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학의 핵심은 유전자이며, 유전자는 DNA와 단백질의 상호작용으로 발현되므로 DNA의 구조와 기능이 연구의 중심이 된다. 때문에 생물학의 중심 연구는 분자생물학이며 DNA 연구가 주요 부분이 되는데, 분자유전학도 유전학적 측면에서 DNA를 연구하게 되므로 생물학의 중심 연구는 분자유전학이다.

▲ 김병동 교수는 “꿈이 없는 것만큼 불행한 일은 없고 자신이 평생하고 싶은 일을 찾았을 때만큼 행복한 일도 없다”면서 “꿈을 찾고 그것을 이루고 싶은 열정이 생기면 공부는 결코 어렵지 않다”고 했다

최근 김병동 서울대학교 식물생산과학부 명예교수가 주목을 받고 있다. 김병동 교수는 생명과학의 한 분야인 분자유전학을 한국에 정착시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여 왔다. 김 교수는 식물 유전체를 연구해 고부가가치의 새로운 종자를 만들고, 좋은 물질은 천연치료제로 보급하는데 심혈을 기울여, 국내 및 세계 분자유전학 발달에 기여한 세계적 석학이다.

식물 분자유전육종 기술 발전에 기여
김병동 교수의 가장 큰 업적이라면 고추 유전체 연구의 기틀을 잡고 한국 채소 종자의 분자육종 시대를 앞당겼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농민은 고추로 올리는 연간 소득이 벼 다음으로 높은 중요한 작물임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에서는 고추의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연구가 취약한 실정이다. 이에 김 교수는 지난 1994년부터 정부에서 농특세 연구비를 지원받아 본격적으로 고추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특히 고추는 인간 게놈 크기에 맞먹을 정도로 염기쌍이 방대해 연구하기가 어렵지만 연구가 성공하면 토마토·가지·감자 등 응용할 분야가 많다”면서 “고추는 우리나라 채소 생산량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향신료, 천연방부제 기능 뿐 아니라 다이어트, 진통제, 항암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예방의약품으로 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여러 작물 중에서도 고추를 선택하게 되었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김 교수의 연구는 장기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지난 1999년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이 지정하는 우수연구센터로 선정되어 식물분자유전육종연구센터를 개소, 식물 분자유전육종기술의 발전과 신종자 개발에 힘써 현재 고추 관련 분야의 연구에서 우리나라가 선도적 위치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특히 식물분자유전육종연구센터에서 연구를 진행할 당시 센터는 900개 이상의 분자표지를 가지는 유전자지도를 제작, 고추의 우량형질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분리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김병동 교수는 “그간 고추의 매운맛과 관련된 캡사이신 함량 관련 형질, 세균성점무늬병 저항성 형질과 관련된 분자표지 선발 등의 성과를 올렸다”면서 “특히 세계 최초로 고추 열매 안에서 매운 맛의 원인물질인 캡사이신을 최종 합성하는 ‘캡사이신 신세테이즈’ 효소의 유전자(CS)를 분리했고, 세계 최초 고추 오랜지색 결정 유전자 발견, 세계 최초 고추 세포질웅성불임 결정 유전자 분리, 세계 최초 고추유전자은행인 ‘백라이브러리’ 제작 등에 성공했다”고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 이 외에도 김 교수는 <고등학교 생물공학><고등학교 생물공학 기초><한국 고추의 분자유전과 육종><아직도 풀리지 않는 이중나선 구조의 비밀, Foldback Intercoil DNA> 등의 저서 출간을 통해 생물학 발전의 초석을 마련했다. 특히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이중나선구조의 비밀, Foldback Intercoil DNA>는 DNA에 대한 새로운 구조 제시와 주요 기능에 대한 새로운 차원의 해석으로 생명과학 연구의 새로운 문호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학영재 양성에 총력을 기울이다

▲ 지난 1999년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이 지정하는 우수연구센터로 선정되어 식물분자유전육종연구센터를 개소, 식물 분자유전육종기술의 발전과 신종자 개발에 힘써 현재 고추 관련 분야의 연구에서 우리나라가 선도적 위치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분당 백현중학교 영재반에 초청강의를 갔는데 정말 깜짝 놀랐어요. 중학생 아이들이 노 교수의 강의를 재미있어할까 내심 걱정했는데 그건 기우였어요. 또랑또랑한 눈망울로 강의에 열중하면서 박수까지 보내는 모습에 오히려 제가 감동했답니다.” 김병동 교수는 최근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 갈 과학영재 양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대 대학원생을 가르치던 그가 지금은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청소년 멘토링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분당 중앙고에 노벨상 수상자인 그럽스 교수를 초청, 특별 강연을 주최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세계적 석학의 국내 고교 강연은 이번이 최초로, 김 교수는 그럽스 교수의 초청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현재 김병동 교수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감사로 활동 중이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우리나라의 자연과학계의 큰 거목들이 함께 하고 있는 곳이다. 교과부가 지정한 국가연구기관으로 국가의 과학기술 및 정책 자문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한림원은 현재 전국적으로 400여명의 과학자들이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들 대부분이 각 분야에서 과학적 업적을 인정받은 전·현직 교수들이다. 한림원에서도 자체적으로 과학영재를 발굴·선발해 양성하고 있다. 분야별 교수들과 학생들이 멘토와 멘티를 맺어 심층적이고 체계적으로 영재를 키워나가는 사업이다. 그를 비롯한 한림원 석학들이 지역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강연하는 것은 이러한 영재교육의 확장인 셈이다. 김병동 교수는 “꿈이 없는 것만큼 불행한 일은 없고 반대로 자신이 평생하고 싶은 일을 찾았을 때만큼 행복한 일도 없다”면서 “꿈을 찾고 그것을 이루고 싶은 열정이 생기면 공부는 결코 어렵지 않다”고 피력했다.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