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사상 처음으로 중국 시장점유율 10%를 돌파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 1~2월을 기준으로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10%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가 중국 시장에서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현대차동차그룹 정몽구 회장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점유율은 9.8%였다. 중국 시장에서 두 자릿수 점유율은 매우 달성하기 힘든 수치로 알려진다. 현재 중국 시장에서 1위인 폭스바겐의 시장점유율은 18.4%이며, 2위 GM의 시장점유율은 10.4%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시장점유율 3위 현대기아차와 2위 GM의 점유율 차이는 불과 0.4%포인트에 불과하다.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의 2월 판매량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5%와 42.8% 신장했다.

중국 이어 유럽시장도 정복
현재 정몽구 회장은 유럽 시장에서도  승승장구하는 중이다. 2월 월간 기준으로 현대기아차는 사상 최대 점유율을 기록했다. 2월 현대기아차의 유럽 시장점유율은 5.8%다. 현대차의 2월 유럽 시장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6.1% 증가했으며 기아차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31.4% 증가했다. 특히 2월 유럽 전체 자동차 수요는 전년 동월 대비 9.2%나 감소했지만 현대기아차는 모두 판매량이 증가했다. 유럽 시장에서 2월 판매량이 증가한 업체는 다임러벤츠와 현대기아차가 유일하다. 전통적으로 소형차 선호도가 높은 유럽 시장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형차 인기도가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침체에 빠질 때마다, 현대차그룹에 위기가 닥쳐올 때마다, 정몽구 회장은 숨 가쁜 현장 경영으로 위기타개 선봉장 역할을 자처해 왔다. 그는 지난해에만 4월 중국을 시작으로, 6월 미국, 9월 유럽, 11월 중국 등 총 네 차례의 해외 출장을 통해 글로벌 주요 시장의 생산·판매 현장을 점검했다. 올해에도 지난 1월 현대차 중국 3공장 건설 현장 방문 이후 2개월 만에 다시 위기의 진원지인 유럽 시장을 직접 찾았다. ‘82회 제네바모터쇼’도 참관해 신기술과 디자인 등 세계 자동차업계의 동향을 꼼꼼히 파악했다. 정 회장은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에도 위기 진앙지인 미국으로 직접 날아가 현장경영을 펼친 바 있다. 정 회장의 리더십이 관심을 끌기 시작하면서 각종 상도 휩쓸고 있다. 이탈리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자동차 전문지 인터오토뉴스는 ‘2011 글로벌 최고 경영인상’ 주인공으로 정 회장을 선정했다. 단호하고 뚝심 있는 결단력으로 품질 향상을 추진한 정 회장의 경영 능력이 높이 평가됐다. 지난해엔 모터트렌드가 발표한 ‘2011년 자동차 업계 영향력 있는 인물’에서 당당히 2위에 올랐고, 오토모티브 뉴스는 2년 연속 ‘아시아 최고의 자동차 CEO’로 선정하기도 했다.

▲ 정몽구 회장이 기아차 전시관에서 콘셉트카 ‘트랙스터’를 둘러보고 있는 모습

글로벌 일류기업으로의 도약 기반 구축
정몽구 회장은 품질경영을 앞세워 현대차와 기아차를 글로벌 메이커로 탈바꿈시켰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건립,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자동차-철강-건설로 이어지는 그룹의 ‘3각 성장’축을 마련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액 77조7979억원, 영업이익 8조755억원, 순이익 8조1049억원, 영업이익률 10.4%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BMW(12.8%, 2011년 3분기)에 이어 글로벌 랭킹 2위에 올랐다. 정 회장은 올해 700만대 판매(기아차 포함)를 목표로 세웠다. 700만대 목표는 지난해보다 6% 이상 성장한 수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총 660만대를 팔아 2010년보다 15% 성장을 일궈냈다. 판매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르노닛산과 함께 글로벌 자동차업계 4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될 전망이다. 정 회장은 신년사에서 “올해 700만대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 위치한 생산공장과 판매법인 간 원활한 의사소통과 유기적인 협조체제 구축이 중요하다”며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시장과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이 제시한 올해 그룹 경영 방침은 ‘내실경영을 통한 글로벌 일류기업으로의 도약 기반 구축’이다. 이를 위한 실천과제로 ‘품질 고급화’와 ‘시장환경 변화에 대한 능동적 대응’ ‘부문 간 원활한 의사소통과 유기적 협조체계 구축’ ‘R&D 역량강화 원천기술 확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수행’ 등을 제시했다. 정 회장은 3월 초 유럽을 방문해 현장경영에 나섰다. 현대·기아차 유럽지역 사업현황 회의를 주재하며 유럽지역 생산·판매·마케팅 전략을 집중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고객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유럽에서 도출한 해법이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위기 극복의 발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