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유럽 시장의 산업 수요는 지난해 대비 121만 대 줄어든 1400만 대에 불과한데, 이는 지난 10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경쟁사들은 모두 마이너스 성장에 들어가 있지만, 현대자동차그룹만 유일하게 전년대비 19%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

현대자동차그룹은 품질경영으로 불황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만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유럽 재정위기로 자동차 산업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현대자동차는 올해 사업계획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 역대 최대 시장점유율 달성
지난 6월 현대·기아차는 유럽에서 전체 자동차 수요 감소라는 악조건을 뚫고 6.3%라는 역대 최대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점유율도 5.9%를 기록, 연간 6% 점유율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러한 결과는 정몽구 회장이 잇따라 유럽을 방문해 “위기 진원지인 유럽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며 창의적 사고를 주문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7월 18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6월 유럽시장 점유율은 6.3%로 나타났다. 기존 역대 최대 기록이 올해 4월 6.1%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갈아치운 셈이다. 올 상반기 누적 점유율도 5.9%로 올해 처음으로 6% 대 연간 점유율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유럽 전체 자동차 수요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긴 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독일과 영국은 각각 2.9%, 3.5%로 소폭 판매 증가세를 보였으나,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은 각각 -0.6%, -24.4%, -12.1% 등은 수요가 부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대차는 23.5%, 기아차는 25.8% 증가하면서 주요업체 중 가장 높은 판매 증가율 기록했다. 현대·기아차 판매는 7만8502대로 BMW에 이어 8위에 올랐다. 이는 유로2012를 활용한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펼친 데 이어 올 상반기 출시한 유럽 전략 차종 신형 i30, 씨드 등 신차 판매 호조에 따른 것이다. 실제 i20과 i30은 지난달 각각 1만대 이상 판매됐다. 또한 올 초 현대차가 독일과 프랑스의 현지 딜러를 인수해 현지 법인화 하고, 산탄데르와 합작해 영국에 금융법인을 설립하는 등 현지 판매활동을 강화한 것도 판매 성장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한편, 전년대비 르노, 피아트, PSA 등 유럽업체와 포드, GM 등 미국업체의 상반기 시장점유율이 하락했다. 반면, 폭스바겐,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이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토요타, 다임러, BMW의 점유율은 소폭 상승에 그쳤다.

품질경영으로 무고장률 75%까지 상승

▲ ‘2012 여수세계박람회’ 현장을 찾아 한국관과 주제관, 현대차그룹관 등을 방문했다. 사진은 정몽구 회장이 현대차그룹관 내에 전시된 차량 모형 전시물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의 높은 성장률은 정몽구회장의 각별한 품질경영철학 때문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의 품질경영은 선제적이고 창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신종운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조직이 안 돌 때 사람을 바꾸면 2~3배 효과가 있지만, 직원들의 생각을 바꾸면 10배, 20배 효과가 난다”면서 “기업에 의식구조는 매우 중요하며, 현대차의 품질 수준과 일반 소비자가 생각하는 현대차 품질 수준에 차이가 있어 적극적으로 시장에 품질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0년 간 현대자동차의 무고장률은 향상률 측면에서 세계 자동차 산업 평균 성장률 대비 7배 더 향상됐다. 이러한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 철학은 북미 올해의 차 수상의 영광으로 이어졌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아시아권에서 유일하게 ‘북미 올해의차’를 2009년 제네시스와 2012년 아반떼로 두 번 수상했다. 2000년 정 회장이 품질경영을 선언할 때 현대차의 무고장률(신차가 3년 내 한 번도 고장이 나지 않는 비율)은 17%였지만 올해 78%로 높아졌다. 앞으로는 이를 8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정몽구 회장의 목표다. 향후 현대자동차그룹은 품질 경영으로  전자제품 등 타 산업과의 융합과 함께 감성 품질을 통해 프리미엄 퀄리티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종운 부회장은 “자동차 분야는 품질이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다”면서 “각종 전자제품이 자동차에 넘쳐나고 이를 통한 신기술이 엄청 적용될 것이어서 준비 잘 하는 회사와 아닌 회사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세계가 급변하고 변화 주기가 짧아지면서 글로벌 경영리스크가 증가하면서 정몽구 회장 역시 내부적으로 품질을 저해하는 인자, 퀄리티 킬러(quality killer) 타파에 나섰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고객이 선호하는 요소를 개선, 유지, 발전시키고 불만요소는 철저히 파헤쳐서 투명하게 개선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미국 앨러배머와 조지아 공장의 생산 차질에 대비해 토네이도 출몰 시 시뮬레이션 검토 작업까지 끝냈다. 최근 북경현대 도장 공장 화재 역시 평소 계획대로 차근차근 대응한 덕분에 3일 만에 가동할 수 있었다. 복구 기간 역시 17일에 불과해 중국과 한국의 협력체제가 더 굳어졌다는 말까지 들었다. 앞으로도 정몽구 회장은 품질경영과 리스크에 사전 대비하는 내실경영에 집중할 계획이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