을 통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순환출자 금지, 금산분리 강화에 있어서는 문 후보와 비슷한 입장이지만 출자총액제한제에 대해서는 “정권에 따라 없어졌다 부활했다 하는데 일관성을 가질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경제적,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복지 정책 역시 대선의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박근혜 후보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복지시스템의 기본 틀로,  만 0~5세 무상보육, 고등학교 무상의무교육,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노인 근로장려세제(EITC) 도입 등 연령별 복지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의 복지 정책은 무상급식·무상보육·무상의료와 반값등록금 등 이른바 ‘3+1’로 불리는 보편적 복지를 기반으로 한다. 이와 함께 국공립 보육시설을 이용아동 수를 기준으로 40% 수준까지 확충하는 것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안철수 원장은 취약계층에 대한 선택적 복지를 우선으로 강화하면서 중산층도 혜택을 볼 수 있는 보편적 복지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국공립 보육시설이 전체 아동의 30%까지 수용하도록 시설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복지 재원 방안에 대해서도 온도차가 감지된다. 박근혜 후보는 정부지출 구조조정(60%)과 세입 증대(40%)로 약 27조원의 재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재정 낭비를 줄이고 비과세·감면을 축소해 급격한 증세 없이도 재원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원장은 직접적인 증세에 무게를 싣고 있다. 문 후보는 증세 방안으로 부자감세 철회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대기업 법인세의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높이고, 소득세의 경우 최고세율 38% 적용 과표구간을 3억원 초과에서 1억5천만원 초과로 확대하는 ‘1% 슈퍼부자증세’를 도입하려는 민주당의 정책 기조와 맥을 같이한다. 안 원장도 책임감 부여를 위해 중하위 소득계층도 형편에 맞게 복지비용을 부담하는 ‘보편적 증세’를 전제로 법인세와 부유세의 실효세율을 높인 뒤 구간조정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정책에서도 3 후보의 접근 방식이 다르다. 박근혜 후보는 현행 대학시스템의 기본 틀은 유지하면서도 주입식 교육 방식을 개선하는 데에 초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학생의 경쟁력 제고를 추구하는 ‘수월성(秀越性)’ 원칙에서 벗어나 잠재력과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키우고 인성교육을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서울대 등 전국 국공립대학을 연합해 공동학위를 주는 ‘국공립대 연합 네트워크’ 도입, 자사고 및 특목고의 일반고 전환 등 교육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학력·학벌 차별을 없애기 위해 입사서류에 출신학교를 기재하지 않게 하는 ‘블라인드 채용제’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안철수 원장은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 문과와 이과 통합, 튜터링 시스템 도입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학등록금의 경우 박 후보는 어려운 계층에 대해서는 등록금 부담을 100% 덜어주는 등 소득계층별로 차등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문 후보는 소득계층과 상관없이 모든 대학생의 등록금을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이른바 ‘반값등록금’을 내세우고 있다. 3인의대선후보들은 현 정부의 대북 정책에 비판적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차기 정부에서 남북관계 개선이 어느 선까지 나아갈지에 대해서는 의견차가 드러난다. 박근혜 후보는 8월 22일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한 자리에서 “지금 (남북관계가) 대결 국면으로 계속 가고 있는데 어쨌든 대화 국면으로 바뀔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문재인 후보는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으로 상징되는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간의 대북 평화협력 정책을 계승하고 발전시킨다는 입장이다. ‘남북경제연합’을 목표로 차기 정부에서 남북간 포괄적인 경제협약을 체결하겠다고 밝혔다. 내년에 남북정상회담과 이산가족 상봉도 추진할 계획이다. 안철수 원장은 “채찍만 써서 남북갈등이 심화됐다”고 현 정부를 비판하면서도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 계승에 있어서는 문 후보와 차별화되는 지점이 있다. 안 원장은 두 과거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교류협력의 긴장완화의 성과를 거둔 반면 ‘퍼주기’ 논란 등 남남 갈등을 유발했다. 투명성이 부족했다는 문제도 있었다”면서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