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가 국내에 들어온 지 64년째다. 현재는 서양 원어 오페라, 창작 오페라 등 가지각색의 공연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이처럼 서양 전통 음악극인 오페라가 한국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것은 오페라에 인생을 건 이들의 숨은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한국예술가곡진흥위원회 공동대표이기도 한 김 회장은 “미래의 주역들이 문화예술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앞으로도 변함없이 한국의 가곡을 알리고 오페라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오페라진흥회의 김신환 회장은 지난 30여 년간 한국 오페라의 초석을 다진 인물로, 한국 오페라의 발전 및 세계화를 선도해온 독보적인 성악가다. 그는 한국의 주옥같은 가곡들을 세계에 알리고 국내 예술인들이 세계시장에서 더욱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왔다.

한국 오페라 발전사의 산 증인
김신환 회장은 오페라 공연에서 번안이 아닌 원어 공연과 외국인 기용을 장려해왔다. 이는 바로 한국 오페라의 ‘세계화’를 위해서였다. 그는 “원어로 훈련받은 한국 성악가들이 언제든지 세계 저명한 극장에 섭외될 수 있기 위해서였다”면서 “오페라가 서양의 예술문화이기 때문에 국내무대뿐만 아니라 세계로 나갈 기회를 적극 활용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연출가, 무대미술가, 지휘자를 국내 오페라 공연에 참여시키는 것은 낙후된 한국 오페라계가 한 단계 성장할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던 것. 실제로 김 회장은 한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내한공연으로 평가받는 성악가 마리아칼라스와 주세페 디 스테파노의 공연을 실현시키기도 했다. 아울러 김신환 회장은 젊은 성악인들은 국제 수준의 전문가로 육성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 왔다. 그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13년간 김 회장과 같이 연주했던 당시 젊은이들은 현재 대학교수에서 후학을 양성하거나 직접 오페라 무대에 올라 그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벨 칸도(bel cando)창법의 대가로 한국성악계의 거장 반열에 오른 김신환 회장은 영남대학교 음악대학원 학장, 한국성악회 회장, 서울시립오페라단장, 세종문화회관 사장 등을 역임한 김신환 회장은 문화부 산하의 예술종합학교 창설에도 주도적 역할을 수행한 한국 오페라 발전사의 산 증인이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을 두고 “국내 오페라의 수준을 20~30년 가까이 앞당겼다”고 평가한다. 1957년 파리예술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등을 차지한데 이어 UFAM 국제음악 콩쿠르 성악부 1위, 프랑스예술가곡해석 국제콩쿠르2위 등 국제 콩쿠르를 석권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그는 러시아 차이콥스키 국제음악 콩쿨과 이탈리아 베르디 국제콩쿨 심사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또 이탈리아 라스칼라 극장에 연중프로그램 주역으로 참여, 한국의 최초의 테너솔리스트 활약, 이탈리아 베르디 금상 수상 등 한국 성악인으로서 모든 초연기록을 다 가지고 있는 그는 이탈리아 대통령 훈장과 기사작위를 수여받는 명예를 얻기도 했다.

한국 오페라의 세계화 위해 후진 양성에 박차
30여 년간 유럽에서 노래로 추앙받던 김신환 회장은 우리나라의 예술교육 정착 및 한국가곡을 알리겠다는 일념으로 귀국, 한국 오페라의 발전을 위해 타고난 능력과 숭고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김 회장이 이끌고 있는 한국오페라진흥회는 현재 김 회장을 주축으로 성악 관련 예술을 전문화시키고 발전, 일반 대중들에게 보급하고 있다. 이에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된 대한민국 최고의 성악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위대한 성악가들” 시리즈 공연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 성악의 발전을 위해 국내 최초로 마스터즈 국제 성악 콩쿨 개최도 준비 중이다. 김 회장은 “다양한 성악 공연과 오페라 공연, 연구 및 교육, 보급 활동을 통해 생활 속의 예술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방문화예술의 부흥은 물론 국내 성악관련 예술의 뛰어난 역량을 해외에 소개하고자 한다”면서 “성악 관련 예술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이 화합하고 세계적인 문화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는데 한국오페라진흥회가 일익을 담당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회장은 젊은 시절 이국의 예술만 고집하고 공부하던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워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우리의 예술을 접하며 공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김신환 국제 성악 콩쿨’을 설립했다. 그는 “이탈리아나 유럽 등지의 가곡 못지않게 주옥같은 한국의 가곡을 세계에 알리고 싶었다”면서 “국제 성악 콩쿨 참가를 위해서라도 한국 가곡을 부르는 것을 시작으로 우리 가곡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예술가곡진흥위원회 공동대표이기도 한 김 회장은 “미래의 주역들이 문화예술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앞으로도 변함없이 한국의 가곡을 알리고 오페라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