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패는 불교의 의식음악. 일명 범음(梵音)·어산(魚山) 또는 인도(印度, 引導) 소리라고도 한다. 내용은 절에서 주로 예불을 드릴 때와 재(齋)를 올릴 때 부르는 소리이며, 가곡·판소리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성악곡 중의 하나이다.

▲ 능화스님은 “바라춤과 관련된 자료를 수집해 연구하고 범패박물관을 통한 전시뿐 아니라 공연에도 열정을 갖고 앞으로도 묵묵히 정진하겠다.” 고 포부를 밝혔다

범패는 장단이 없는 단성선율(單聲旋律)이며, 재를 올릴 때 쓰는 의식음악이라는 점에서 서양음악의 그레고리오 성가(Gregorian chant)와 비슷하다. 보통 우리나라의 범패는 신라의 진감선사(眞鑑禪師)에서 비롯된 것같이 되어 있다. 진감선사는 하동 쌍계사(雙磎寺)의 진감선사대공탑비문(眞鑑禪師大空塔碑文)에 의하면 804년(애장왕 5) 재공사(才貢使)로 당나라에 갔다가 830년(흥덕왕 5)에 귀국한 뒤, 옥천사(玉泉寺), 즉 쌍계사에서 수많은 제자들에게 범패를 가르쳤다.

순국선열 희생정신 기리는 현충재 10년째 봉행
지난 6월 6일 인천 수봉산 현충탑광장에서 현충일을 맞아 법무와작법무 예능보유자인 능화스님이 현충재를 펼쳐 주목을 받았다. 10년째 봉행해 오고 있는 현충재는 예능보유자인 능화스님을 중심으로 한 범패와작법무보존회가 주최한다. 특히 이번 현충재에는 범패와작법무보존회원들과 정아미 국악연주단, 피안사회복지관 회원, 남구불교연합회원 등 100여 명이 참여하며, 미망인회와 참전 용사회, 관람객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현충재는 4부로 나눠 진행됐다. 1부 여는 의식은 법사물 연주를 시작으로 사물이 어우러졌으며 이어 초혼의식의 헌향, 도량을 맑히는 쇄향수, 혼백들이 법단으로 오는 길을 꽃으로 안내하는 산화락이 뿌려졌다. 2부 받드는 의식은 내빈 헌화와 이사장 대회사, 봉헌사 봉독, 헌다, 찬불가로 진행됐다. 3부 펼치는 의식은 시방법고춤과 현충 산조의 국악 반주에 모든 영가와 참석 대중의 해탈을 발원하는 해탈무와 도량게, 나비춤이 이어졌다. 4부는 이날의 공덕을 모두에게 돌리는 금강경찬과 통일을 염원하는 금강산타령, 천수바라춤 등으로 이어지는 회향의식이 진행됐다. 2002년부터 10여 년 동안 현충재를 지내온 능화스님은 불교의 전통문화를 통해 순국선열의 희생정신을 기려왔다. 인천시 남구 숭의동 구양사의 주지, 범패와작법무보존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능화스님은 21세에 기술고시 준비를 위해 절에 들어갔다가 출가했으며 올해로 34년째 수행정진하고 있다. 30여 년이 넘게 바라춤을 전승하고 있는 능화스님은 스승인 무염스님의 가르침으로 바라춤의 길로 들어섰다. 무염스님은 1970년대 인기리에 방송된 드라마 <여로>에서 시아버지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로, 어릴 적 불가에 귀의했으나 속세로 다시 내려와 재출가하기 전까지 배우의 길을 걸었다. 노년에 재출가한 무염스님은 자신의 재능을 범패와 작법무 중 바라춤으로 승화시키고 이를 유일한 제자인 능화스님에게 전수했다. 바라춤을 전수받은 능화스님은 지역에서 포교에서 힘쓸까도 고민했지만 스승에게서 배운 바라춤을 알리기로 결심, 지금까지 바라춤을 전수하고 있다. 능화스님에게서 바라춤을 배운 이수자는 30여 명, 전수자만도 400여 명이 넘는다.

일반 대중에게도 바라춤 통한 포교
바라춤은 모든 번뇌를 없애고 도량을 청정하게 하며, 마음을 정화하려는 뜻에서 시연된다. 능화스님은 “바라춤은 불국정토를 지향한다.”면서 “바라가 모아졌다 펼쳐졌다 하는 춤사위는 부처님의 법을 받고 세상에 전하는 것을 담고 있기도 하지만, 이것은 동시에 지식, 재물 등을 받아들이고 세상을 이롭게 하기 위해 이를 다시 나누라는 뜻도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능화스님은 춤을 추는 장소를 비단 불가로만 한정하지 않는다. 일반 대중에게도 바라춤을 통한 포교를 하기 위함이다. 스님은 2002년 월드컵 대회, 아시안게임 문화예술행사에서 바라춤을 시연했을 뿐 아니라 월미헌화, 현충재, 장충재를 통해 일반 관객과 매스컴에도 바라춤을 선보였다. 또 홈페이지와 범패박물관을 통해서도 일반 대중들이 범패와 작법무 중 하나인 바라춤과 더욱 친숙해질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능화스님은 동국대학교 평생교육원과 인천기계공고, 그리고 문학정보고에도 출강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범패와 작법무를 가르치고 있다. 지난 2008년에는 8월 인천기계공고에서 공연했을 때에는 일본인 고등학생들이 단체로 관람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150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범패와작법무보존회는 일선 학교를 직접 찾아다니면서 3년간 펼쳤던 ‘문화포교’를 2008년에 접고 2009년부터 내실을 다져 새로운 범패와 작법무 보존 및 창작활동에 전념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무형문화재 전승포교에 앞장서고 있다. 능화스님은 “바라춤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위해서는 이를 배우고 발전시키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힘을 모을 필요가 있다”면서 “나름대로 바라춤과 관련된 자료를 수집해 연구하고 범패박물관을 통한 전시뿐 아니라 공연에도 열정을 갖고 앞으로도 묵묵히 정진하겠다.” 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