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슬비 속에서

▲ 예초 정정순

보슬비 오는 공원길에
마음이 촉촉해지는 시간
비 소리는 음악이어라

메마른
가슴으로 파고드는
잠을 깨우는 새 소리
너는 노래이어라

파아란 바람과 함께
구름 끝에 매달린 너
너와 함께
하얀 눈처럼
예쁜 다람쥐와
솔바람 같은 애인과
한 송이 예쁜 꽃을 피우고 싶어라

음악 소리로 들리는 비
그 빗속을
생각나는 대로 걸으며…

가을 바람

창문에 기대어
밖을 바라보고 있을 때
잠시
내 곁으로 다가와
사랑한다 말해 주고
가시면 안되나요

커튼 내린 문풍지 사이로
바스락거리는 단풍잎 소리 들으며
샴페인 한잔 가득 넘칠 때
한걸음에 다가와
어깨를 감싸주면 안되나요

하얀 백열등 아래
지그시 눈을 감고
소파에 앉에 추억에 잠긴 나에게
살며시 다가와
당신의 따뜻한 눈길을
주시고 가시면 안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