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이 고유문화를 꽃피운 진경시대의 세계화에 성공한 예술가로 손꼽히는 추사 김정희. 그는 18세기 말에 태어나서 19세기 외척 세도 정치기에 활동한 조선 예원의 마지막 불꽃같은 존재였다.

윤담 기자 hyd@

올해는 추사체를 완성한 조선후기의 명 서예가이자 금석학자였던 추사 김정희(金正喜.1786∼1856)가 세상을 떠난지 160년이 되는 해다. 추사, 완당, 묵소거사 등 다양한 호를 지닌 김정희는 당대 최고의 서예가이자 문인화의 거장일 뿐 아니라 실학 중 금석학(金石學)과 고증학(考證學)에서도 석학으로 꼽힌다. 그의 예술은 시·서·화를 일치시킨 고답적인 이념미의 구현으로 고도의 발전을 보인 청나라의 고증학에 영향을 받아 이뤄졌는데, 추사는 자신의 독특한 추사체(예서·행서) 뿐 아니라 문인화에서도 새로운 경지를 이뤘다.

추사체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알리다

▲ 최영환 한국추사연묵회장

한국 추사체의 대가인 가산 최영환 한국추사연묵회장은 조선 후기의 대표적 서화가인 추사 김정희 선생의 숭고한 업적을 기리고 한·중 문화교류를 선도해왔다. 특히 한국 추사체의 맥을 이어 추사 김정희의 발자취를 계승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온 최영환 한국추사연묵회장은 “추사는 우리 한국이 낳은 불세출의 서예가이자 다방면의 예술에서 대학자다. 그분이 일궈놓은 일거수일투족은 후학들에게 많은 교훈과 가르침을 준다”면서 “최근 격조 높은 이념과 깊이 있는 사상을 바탕으로 족적을 남기신 글씨와 학문의 세계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음이 매우 고무적이다”고 강조했다. 추사 김정희 선생의 추사체는 마치 그림 같은 회화성이 많은 글씨로, 당시의 서체와 구별되는 개성이 강한 서체였으며,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추종을 받았다.

추사체는 굵고 가늘기의 차이가 심한 필획과 각이 지고 비틀어진 듯하면서도 파격적인 조형미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최영환 회장은 이러한 추사체의 개성을 가장 잘 담아내는 인물로, 세계 각국의 서예분야에서는 이미 절대적인 존재로 꼽힌다. 1967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총 네 번의 개인전을 개최한 최영환 회장은 금석문으로 중국 산곡비림, 서왕모만비림, 신묵비림, 한국서예비림 등의 입비와 보문산 삼문사 주련현판 50점 외 신도비, 사찰현판 등의 뛰어난 작품을 선보이며 서예계의 이목을 한 몸에 받았다. 미국, 중국,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해외 방문전시를 통해 추사체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있는 최 회장은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사회교육문화상, 세계평화예술문화상, 한국서화예술문화상, 아세아미술공로대상, 일본문화예술공로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영환 회장은 “오늘날의 서예는 지금 중국의 서체에만 집중되어 있고, 추사체에 대한 일반적 인식이 낮은 편이다”면서 “서단에서도 추사체를 하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추사체는 전, 예, 해, 행, 초 등 모든 서체를 개성 있게 융합한 가장 진보적인 서체다. 추사체는 서법이 매우 난해하여 기존 서예가들도 추사체의 우수성을 이구동성으로 말하지만 접근을 꺼려하 는 것이 현실이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추사 김정희의 발자취 계승하는 추사체의 대가
최영환 회장의 작품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에서도 이미 명성이 자자하다. 전설적인 창작신화로 등극할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높은 난이도와 고품격의 위상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최영환 회장은 추사김정희선생추모 전국서예백일장 심사, 한국 추사서예대전 운영 및 심사, 일본국제공모전일전 심사, 한국서화작가협회공모전 심사 등을 역임한 바 있다. 현재는 한국추사체연구회 상임고문, 한국서화작가협회 고문, 갑자서회 고문, 추사서화예술원장, 한일중서예문화교류협회 부회장, 대한민국서예문인화총연합회 이사, 추사김정희선생기념사업회 이사, 한국추사연묵회 회장 겸 이사장, 한국서예비림협회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한편 한국 유일의 자랑스러운 추사체를 계승 보급시키고자 매년 정기회원전을 개최하고, 대전시와 교육청의 후원으로 시민과 청소년을 위한 가훈 및 좌우명 써주기 등의 재능기부행사를 통해 전통문화 지킴이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최 회장은 “추사체를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앞으로 지도자들이 많이 양성되어 추사의 연구영역이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면서 “추사체는 중국의 서체와 구별되는 독특함을 지닌 서체로서 파격의 조형미로 많은 이들이 감탄하고 있다”며 “앞으로 서단에서 훌륭한 추사체 작품들이 탄생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추사의 맥을 잇는 자료들을 모아 기념관을 건립하고 상설 전시를 통해 추사서체의 우수성을 전파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