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천면 문의마을 농번기 공동급식/박민선 기자(사진=남해군)

-남해군 농번기 마을공동급식 지원사업, 지역 농촌에 활력 불어 넣어

(뉴스메이커=박민선 기자) 가을 수확철을 맞아 각 들녘마다 농민들의 손길이 분주한 가운데 남해군(군수 박영일)이 바쁜 농민들의 중식문제 해결을 위해 실시하는 마을공동급식 지원사업이 지역 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농번기 마을공동급식 지원사업은 농업인구의 고령화·부녀화에 따라 가사와 농업을 병행하는 농업인들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마련됐다.  

마을회관 등에 급식시설을 갖추고, 조리원이 식사를 만들어 마을 주민들이 함께 밥을 먹는 사업이다. 

남해군은 지난 2008년부터 이 사업을 시행해 오고 있으며, 올해에는 군내 총 33개 마을에 조리원 인건비와 부식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가사와 농사일을 과중하게 병행하는 여성농업인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주민들은 때를 놓치지 않고 따뜻한 밥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 지역 농민들의 반응이 뜨겁다. 

최근 가을걷이가 한창인 삼동면 영지마을의 한 할머니는 “내가 할아버지 돌아가신 뒤로는 혼자 점심을 묵기도 그래서 맨날 굶고 일을 했는데, 이리 점심때마다 따신 밥을 해주니 얼마나 고맙은고” 라며 조리원의 손을 꼭 붙잡고 연거푸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올해 처음으로 공동급식을 시작한 설천면 덕신마을에 일찍 점심을 먹고 나와 나무 그늘아래 앉아 쉬던 어르신은 “다른 마을에는 진즉부터 공동급식을 했다던데, 우리는 좀 늦긴 늦었지. 그래도 이리 하니까 얼매나 좋노. 자식들도 못 챙기는 점심밥을 군에서 이리 챙겨 준께 참말로 좋다. 내가 본 중에 제일로 효자사업이다”며 웃음 가득한 얼굴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마을공동급식 지원사업은 인구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을공동체를 과거 효를 중시하고 인정 넘치는 곳으로 되살리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첫날 급식 때 사람이 많이 올까봐 한 솥 가득 밥을 짓는 등 발을 동동 굴렸다던 조리원은 “뒷날 고민 끝에 김밥을 만들어 드렸더니 어르신들이 다들 좋아하셨다”며 “쌀 한 톨이라도 아껴 마을 어르신들께 고기반찬을 한번이라도 더 해드리고 싶다”고 어르신들을 위한 효심을 전했다. 

설천 덕신마을의 조리원인 마을 부녀회장은 “남 앞에 음식 차리기가 참 안 쉬운데 저리들 맛있게 드셔주시니 고맙다. 음식하는 것도 좋아하고 취미가 있었는데 공동급식을 하는 것이 내 적성을 살려주니 나한테 딱 맞는 일 같다. 급식 내내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어르신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남해군은 지난 2008년 경남도내 최초로 농번기 마을공동급식 지원사업을 실시했으며, 농촌의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한 맞춤형 사업으로 자리 잡아 이후 도내 각 시군에 확산되는 모범사례를 보였다”며 “이번 사업의 취지는 농민들이 점심 한 끼를 해결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마을 주민들이 서로의 안부를 묻고 농사정보를 공유하며 소박한 정을 나누는 장이 마련된다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군내 대부분의 마을이 신청을 희망하지만 조리원을 구하기가 힘들다”며 “요리에 자신 있고 농사일이 적으신 분의 봉사로 많은 분들이 행복한 점심을 드실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