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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과 붓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心山 강성태
‘그림 같은 글씨’ 느림과 아름다움의 미학을 선사하다
2012년 03월 12일 (월) 18:05:37 이경아 기자 ka6161@newsmaker.or.kr

예로부터 서예술은 ‘동양이 가지는 최고의 예술’이라 불리며 그 명맥을 이어왔다. 밖으로 향하는 힘의 방향을 지닌 다른 예술에 비해 안으로의 끝없는 세계로 파고드는 예술로서 그 끝없는 깊이를 간직한 서예. 수천 년의 역사를 두고 매우 완만하게 혁신적 변화 없이 내려온 서예의 역사에 변혁을 주도하는 이가 있다.

   
▲ 心山 강성태 서예가. 시조시인
전통서예의 틀을 벗어나 ‘그림같은 글씨’로 느림과 아름다움의 미학을 함께 표현하는 心山 강성태 선생. 그림과 글씨가 공존하는 그의 서예술 세계가 선지에 먹향 물들듯 스며든다.

心山서옥’ 사람들 삶 깊숙이 먹향 스며들다
옷깃을 여미는 추위에도 저마다 생명을 피우는 초록의 아담한 정원을 지나 心山서옥으로 들어서자, 강 선생의 따뜻한 웃음과 서예작품들이 어우러져 오묘함을 더한다. 95년 포항 연일읍에서 첫발을 내딛은 후, 지난 해 이곳 효자동으로 신축이전한 심산서옥은 부조전래의 생활예술인 서예의 저변확대를 위해 사람들 삶 깊숙이 자리했다. 얼마 전 원생 40여명과 ‘심산서예 솜씨잔치’를 연 것도 일상에서 서예를 쉽게 접하고 생활예술로써 자리 하게하기 위함이다. 9년 만에 두 번째로 열린 이 행사에서 인근 학교 학생들이 직접 서실을 방문해 또래의 서예작품을 감상하고 체험했을 뿐 아니라, 서실 외부 벽면을 갤러리로 꾸며 마을 주민들도 작품을 볼 수 있게 했다. 입춘을 맞아서는 원생과 주민들에게 올 한해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는 입춘첩을 써 나눠 주며 귀감을 자아냈다. 이렇듯 서예로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선생의 열정은 끝이 없다. 포스코 내 서예 동아리인 포스코 묵림회 회장으로 사내동호인 그룹 활성화와 지역 서예인들과의 작품 교류전을 이어오고, 서예 강좌를 개설해 취미계발과 건전한 여가선용을 이끌었다. 또 서예가이자 시조시인으로 전국적으로 두드러진 시조단체 ‘맥시조문학회’에서 활동하며 시조부흥에도 헌신해왔다. 하루를 25시간처럼 사는 열정어린 삶은 하나의 맥으로 이어진다.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처럼 옛것을 소중히 하고, 그 속에 깃든 정신과 명맥을 우리 후세들이 이어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그의 삶이다.

서예 ‘붓과 혼연 일체되어 마음을 닦는 공부’
   
▲ 선생의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대표적 작품으로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대학원 수학과 부교재 표지로도 개재되어 있는 작품
“서예는 단순히 글씨는 쓰는 행위를 넘어, 가지런한 붓 끝에 흐트러진 마음을 모아 인격을 수양하고, 인내심과 심신을 단련시키는 심미안의 예술입니다. 생활 깊숙이 자리한 기술과 첨단의 삭막함을 순화시키고, 삶의 활력을 불어넣는 동양의 예술이죠.” 배움은 끝이 없듯 마음을 다스리는 배움은 일생토록 연마해야한다. 그래서 붓과 혼연일체 되어 마음을 닦는 서예의 가치를 감히 잴 수 없다. 선생은 다람쥐 챗바퀴 돌듯 바쁜 현대인들에게서 서예의 가치와 그 속에 깃든 선조들의 정신이 잊혀져가는 데 안타까움을 전한다. “음악치료, 미술치료와 함께 최근 서예치료가 정신과 마음의 건강을 찾는 인성치료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그저 즐거움을 주는 취미생활이 아닌, 자아를 키우고 닦아 심신의 안정을 찾는 정신건강에 서예만한 것이 없어요.” 그는 인터넷게임과 학교폭력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당면한 오늘날, 어린세대에서부터 서예를 통해 정서를 순화하고 인성을 다듬도록 당부하며, 지금껏 그래왔듯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이를 위해 혼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시, 서, 화가 만난 ‘먹빛여울展’
   
▲ 萬象更新 <모든 만물이 다시 새로워지다>
글씨와 그림이 한데 어우러진 선생의 작품을 보노라면 하나의 이야기를 품은 듯하다. 눈으로 볼 수 없지만,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이는 아마 오랜 창작의 고뇌가 깃들어서일 터. 시도하고 또 도전하기를 즐기는 선생은 일찍이 민예품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한국의 정서를 보여주고, 시와 먹으로 운치있는 이야기를 담아낸 인물이다. 붓과 먹만 있으면 정적인 서체가 현대적 예술로 재탄생한다.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대학원 수학과 부교재 표지의 서화는 그가 지향하는 예술적 심미안을 보여주는 대표적 작품이다. 공리와 과학의 언어인 수학과 마음의 그림인 서예. 이른바 수학과 예술의 소통을 지향하며 그 두 가지 테마의 교차점에서 시도된 미적분학의 가장 아름다운 공식을 특유의 미적 감각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결코 어우러질 수 없는 두 테마가 아름다운 선에 의해 예술로 승화된다. 오는 3월 2일 열리는 그의 세 번째 전시 ‘먹빛여울展’이 더욱 기대를 모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 서, 화가 하나의 통일된 예술장르로 승화된 이번 전시에서 시간을 먹고 더욱 그윽해진 먹 향처럼 한 층 성숙되고 다양해진 선생의 혁신적인 작품세계가 색다른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주목된다. 붓으로 끝없는 도전의 드라마를 그리는 그에게 서예는 ‘마음으로 듣고 눈으로 즐기는 예술의 감동’이라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그것이 붓 잡고 먹 갈고 창작을 멈추지 않는 이유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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