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담론의 역사에서 문학과 미술은 서로 대립하고 화해하는 상반된 관계 속에서 발전해 왔다. 한마디로 공생과 경쟁의 양면이다. 장르의 지나친 독립화는 소통과 전달의 측면에서스스로 한계를 지닌다.

▲ 작가 염성순은 우리 문학을 대표하는 이상과 서정주의 시 세계를 시인 김기택과의 2년 간의 합동 작업을 거쳐 화폭에 담아 화제가 된 바 있다.

인문학자 고위공 선생은 “인문학의 위기가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되어 버린 오늘날 그 극복의 길을 ‘학제간의 연구’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문학과 다른 예술의 상호 조명은 인접학문과 학자사이의 협동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그 연구 성과는 교양과 전공을 포함한 대학교육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주목받는 작가 염성순은 우리 문학을 대표하는 이상과 서정주의 시 세계를 시인 김기택과의 2년 간의 합동 작업을 거쳐 화폭에 담아 화제가 된 바 있다.(2008, 눈 갤러리) 무한한 자유를 꿈꾸는 자에게 병든 몸 동물적인 몸은 무엇인가? 폐결핵에서 한 발짝도 벗어날 수 없었던 이상. 관능적인 몸으로 동양적인 영원에 이르고자한 서정주. 무한한 자유를 꿈꾸는 시인에게 병든 몸, 동물적인 몸은 구속일 뿐일까? 고깃덩어리에 불과한 몸을 우주적으로 확장 시키는 시인은 어떻게 영원과 무한에 이를 수 있을까? 
 

이는 국내 최초로 몸을 주제로 시도하는 시와 그림의 합동작업이기도 하다. 몸은 사건들의 각인된 표면이며 분열된 자아의 저장고라는 21세기에 대두된 몸 철학과 연관된다. ‘그림은 말없는 시, 시는 말하는 그림이다’ 라는 두 예술의 표현의 유사성을 말한 이 문구는 “시는 그림처럼”이라는 호라티우스의 유명한 표어와 함께 문학과 회화의 친밀성을 대언하는 고전적 근거로 남아 있다. 근대에 들어와서 자매 예술 혹은 쌍둥이 예술이라는 조어까지 탄생시킨 이 친화 이론은 수많은 예술가들의 창작귀감이 된다. 혼합 장르나 예술통합이 각광을 받는 시기가 있는가 하면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 기억만 남은 나의 몸_종이,아크릴릭펜.78.5x109cm.2002 (1)

그러나 모더니즘 예술로 접어들면서 문학과 미술의 확연한 구분이 점차 약화 되며 서로 다른 예술의 비교는 20세기 후반 그 개발의 필요성이 증대되어 왔다. 우리 문학계에 호평 받고 있는 시인 김기택의 이상, 서정주 시론과 현대 미술가 염성순이 옭아낸 그림들은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하였으며, 일회적 개인전으로 끝나지 않고‘시와 몸과 그림’이라는 표제를 달고 단행본으로 출간된바 있다. 이는 각박한 현실에 시와 그림을 찾는 유·무명 작가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기자가 만난 화가는 너무 고생을 많이 했던 프로젝트라며 왜 본인이 우리 문화의 공공성을 홀로 짊어져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조선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한 작가 염성순은 프랑스 베르사이유 미술대학교에서 수학했다. 지금까지 총 10회의 개인전을 가진 작가는 미완의 네러티브- 일민미술관, 밤속의 또 다른밤 전, 파리 조형 예술가회전, 예술가로 산다는 것, 한국미술 44개의 퍼즐, 평론가가 뽑은 22개의 퍼즐, 현대 문학 돕기 미술인 67인 전, SEOUL ART FAIR, KIAF(KOREA INTERNATIONAL ART FAIR), 아트로드77특별전, 등 국내 유수의 그룹전에 참가하며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