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투자자가 대박의 꿈을 꾸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현재 장외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기업이 약 1만여개로 추산되는 가운데 상장에 성공하는 기업은 매년 1%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식 장외주식시장 ‘K-OTC’의 거래대금과 거래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 8월 기준 하루 장외주식 거래대금은 평균 8억9000만 원의 수준을 나타냈다.

황태일 기자 hti@

▲ 소영주 소장

최근 자본시장을 교란한 이른바 ‘청담동 주식부자’로 불린 이희진씨의 사기행각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이희진 씨는 헐값에 사들인 장외주식을 허위정보를 퍼뜨린 뒤 비싸게 팔아 이익을 챙긴 혐의로 현재 재판에 넘겨졌다. 가난한 흙수저 출신의 주식 투자 전문가인 이씨는 서른살 젊은 나이에 천억원대 재력가가 됐다며 자신의 블로그와 SNS에 청담동 고급주택과 빌딩, 고가의 슈퍼카 사진을 올려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그가 추천한 장외주식은 거의 대다수가 반토막 났고, 허위정보에 낚인 3000여 명의 피해자들은 무려 1000억 원대의 피해를 입었다. ‘청담동 주식부자’사태로 장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장외주식은 공개 및 상장요건이 미흡해 증권거래소나 코스닥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주식을 말한다. 기업공개(IPO)가 예정된 우량 기업의 주식을 미리 매입해 선점하는 방식으로 큰 시세차익을 노리는 고위험, 고수익 투자다. 비상장주식이 거래되는 시장이 바로 장외주식시장이다. 장외주식을 18년간 연구해온 소영주 한국장외주식연구소 소장은 “미래 성장 잠재력을 지닌 유망기업은 장외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발전의 발판을 마련하고, 투자자들은 기업 성장과 함께 차익을 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장외주식 투자 방법은?
2000년대 초반 삼성SDS 비상장주식은 장외시장에서 1만원에 거래됐으며, 14년 뒤인 2014년 상장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최고 43만원까지 치솟았다. 상장 후 삼성SDS 주가(7일 15만5500원)로 계산하면 수익률은 무려 1400%다. 장외주식은 상장 가능성과 미래가치로 단기간에 수십 배의 시세 차익을 올릴 수 있는 ‘황금알’을 낳는 수단으로 인식되며 그동안 슈퍼개미들의 대박 경로로 자주 이용돼 왔다. 하지만 장외주식시장은 ‘하이 리스크(High Risk)-하이 리턴(High Return)’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만큼 위험도 역시 높다. 장외주식에 대한 정보 유통이 극히 한정된 범위 내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공시 의무를 가진 비상장 회사는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소영주 소장은 성공적인 장외투자 방법에 대해 “종목을 고를 때 상식투자와 가치투자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치투자란 기업의 수익, 자산가치 등 내재 가치와 성장성을 토대로 분석해 저평가 종목을 위주로 매매하는 투자방법이다. 장외주식은 경쟁 매매로 가격이 결정되는 상장 주식과는 다르게 개인과 개인의 상대매매로 가격이 매겨진다.

상장주식이 정찰제의 백화점이라면 장외주식은 값을 흥정하는 재래시장과 같다. 소 소장은 “거래 상대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는 금물이다. 상대의 주소와 연락처, 주민등록번호, 증권 계좌번호 등 확인 가능한 모든 신상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좋다. 정보 획득이 어렵다면 중개업체를 통해 간접투자 하는 방법도 있다”고 장외투자 시 주의점을 설명했다. 이어 “위조된 주식인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어느 경우에나 주식 양수도 계약서 등을 작성하고, 변호사나 법무사 등의 공증을 거치는 것이 현명하다”며 “장외주식은 절대적인 가격이 없다. 한 곳에서 정해진 가격을 믿지 말고 여러 매체를 통해 최적의 매매가를 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장외주식 투자는 어떻게 하는 걸까. 소 소장은 “먼저 유망종목을 고른 후, 코스닥 등록·액면분할 및 증자 등 재료와 매출액의 해당 업종시장 차지 비율을 확인한다. 매출액 대비 순익 비율이 평균 8∼10% 이상인지, 해당 기업의 매출채권 보유 현황과 소송 여부를 확인하고, 단기보다는 중장기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훌륭한 재테크, 제대로 공부하고 투자하자
장외주식은 개인의 노력이 반드시 더해져야 성공하는 투자 시장이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비상장 주식의 안정성, 성장성, 수익성을 분석하는 눈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장외주식연구소(www.k-otc.com)는 인문학을 기초로 장외주식의 시황과 흐름을 통한 전반적인 상황을 이해하며 올바른 종목진단에 대한 전문 교육프로그램을 갖춘 아카데미를 지난 3월 성공적으로 오픈했다. ‘한국장외주식 아카데미’는 소영주 소장의 노하우와 연구결과를 집대성한 교육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며 2년간 준비했다. 장외주식 전문 애널리스트로 활동해온 소 소장을 비롯해 펀드매니저, 부동산 전문가, 인문학 교수 등이 강사로 나서고 있다. 강좌내용은 8주 과정으로 장외주식 거래 스타트업 기업 투자 시 알아야 할 내용과 비상장 종목 진단, 재무제표 분석법 등 장외주식 전반에 관한 사항 외에도 ‘상식투자론’을 내세우는 소 소장이 추천하는 인문학 강사들의 특강이 마련돼 있다.

비상장 주식거래 시장 관련 교육과 기업 리포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장외주식연구소는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거래 시 유의해야 할 핵심원칙을 담은 소책자를 전자문서(PDF) 형태로 홈페이지에서 무료다운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거래중개를 전혀 하지 않는 연구소의 원칙을 살리면서 요즘 인기 있는 SNS 카드뉴스 형태로 가독성을 높였다. 소 소장은 “장외주식 시장이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라는 시장이 열릴 정도로 커진 시장이지만 아직도 대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이 어떤 종목에 어떻게 투자할지 모르는 게 현실이다”라며 “장외주식은 투기나 일확천금을 꿈꾸지 않고 정확한 분석과 상식에 따라 투자해야 한다. 건전한 주식투자 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