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가 암흑기다. 갈수록 하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이제껏 국가간 성장 명암이 시소 현상을 보이면서 세계경제를 서로 떠받치는 형국이었지만 성장세 약화에 성장을 주도할 국가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황태일 기자 hti@

세계경제 불안이 확대되면서 경제심리가 위축되고 호전된 경제지표를 보이던 우리경제도 위태로워졌다. 국내경기의 향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수출은 호전되기 어려워지고 기업수익성 악화, 고용과 임금상승세 둔화로 확산되면서 내수경기의 비타민을 잃게 될 전망이다.

미립자 분쇄·분체기술의 국산화에 성공

▲ 안태철 대표

경기악화로 국내 기업들이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분체기계(주)의 약진이 눈에 띈다. 지난 1982년 설립된 한국분체기계는 국내 초미립 분쇄 및 분체기술의 대표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기계산업은 물론이고 분쇄·분체기계 분야에 있어 기초 기술이 없는 후발국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분체기계는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기술선진국에 의존하던 미립자 분쇄·분체기술을 국산화한데 이어 초미립 분쇄시스템(Micro Pulverizing System)을 역수출하면서 글로벌 강소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제고했다.

설립 초창기부터 R&D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온 한국분체기계는  한국화학연구원, 서울대학교, 한양대학교, 영남대학교 등과 MOU를 체결하고 수년 동안 연구를 진행해왔다. 그 결과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GMP), 품질경영시스템(ISO 9001), 환경경영시스템(ISO 14001), 기술혁신중소기업(INNO-BIZ), 벤처기업 등 다양한 인증을 획득하고 차별화된 제품군 개발에도 성공할 수 있었다. 안태철 한국분체기계(주) 대표는 “분체기계는 특히 아주 미세한 하자가 있어도 곧바로 고객사의 공정업무에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 “한국분체기계는 이를 방지하고자 ‘무결점 제품’ 생산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강조했다.

▲ AIR JET MILL STSTEM

한국분체기계의 대표 제품군은 바로 ‘마이크로 에어제트밀’과 ‘마이크로 에어 클래시파이어밀’로, 현재 독일,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신소재 개발에 적용되고 있는 초미분(1Micron)이하인 서브마이크론(Sub Micron-nano) 수준의 분쇄·분체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제품들은 타 기종과 달리 철분이 전혀 발생하지 않고, 분쇄시 온도 상승이 매우 적으며, 기계 내부소음이 환경부 기준치에 적합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할 뿐 아니라 분쇄 후 유지관리도 간편하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HACCP, GMP를 충족시키는 친환경 기기로서, 식품, 의약품, 화장품, 화학, 석유화학, 사료, 비료, 광산, 폐기물, 미네랄 등 산업전반에 걸쳐 적용이 가능하고 내마모성이 견고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우수한 기술력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
한국분체기계는 에너지기술평가원과 손잡고 바이오매스 건조 분쇄장치인 BPS(biomass dryer&pulverizing system) 개발에 성공했다. 안태철 대표는 “BPS는 하수 및 제지슬러지, 가축 분뇨, 음식 쓰레기 등을 고급 비료 및 사료 등으로 바꿀 수 있는 고속회전기류를 이용한 처리장치”라며 “별도의 에너지 없이도 저온감압장치를 이용해 양질의 건조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중소기업 우수제품으로도 선정된 바 있는 이 제품은 유기질 비료를 생산할 수 있는 소더스트 머신(톱밥제조기)을 활용할 경우 농지의 오염을 막고, 농산물의 품질을 높이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설립 이후  거래업체와의 약속, 소비자에 대한 적기적소의 대응, 완벽한 품질보증 등 제품의 품질과 고객의 신용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끊임없는 노력을 거듭해온 한국분체기계.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24시간 긴급 A/S서비스 시스템 구축 등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고객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구축한 한국분체기계는 삼성 SDI헝가리 공장에 초미립분쇄 분체기계를 납품했다. 최근에는 해외시장에도 진출을 시작, 납품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에서도 유수의 제약업체 두 곳과 계약을 맺어 수출을 진행했으며, 중국 옌지에 있는 만원유한공사로부터 수주를 받아 제품을 공급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중동 지역과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베트남 등 동남아를 비롯해 해외 각지에서 잇단 러브콜을 받고 있는 중이다. 안 대표는 “현재에 만족하기보다 지금까지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보완하고 개발해 더 좋은 신기술을 개발하겠다”면서 “또한 국내 기술의 무한성을 세계에 확인시키기 위해 앞으로 모든 역량을 결집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NM  

▲ 한국분체기계는 국내 초미립 분쇄 및 분체기술의 대표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