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 입사시험과 대학입시 등에서 한자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또 지방자치단체는 앞다퉈 관내 도서관 등에 한자교육기관을 설립하고, 한자 사용권 국가 관광객을 위해 간판·도로 표지판의 한자 병기를 검토하고 있다.

윤담 기자 hyd@

한자를 배우면 우리말을 정확히 이해하게 되면서 어휘력과 국어 구사력이 풍부해진다. 어린이에게 한자 교육을 하면 뇌 발달과 함께 학습능력 향상도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특히 두뇌 활동이 활발한 6∼12세 전후로 한자를 익힐 경우 언어 사고력과 암기력 증진 효과를 거두게 된다.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력도 커진다. 이러한 능력은 곧 영어와 사회, 수학 등 다른 분야의 학습 능력 향상으로 연결된다고 할 수 있다.

체계적으로 한자 교육할 수 있는 능력 함양

▲ 김충배 훈장

최근 한자교육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김충배 한국한문교사 청주연수원 훈장의 행보가 화제다. 충북 청주시에 자리한 한국한문교사 청주연수원은 국가와 사회이익에 공여할 한자, 한문 전문 지도사를 배출해왔다. 한국한문교사 청주연수원의 김충배 훈장은 “고전 속에 담겨 있는 선현들의 지혜가 있다”면서 “한글도 물론 그렇지만, 선현들의 정신문화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그것이 바로 전통문화의 계승이다. 전통문화를 계승하기 위해서는 한자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0년 설립된 청주연수원은 국가공인 대한검정회 지정 우수모범교육기관으로 지금까지 총 250여 명의 한자·한문전문 지도사를 배출해냈다. 이는 청주연수원의 목표는 한자와 한문을 가르쳐 급수를 취득하는 것에 그치는 교육이 아닌, 한학에 대한 열의와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자를 가르칠 지도사 양성에 방점을 둔 결과다. 김충배 훈장은 “한자를 중국의 글자로서 어렵게만 다가간다면 그들이 가르칠 학생들에게도 한자는 단순히 글을 읽기 위한 또는 급수를 따기 위한 수단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한자를 동이족의 글자로서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배운다는 생각으로 다가간다면 그것이 곧 궁행교육의 실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청주연수원은 국가공인 한자, 한문 전문지도사 과정을 운영 중이다.

이 과정은 전통 서당교육의 기본내용을 교육과정으로, 기존 암기식 지도방법을 과감히 탈피하여 한자가 만들어진 원리부터 한문에 이르기까지 최선의 교육시스템을 통해 혼자서 취득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한자, 한문 전문지도사 공부의 방향을 명쾌하게 제시해준다. 연수자들은 214부수자의 뜻과 육서에 대한 이해, 경서강독과 조어를 통한 심화학습 등을 거쳐 학습자에게 보다 체계적으로 한자를 교육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게 된다. 연수원에서 해당 과정을 수료하여 지도사급과 훈장급의 공인 자격을 취득하게 되면 한자 공부방 운영, 방과후 교실 한자반 강사, 각 지역의 문화센터 강사, 서당운영, 평생교육원 한자 강사 등으로 활동할 수 있다. 

한학 통해 배운 세상의 이치를 세상에 알리다
한국한문교사 청주연수원을 이끌고 있는 김충배 훈장은 국내에서는 단 3명밖에 없는 교육부 국가공인 한자·한문 전문지도사 ‘훈장특급’ 자격증 보유자다. 어린 나이에 사서삼경을 모두 익혔던 그는 중·고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독파하고 충북대 법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법학을 전공하며 한자급수 시험을 접하게 된 그는 자연스럽게 대한검정회가 주관하는 한자·한문 전문지도사 연수과정에 참여하며 본격적인 한학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국가 공인 한자급수자격검정 10개의 단체에서 주관하는 1급 및 사범급 자격증을 모두 취득한 그는 한학을 통해 배운 세상의 이치와 선조들의 뜻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하고자 한국한문교사 청주연수원을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김 원장은 인성교육을 위해서도 한자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동양문화권에서는 일본과 중국을 결코 배제할 수 없다. 한자가 기초됨으로써 동양문화권에서 활발히 활동할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성이다. 한자를 배움으로써 인성 역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에 지금 이 시대에도 한자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국내 한자 교육의 저변 확대와 체계성 확립을 위해 머지않아 중국과 자매결연을 통한 학술교류에도 힘쓸 것”이라며 “한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한글 사용만을 주장하는 한글 학자들과의 지속적인 학술 교류를 통해서도 선조들의 글자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