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그림을 보는 당신이 스스로가 빛임을 알기를 바란다. 또는 공간과 사물들, 질료와 행위 그리고 당신이 빛과 하나 되어 있음을 보기를 바란다. 아무것에도 오염되지 않은 당신 그 자체. 빛인 당신이, 당신이 보고 있는 그림-산과 오두막, 정원, 꽃들-을 비춘다. 화가의 빛이 당신이 보고 있는 산을 비추고 당신이 그 산을 비춘다. 당신과 나는 하나다. 그림 속에서 또는 밖에서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만났다.”
-작가 조재익

▲ 작가 조재익은 그 고민의 해답을 찾기 위해서였을까. 그는 2007년 돌연 미얀마의 숲으로 갔고, 불교적 수행을 했다. 1년 동안의 수행생활은 작가에게 정체성을 확인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고 그 결과 작가는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완성했다.

주목받는 작가 조재익의 고민은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에서 출발했다. 그의 고민은 “현대미술작품이 실린 다이어리의 그림을 보다가 발견한 사실. 한때 모범답안처럼 신봉하던 도달해야 할 경지의 작품들이 하나같이 억지스럽고 관념적이며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그렇다. 그것은 그들의 것이었다. 내가 안토니 타피에스나 안젤름 키퍼가 아니듯이. 어린 시절에 그렸고 좋아했던 평화로운 그림. 많은 이들이 부담 없이 보고 즐기는 그림. 그것을 그리는 것이 내 일이라는 자각이 왔다”고 고백한 데서도 잘 드러난다.

작가 조재익은 그 고민의 해답을 찾기 위해서였을까. 그는 2007년 돌연 미얀마의 숲으로 갔고, 불교적 수행을 했다. 1년 동안의 수행생활은 작가에게 정체성을 확인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고 그 결과 작가는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완성했다. 결국 작가가 아름다운 풍경화를 통해 정작 얘기하려는 것은 존재의 문제인 것이다. 이런 생각은 다소 이질적으로 보이는 자연 풍경과 구조물의 어색한 조화에서 눈치 챌 수 있다. 그림에 등장하는 구조물들은 작가가 수행 기간 중 인도나 태국, 미얀마 등 불교성지에서 본 것들이라고 한다.

▲ 조재익作.옛길-봄의정원IV.oil on canvas.130.3x80.3cm.2011

오랜 세월을 담은 흔적들인 셈이다. 풍화된 탑이거나 부서진 사원의 잔해들이다. 그래서 단색조로 처리하고 있다. 세월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이에 비해 한 철을 살아가는 꽃이나 나무, 풀들은 화려하고 다채로운 모습으로 등장한다. 구조물로 표현된 응축된 시간과 계절의 순환을 따라 스러지는 시간을 풍경의 틀 속에 대비시켜 존재의 무상함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작가 조재익은 지금까지 총 12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1990년부터 지금까지 총 70여 회의 단체전에 참가하며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그는 MBC미술대전 특선 및 입선 3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및 입선 5회, 동아미술제 특선 및 입선 2회, 중앙미술대전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및 오리진회화협회원으로 활동 중인 그의 작품은 터키 한국총영사관, 헝가리 한국대사관, 체코 한국대사관 등에서 소장 중이다.
출처- 뉴시스아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