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끌었던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2012런던올림픽 축구 남자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을 2-0으로 꺾었다. 이로써 한국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축구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거둔 홍명보 감독과 18인의 태극 전사들은 지난 3년간의 여정을 아름답게 마무리 했다.

▲ 홍명보 올림픽축구 대표팀 감독

한국 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의 쾌거를 올린 홍명보 감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8월 22일 홍명보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어린 선수들을 성원해주시는 국민의 힘이 고스란히 선수단에 전해져 매 경기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라며 국민에게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한국 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
‘홍명보와 아이들’의 리더 홍명보 감독은 그의 아이들에게 ‘올림픽 무대에서 첫 메달’이라는 가장 큰 선물을 선사했다. 경기는 선수가 했지만 결과는 모두의 몫이었다. 홍 감독은 선수들에게 무엇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해주었고 해외리그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회도 마련했다. 홍 감독에게 있어서는 언제나 팀이 우선이었다. ‘살아도 팀, 죽어도 팀’이었다. 온갖 궂은일은 자신이 도맡아 하면서도 영광은 팀원들에게 돌렸다. 특히 개최국 영국을 꺾을 때는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이들의 더욱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었다. 120분의 혈투를 치르고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결국 들어간 승부차기 끝에 짜릿한 승리를 안겼다. 한국은 전반 28분 지동원의 선제골로 앞섰으나 6분 뒤 애런 램지에게 동점골을 내준 뒤 연장전까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한국은 승부차기 4-4에서 골키퍼 이범영이 상대 키커 스터리지의 슛을 선방해냈고 5번 마지막 키커인 기성용이 성공해 승리했다. 마치 2002한일월드컵 스페인과의 8강전을 연상케 했다. 밤샘 응원을 한 국민들은 모처럼 10년 전의 감동과 함께 눈앞의 승리를 만끽했다.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일본과의 동메달결정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일부러 만들려고 해도 어려운 드라마틱한 과정에서 만난 숙적 일본을 꺾고 기쁨을 두 배로 늘렸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 시절에도 탁월한 리더십으로 항상 주장 역할을 맡았다. 1990년 한국 축구에서 수비수의 장을 새로 연 그는 2000년 일본의 가시와 레이솔 최초의 외국인 주장 완장도 찼고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룰 때도 국가대표팀의 주장을 맡으며 ‘영원한 리베로’라는 별명도 얻었다. 1992년에는 포항스틸러스의 K리그 우승에 기여하며 프로축구 사상 최초로 수비수 출신 MVP를 수상했다. 1995년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선정한 아시아 최고의 수비수로 뽑혔다. 또 2002년 월드컵 브론즈볼을 수상하는 등 선수 생활 내내 정상에 서 있었다. 홍 감독은 12년 간의 국가대표 시절 ‘영원한 리베로’의 영광에 이어 지도자 타이틀을 달고도 항상 최고의 자리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왔다. 2006년 독일월드컵 당시 딕 아드보카트 감독 밑에서 코치로 지도자 수업을 받았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는 수석코치를 맡았다. 2009년에는 U-20월드컵 사령탑에 올라 한국을 8강에 올려놓았고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동메달을 일궜다.

다음 목표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 2012 런던올림픽 축구대표팀은 일본을 2-0으로 꺽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근 홍명보 감독은 K리그 감독직을 고사했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아직까지 올림픽이 끝나고 나서 또 다시 감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아직 하진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올림픽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았기에 거기에 대해서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것. 홍 감독은 “축구 감독에 대해선 다시 생각할 시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직접적으로 오퍼가 들어온 것도 전혀 없다. 있다고 해도 할 수가 없다. 가장 중요한 건,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가족과 같이 시간을 보내야 한다. 한 가정의 아버지, 남편으로서 역할을 더 충실하게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근 불거져 나온 영국 유학설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다만 어느 정도 휴식을 끝내고 나면 경험을 해야 한다”면서 “축구도 중요하지만, 외국에서의 언어, 국제적 감각도 중요하다. 영국을 고집하진 않는다. 이번 연말까진 어떤 일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할 것이다. 재충전이 된다고 생각되면, 어떤 식으로 공부를 해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4강 진출을 이끌어내며 리더로서의 자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던 홍명보 감독. 일각에서는 홍 감독에 대해 너무 빨리 중책을 맡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으나 승승장구하며 보란 듯이 성공 신화를 안겼다. ‘영원한 리베로’에서 ‘영원한 리더’로 우뚝 선 것이다. 히딩크 4강 신화를 넘어선 홍명보 감독. 그의 시계는 런던올림픽에서 다시금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향해 새로 맞추고 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