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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10월에 발생했던 태풍 중 가장 강한 태풍 차바
북상하면서도 세력 약화되지 않아 피해 더욱 커져
2016년 11월 06일 (일) 00:30:45 황태희 기자 hth@newsmaker.or.kr

제18호 태풍 차바(CHABA)가 지난 10월5일, 남해안을 강타하면서 농경지와 도심 저지대 침수 등으로 제주도와 영남지역에 큰 피해를 입혔다. 이번 태풍은 엄청난 강우와 호우로 역대 10월 한반도에 상륙했던 태풍 가운데 가장 강한 태풍으로 기록됐다.

황태희 기자 hth@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904년 이후 한반도에 영향을 준 345개의 태풍 중 90% 이상이 7~9월에 집중됐으며, 10월 발생한 태풍이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은 10년에 한 번 꼴로 지금까지 10개에 불과하며, 그 피해 또한 크지 않았다.

최대 풍속, 태풍 매미 이후 가장 강력해
지난 10월 발생한 태풍 차바는 역대 10월에 발생했던 태풍 중 가장 강한 태풍으로 기록됐다. 태풍 차바 이전에 국내에 영향을 끼친 10월 태풍으로는 2013년 10월 24호 태풍 다나스가 있었다. 1994년 태풍 29호 ‘세스’도 그해 10월 남해안에 상륙했지만 강도는 차바에 미치지 못했다. 차바의 ‘최대 풍속’은 초속 49m로 지난 2003년 한반도에 큰 피해를 입혔던 태풍 매미 이후 가장 강력했으며, 순간 최대 풍속은 초속 56.5m로 역대 6위를 기록했다. 초속 56.5m는 2003년 9월 태풍 매미 당시 초속 60m, 2002년 8월 태풍 루사 때 56.7m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강한 바람이다. 초속 56.5m의 바람은 바람의 세기를 구분하는 뷰퍼트 풍력계급표(Beaufort wind scale)에서도 최고 등급인 12등급(싹쓸바람, 초속 32.7m 이상)에 해당하는 강풍이다. 큰 나무가 쓰러지고 웬만한 물건은 다 날리는 것은 물론 건축물까지 피해를 보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태풍 차바가 북상하면서도 세력이 약화되지 않았던 것은 수온의 상승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800여 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태풍 사라나, 아니면 4조 원의 피해를 낸 태풍 매미 모두 가을 태풍이었다. 태풍은 바닷물의 온도가 높을 때 강하게 발생한다.

태풍이 발생하는 지역의 경우 8월보다는 9월에 바닷물 온도가 더 높다. 일반적으로 북상하는 태풍은 북위 30도 정도까지 오면 해수 온도가 낮아지면서 공급되는 수증기량이 적어져 세력이 약화된다. 하지만 올해 제주도 남해상의 해수 온도는 평년보다 1~2도 정도 높았다는 것. 올여름 한반도에 살인적인 폭염의 원인이었던 북태평양 고기압도 태풍 차바가 세력을 유지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기상청은 “10월 초까지도 일본 남동쪽 해상에 중심을 둔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한 세력을 유지하면서 차바는 일반적인 진로인 일본 남쪽해상이 아닌 한반도 부근으로 북상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연구팀이 온난화가 급격하게 진행된 최근 31년 동안 발생한 태풍을 조사한 결과 태풍이 일생 중 가장 강하게 발달하는 지점이 10년에 52km씩 높은 위도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반도로 올라오는 태풍이 점점 더 강해지고 보다 북쪽까지 올라온다는 분석이다. 허창회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북서태평양에서 해수면 온도가 광범위하게 상승한다”면서 “타이완 북쪽에서 맥시멈(최대 발달지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우리나라는 확실하게 태풍 강도가 커지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로 인해 태풍의 일생 동안 최대 강도를 나타내는 지점(Life Time Intensity)이 갈수록 북쪽으로, 육지에 가까워진다는 것은 학자들 사이에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10월에 강한 태풍이 왔다는 것은 이러한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0여 명의 인명피해 낸 사상 최악의 태풍
제주와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주택과 도로, 산업시설을 침수시킨 태풍 차바는 사망 5명, 실종 5명 등의 인명피해를 내며 사상 최악의 태풍으로 기록됐다. 이번 태풍으로 부산 수영구 망미동 한 주택 옥상에서 정모씨가 1층 바닥으로 추락해 숨졌고 영도구 동삼동 공사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넘어지며 1명이 숨졌다. 가덕도에서는 1명이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울산에서는 최모씨가 집중호우로 불어난 물살에 휩쓸려 사망했으며, 주상복합건물 지하주차장에서는 급류에 휩쓸린 김모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뿐만 아니라 울산과 전남, 경북, 경남, 제주에서는 90가구 198명의 이재민이 발생해 인근 초등학교와 경로당, 친인척 집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태풍 차바로 인한 사유재산 피해도 컸다.

전남 7개 시ㆍ군의 농경지 1183㏊가 물에 잠기는가 하면, 제주와 울주군 등에서 도합 980여대의 차량이 침수했다. 또 제주 서귀포에 정박했던 어선 1척이 전복됐고, 가로수도 79그루가 폭우와 강풍에 쓰러지기도 했다. 또 울산 북구의 저수지 2곳이 일부 붕괴했으며, KTX 울산역 부근에서 낮 12시50분께 안전펜스가 선로에 쓰러져 단전됨에 따라 KTX 운행이 오후 2시50분까지 중단되는 등 공공시설의 피해도 속출했다. 특히 태풍 ‘매미’ 때 다수의 인명피해를 냈던 창원시 마산합포구 어시장과 진해구 용원어시장 일대, 통영시 동호항 일대 동호동, 정량동 일대도 침수피해를 피하지 못했다.

창원과 양산 등 도내 주요 도시의 하천과 간선도로도 집중호우로 물이 범람하면서 시가지가 물바다가 되기도 했다. 또 거제와 창원, 남해, 밀양, 통영, 하동, 함안 등 7개 시군에서 정전이 발생, 3만여 가구가 피해를 입었다. 거제 사등면 국도 14호선 지하차도 등 5개 도로가 침수됐고 대전~통영 고속도로 고성 공룡나라 휴게소 부근 등 9개소의 사면이 유실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항공편 42편이 결항, 승객 6500여명이 불편을 겪었으며, 부산과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는 한때 차량 운행금지나 속도제한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정영국 청와대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은 태풍 차바로 남부 지방에 많은 피해가 발생했는데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하루빨리 정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신속한 복구에 만전을 기하라”고 내각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정부, 피해규모 확인 후 복구 위한 지원 마련
정부는 태풍 차바로 피해가 큰 울산시 등에 응급복구를 위한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국민안전처는 지난 10월4일과 5일 이틀간 태풍 차바로 피해를 입은 울산시 등에 조속한 응급복구를 위해 울산 30억원, 제주 17억원, 전남 9억원, 부산 8억원, 경남 8억원, 경북 8억원 등 특별교부세 80억 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또 주택침수 등 사유시설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불편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재난지원금을 해당 지자체에서 먼저 지급토록 했다. 재난지원금이란, 자연재해로 주택 침수·파손, 농경지 유실 등 사유시설 피해를 입을 경우 구호차원에서 지원하는 제도다. 이와 함께 정부는 공무원과 지역자율방재단, 의용소방대, 자원봉사자 등이 응급복구에 참여토록하고 필요한 장비와 구호품도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중앙합동조사단을 미리 가동해 피해규모를 확인하고 복구계획을 수립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울산지역의 피해 수습 상황을 점검한 자리에서 “태풍 피해를 신속하게 복구하기 위하여 정부의 가용한 모든 수단과 자원을 모두 동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난 10월 발생했던 태풍 차바는 울산지역 전통시장 11곳과 상점가의 소상공인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제주도에서도 재래시장 8곳에서 피해가 발생했고, 부산·경남지역도 15곳의 시장이 시설물이 파괴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중소기업청과 함께 재해대책반을 꾸려 실시간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피해접수와 지원을 실시하기로 했다. 전체 309억원으로 책정돼 있는 올해 시설현대화 사업예산 가운데 남는 106억원을 태풍 피해 복구에 사용하기로 했다. 또 각 300억원 규모의 긴급경영안정자금과 재해자금을 활용해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의 경영정상화를 돕기로 했다. 복구자금에 대한 특례보증도 제공하기로 했다. 특히 태풍 피해를 입은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고 전기요금과 도시가스요금의 1개월 감면을 결정, 전기요금은 피해 정도에 따라 50~100% 감면해주고, 도시가스는 전파주택에게 1만2400원, 반파주택에게 6200원 인하하기로 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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