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때문에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어려움과 위기를 경험하게 된다. 때로는 크나큰 실패에 좌절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또다시 일어나서 오늘을 살아간다.

황태일 기자 hti@

흔히 실패하지 않았다는 것은 도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한 인생의 성공은 얼마나 화려하게 성공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재기하였느냐가 더 중요하다고들 한다.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위기 극복

▲ 김동수 대표

해운회사, 시행사, 건설회사 등의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는 건축사 김동수 ㈜디자인그룹430 대표는 건축대전 입상 등 다수의 수상경력이 있는 건축사업계에서 다양하고 독특한 이력을 지닌 건축가다. 건축설계분야에 있어서 자기 나름의 주관을 뚜렷이 가지고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 김동수 대표 역시 과거 사업 실패로 인한 좌절을 경험한 바 있다. 어린 시절부터 마냥 산이 좋아 대학시절에도 학교를 그만두겠다는 결심을 담당교수님께 피력하기도 했을 정도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꼭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김동수 ㈜디자인그룹430 대표는 “부모님 생각에 졸업은 해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말한다. 남들보다는 이미 몇 개월 이상을 뒤처져 버린 상황에서 밤낮없이 설계실에서 작업을 해야 했다. 당시 대학을 그만두겠다는 자신의 결심을 돌이키게 하고 졸업작품전에서 많은 도움을 주었던 담당 교수의 도움으로 김 대표는 이후 대한민국 건축대전에서 수상도 했다. 그렇게 자신의 은사와 9년을 함께 건축을 했던 그는 독립을 결심하고 건축사사무소의 문을 열었다. 이미 실력으로는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던 터라 김 대표는 곧 건축회사 뿐 아니라 건설회사, 해운회사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손대는 것마다 다 황금으로 변하던 미다스의 손처럼 느껴지던 순간도 잠시, 그의 사업은 순식간에 부도라는 위기를 맞이했다.

오늘만 살 것이 아니라는 마음으로 재기를 준비했지만 그 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김동수 대표는 “사람이 그런 때가 있다. 뭘 해도 안 될 때. 그때는 정말 뭘 해도 안 된다”면서 “사업이 실패하면서 저의 건강과 가족들에게도 시련이 있었다. 사람이 힘들 대면 찾게 된다는 종교조차도 저를 더욱 좌절하게 만들었다”고 소회한다. 하지만 김 대표는 그 상태에서 머물지 않다.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스스로를 믿고, 열심히 기도하며 포기하지 않은 끝에 그의 사업도 조금씩 나아졌고, 그는 마침내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시너지 효과 낼 수 있는 건축을 하다
사업을 하며 여러 번의 위기를 극복했기 때문일까. 그는 다른 사람들의 어려움도 결코 외면하지 않았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불법건축물 양성화 대행이었다. 불법건축물은 철거할 때까지 이행강제금이 반복하여 부과된다. 또한 건축법 위반으로 고발되어 벌금이나 과태료가 부과되고, 벌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한 후에도 건축물대장상 ‘위반건축물’표시가 기재되어 재산권행사에 많은 제한이 따를 수 있다. 김동수 대표는 “불법건축물 양성화를 통해 서민주택 소유자에게 재산가치 증가를 부여한다”며 “불법건축물이 적법하게 되어 매매나 임대, 담보설정 등 재산권 행사에 제한이 없어질 뿐 아니라 전용면적이 증가될 수 있다”고 밝혔다. ‘건축은 소통’이라고 강조하는 김동수 대표. 그는 “하나의 건축물은 건축주 개인의 소유일 뿐만 아니라 그 건축물을 보고, 지나치고, 사용하는 모든 불특정 다수의 감성과 생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축가로서 사회적인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그는 건축을 할 때 가장 많이 고려하는 것이 역사성이나 장소성이다. 김 대표는 “건축물이 위치하는 곳이 한적한 산속인지 들판인지, 혹은 주택가인지 번화한 상점가인지, 그리고 예전에는 어떤 것들이 존재해왔는가도 살펴보면서 꼭 그 자리에 어울릴만한 건축물을 설계한다”며 “그게 결국 소통이 되는 거다. 건축물과 사람의 소통, 또 그 건축물을 경험하는 사람과 사람간의 소통. 무심코 길을 지나가다가도 건물이 마음에 들어 한 번 쯤 들어가 공간을 느껴보고 싶고, 뜻하지 않은 해프닝에 맞닥뜨릴 수 있는, 적극적인 건축물과 사람과의 소통을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후에 서울 근교에 카페를 하나 만들어 건축하는 사람, 음악 하는 사람, 문학하는 사람,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고 자발적인 소모임도 가지면서, 정보도 나누고 교류도 하면서 서로에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김 대표. 사람 냄새 나는 건축으로 우리에게 행복을 선사해나갈 그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