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말 전국 친환경 농가 수는 유기, 무농약을 합쳐 총 5만4천360 농가다. 유기, 무농약 농가의 경우 2009년 7만2천농가에서 2015년 5만4천360 농가로 감소했고 전체적인 친환경 농가수를 보면 19만8천891 농가에서 5만4천360농가로 급격히 감소했다.

황태일 기자 hti@

친환경 농업에 종사하는 농가 수가 급격히 감소한 이유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농민들의 소득 증대 기대에 친환경 유기농업이 부응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상묵 완도유기농유자농업인연구회장의 행보가 화제다. 강상묵 회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유기농업 통해 고금도 명품 유자 생산

▲ 강상묵 회장

그동안 우리농업은 농가인구 및 농촌인구의 지속적 감소와 급격한 고령화, 식량자급률의 저하(25% 내외), 도농 간 격차의 확대, 농가간의 양극화와 농촌 빈곤층의 급증, 농가부채의 증가, 농촌 환경(토양, 수질, 공기)의 오염 등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에 강상묵 회장은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기농업을 고집해왔다. 유자는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서 약용으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비타민C가 레몬보다 3배 이상 많아 감기예방에 좋고, 칼슘은 사과보다 10배 이상 함유해 골다공증 예방 등 뛰어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연구결과 나타났다. 특히 고금면에서 생산하는 유자는 맛과 향이 좋아 소비자들에게 명품 유자로 인기가 좋다.

명품유자 산지로 유명한 완도 고금도의 유자는 220농가에서 연간 2천200t을 생산해 30억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성공은 강상묵 회장이 이끌고 있는 완도유기농유자농업인연구회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강상묵 완도유기농유자농업인연구회장은 “유기농업인들이 판로 때문에 유기농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너무 많아 안타깝다”면서 “연구회는 완도군이 미래농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한 ‘바이오 기능수를 이용한 자연그대로 농·축산업 실천’을 목표로 유기농업을 발전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생육조사에서 무농약인증(유기전환)포장을 일반수와 기능수를 구분해 7일 간격으로 총 6회에 걸쳐 다양한 생육조사(착과량, 산도, 당도, pH, 중량, 병해충, 예상수확량 등)를 실시한 결과, 바이오 기능수를 활용한 유자가 일반수 유자에 비해 평균횡경이 약 0.2cm 크고, 과실 중량은 15g더 많이 나갔으며 착과량은 22개 더 많아 최종 예상수확량은 약 280kg/10a 정도 더 증수 된 것으로 조사 됐다. 또한 병해충 예찰결과 유자의 상품성을 하락시키는 응애류는 3배, 흑점병은 1.2배 일반수가 많이 발병했고, 흡즙 해충류는 바이오기능수가 1.5배 더 나왔다.

지난 2014년 출범한 완도유기농유자농업인연구회는 친환경·무농약 인증을 획득한 선도 농업인 등 관내 14개 농가가 참여하여 ‘완도 자연그대로 농·축산업’을 실천하고 있다. 연구회의 수장인 강상묵 회장은 3만9600㎡ 규모의 농장에서 유기농유자를 생산하며, ‘고금유자GAP작목반’ ‘완도자연그대로 유기농거점마을’ 대표와 ‘고금청학동유자영농조합법인’ 총무 등을 맡아 친환경농법과 선진영농기술 전파에 적극 앞장서왔다. 강상묵 완도유기농유자농업인연구회장은 “유기농 유자는 과육의 속이 빈틈없이 단단하다. 그래서 10톤 트럭에 같은 양을 실었을 때 유기농 유자는 관행농보다 많게는 1톤까지 무게가 더 나온다”면서 “지난 가을장마 때에도 유기농은 썩지 않았고 저장 기간이 길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비료와 약제 등 비용면에서 40% 절감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고 강조했다.

유기농업 통한 경쟁력 강화 도모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대기업에 재직했던 강상묵 회장. 그는 지난 2008년 고금도에 정착한 후, 한국방송통신대 농학과와 농업기술센터 농업인대학에서 유기농 유자 재배 기술을 배웠다. 이후 천연 재료를 활용한 친환경 약제와 거름(대체비료) 제조법을 개발하고 ‘고금도 유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매진했다. 하지만 유기농업의 실현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무농약으로 시작했던 그는 한 해 농사 전체를 망치기도 했다. 그 이후로 강 회장은 친환경무농약농산물인증(5년)을 취득한 후 유기농산물전환기(2년)를 거쳐 유기농산물인증을 받았다. 또한 고금면내 유자농가 29호가 참여하는 고금유자GAP작목반을 만들어 농산물이력추적등록,우수농산물인증을 받았고 특히 강회장은 유자농가 중 유일하게 저탄소농산물인증까지 모두 갖추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강 회장은 유기농은 사람과 땅과 나무가 함께 사는 것이라며 친환경교육과 선도농가 견학을 실시하여 지역 주민들과 함께 유기농업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도모했다.

지난 2012년에는 마을 주민들과 함께 ‘고금청학동유자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고 수질과 토양검사기, 당도측정기, 잔류농약분석기 등으로 유자품질과 안전성관리에 만전을 기하며, 농기계 편이장비 등의 구입·보급를 통해 인력난해소와 생산성 향상을 모색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2015년엔 ‘완도자연그대로 유기농거점마을 1호’로 지정되어 마을 전 농가가 유기농산물을 생산하는 특화마을을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강 회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13ha 면적규모로 고품질 유자를 생산하며, 향후 6차산업화를 이루기 위한 가공중심형 사업모델의 구축과 제품 연구개발 등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강상묵 회장은 “올해 고금청학동유자영농조합원의 70%, 내년엔 전(100%) 조합원이 친환경유기농산물인증을 받는 것이 목표”라며 “더욱더 관행농업을 하는 농가를 대상으로 친환경 유기농 실천에 보탬이 되어 도시민들이 안전하고 품질 좋은 유자를 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아울러 더불어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사는 마을, 유기농법 실천·확산, 완도유자 명품화 등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NM

▲ 2015년엔 ‘완도자연그대로 유기농거점마을 1호’로 지정되어 마을 전 농가가 유기농산물을 생산하는 특화마을을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