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여행은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의 내면을 되돌아보게 하는 매력이 있다. 사찰의 고즈넉함은 거침없이 내닫는 인간사의 혼잡함을 잠시나마 접고 영육의 고단함을 달래게 하는 청량제 이상이다.

▲ 세계적인 불교 테마파크를 조성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혜성스님

전라남도 광양시 다압면 신원리에 자리 잡고 있는 무등암은 대한불교 조계종 13교구 지리산 쌍계사의 말사다. 삼남 제일의 기도 영험 도량으로 지난 1959년 쌍계사 하동포교원의 춘성스님이 창건하여 1962년 쌍계사의 말사로 등록되었으며, 불사를 통해 건물을 중건하여 현재 대웅전과 원통전, 삼성각, 지장전 등의 불전과 관리동, 불자들의 서원도암으로 건립한 복지연수원 등을 증축했다.

삼남 제일의 기도 영험 도량 ‘무등암’
“무등암은 지리산 쌍계사의 말사로 출발하여 광복과 한국전쟁 등 세속의 풍파를 극복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특히 쌍계사는 우리나라 불교에서 말하는 범패의식을 최초로 시작한 곳으로 무등암의 창건자인 춘성스님의 염불은 삼십 리 밖에서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청명했다고 전한다.” 천상동자가 하늘에서 내려와 춤을 추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섬진강 백사 청송을 마주한 곳에 위치하고 있는 무등암에는 현재 전남 최대의 소원성취 해수관음보살과 330년의 숨결이 살아 있는 목조대세지보살좌상이 전해지고 있다. 특히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 211호로 지정된 목조대세지보살좌성은 전라남도 지방의 불상에서 처음으로 복장물이 발견되어 큰 화제가 되었다. 불상의 크기는 전체높이 62cm, 어깨너비 23cm, 무릎너비 33cm, 대좌높이 8~10cm로, 그 안에서 1678년(숙종 4년)에 ‘차사금’ 등 58명의 시주로 지리산 ‘소은난야’라는 암자에 봉안할 아미타불의 협시불로 조성했다는 발원문과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전신사리보치진언문, 청동으로 만든 후령통 등이 발견되었다. 이는 보살상의 절대연대, 봉안처, 조성동기, 시주자 등의 내용을 알 수 있는 사적자료로 이러한 형식의 보살상은 전라남도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것으로 문화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 사실 무등암은 이러한 문화사적 가치뿐만 아니라 불자들의 소원이 이루어지고 천도가 잘 되는 영험 도량으로 더욱 유명하다. 무등암의 주지 혜성스님은 “무등암의 자랑거리인 해수관음보살과 목조대세지보살좌상 뿐 아니라 불보살의 대자비원력으로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최고의 합격률을 안겨주고 있으며 소원성취 발원의 역사를 이루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무등암 내의 자연석에서 솟아오르는 용왕수는 연중 마르지 않고 병환 치유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난 후에 외부에 개방해 부처님의 원력과 가피를 증명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 간 불사에 매진

▲ 무등암은 지리산 쌍계사의 말사로 출발하여 광복과 한국전쟁 등 세속의 풍파를 극복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특히 쌍계사는 우리나라 불교에서 말하는 범패의식을 최초로 시작한 곳으로 무등암의 창건자인 춘성스님의 염불은 삼십 리 밖에서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청명했다고 전한다

지난 1995년 무등암의 주지를 맡게 된 혜성스님은 지난 10여 년간 선대의 뜻을 이어 신도들의 소원이 이루어질 수 있는 도량을 만들기 위해 불사에 매진하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 인성의 장을 만들고자 지난 2000년부터 이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당시 IMF 여파로 인해 상황이 어려울 때라 주변에서는 불사를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다. 일 년에 1,000만원 정도로 운영되던 무등암에서 2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필요로 하는 불사를 진행하기는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혜성스님은 ‘수학적으로 생각하면 안 되는 것이 불사’라는 신념으로 불사를 시작, 부처님에게 소원성취를 위한 100일 기도에 매진하며 열심히 불공을 드렸고 지인들을 찾아다니며 100만원씩의 시주를 받았는데 그러한 혜성스님의 정성을 부처님도 감복을 했던지 29일 동안 시주받은 금액이 무려 8억원에 달했다. 또 무등암에 다니지도 않는 불자들이 찾아와 시주를 하는 등 5,000만원 이상의 시주가 들어오는 기적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렇게 천신만고 끝에 완공된 불사 개관식에는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2,000여 명이 넘는 불자들이 찾아와 무등암이 창건된 이후 최대의 인파가 몰렸다. 최근 혜성스님은 무등암이 호남의 관문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다양한 계획을 추진 중이다. 무등앞 바로 앞에는 국도가 있고 새로운 다리가 생기면서 전철이 들어와 교통의 요지가 될 수 있다. 특히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선벨트사업의중심이 광양이라 앞으로 무등암이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조건은 충분하다. 혜성스님은 “특히 5월에 개최되는 2012여수세계박람회를 계기로 적극적인 홍보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혜성스님은 무등암에 지어지고 있는 건물을 숙박시설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지역 특산물인 매실주나 임산물,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 등을 마련해 여행객들이 모여들 수 있는 관광명소로 육성시킬 계획이다. 이 외에도 세계적인 불교 테마파크를 조성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혜성스님은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되기 위해서는 매년 1,000만 명이상의 관람객이 찾아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통이 원활해야 하고 육로와 해로, 하늘길이 훤히 열린 곳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가치는 ‘진실’에 있으며, 땀 흘린 만큼의 결실이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삶에 지친 중생들의 소원 성취와 나라의 부국강병을 위해 지금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