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작가 이강화가 오는 5월 15일 구상미술대전을 시작으로 5월 30일부터 인사아트센터에서 32번째 개인전을 개최한다.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릴 이번 개인전에는 대부분 3~7m가 넘는 대작들로 자연을 구현하는 회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 작가 이강화는 자연의 몸짓과 숨결을 모범으로 삼아 합리적 설득 보다는 순수하고 단순한 존재 자체에 인간의 감성을 순응시키는 힘을 표현 하고자 하였다.

“제 작품의 소재는 우리의 생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지극히 일상적이지만 작은 풀꽃들이 제 마음에 와 닿았고 그 느낌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작가 이강화는 찌그러진 서랍, 자루가 달아난 삽날, 부식된 철판, 문갑 등 하나같이 낡고 오래된 바탕 재료 위에 그림을 그린다. 그가 그리는 소재는 채송화와 나팔꽃, 구절초, 엉겅퀴 등 너무 흔해서 눈여겨보지 않던 풀꽃들이다. 작가는 버려진 재료들을 수집하고 수선하면서 재료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

프랑스 유학을 거쳐 초기 어두운 인간의 내면이나 시대에 대한 불안을 그리던 작가는 삶에 대한 해답을 자연으로부터 얻고 ‘생명－긴 호흡’이라는 이름의 작업을 선보였다. 이제 작가는 커다란 나무와 깊은 연못, 담장 사이로 삐져나온 민들레와 강아지풀 등 주변의 하찮은 풀꽃들을 눈여겨보고 이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낡은 바탕 재료 위에 그린다. 마치 눈으로 본 풍경을 그대로 잘라 가져온 듯 재료와 소재는 서로 스며들고 어우러지며 자연의 생명력을 노래한다.

작가가 인위적으로 재단된 삼차원의 기계적 공간을 피하고 원조척인 공간에 사물이 처해있는 그대로를 습득하거나, 합리적인 구조망으로 발현하는 설득이 아니라 존재의 ‘그저 있음’을 순수하고 단순하게 묘사하는 것은 거기에 존재의 비밀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의 정서만으로 이해 할 수 없고 인간의 의식으로 끌어 올 수 없는 것이 바깥 세상에 존재하는 무한한 타자로서의 자연의 몸짓과 숨결을 모범으로 삼는다.

▲ 회상,162x130.3cm,2009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 감성적인 조형미를 이루는 작품이 작가의 진솔함을 담아 4미터가 넘는 화면에 담겨 있는데, ‘자연’은 작가 개인의 삶의 방식과 작품의 정서를 결정하는 원천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 이강화는 자연의 몸짓과 숨결을 모범으로 삼아 합리적 설득보다는 순수하고 단순한 존재 자체에 인간의 감성을 순응시키는 힘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한 작가 이강화는 파리 국립 8대학 조형예술학과 대학 및 대학원을 졸업했다. 지금까지 프랑스, 독일, 중국, 에콰도르, 그리스, 터키, 한국 등을 오가며 총 30회의 개인전과 국내외 유수의 그룹전 및 기획전에 참가하며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그는 현재 세종대학교 예체능대학 회화과 교수로 재임 중이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