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월 23일 전격적으로 민주당에 입당했다. 박 시장은 전날 아들 주신씨에 대한 병역의혹을 공개 MRI촬영 등을 통해 깔끔히 해소하자마자 민주당 입당을 결정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

박 시장의 입당으로 민주당은 영남과 경기도 등을 제외하고 광역자치단체장을 대부분 아우르게 되면서 총선과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됐다. 박 시장은 입당의 변에서 “시민이 절대 권력을 이기고, 참여가 낡은 정치를 변화시킬 것입니다. 결국 국민이 국회를 바꾸고, 국민이 대통령을 바꿀 것입니다”면서 “저는 민주통합당이 통합의 깃발이 되고 변화의 물결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평당원으로서 새로운 시대를 위한 소명, 새로운 변화를 위한 소임을 다 할 것입니다”고 밝혔다.

민주당 입당 후 야권연대 작업에 힘 보탤 듯
박원순 시장의 입당으로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를 포함한 2단계 야권 통합 작업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 시장은 자신을 지지했던 시민단체나 통합진보당 측을 의식한 듯 “민주당이 더 양보해서 야권 연대의 감동을 보여주어야 한다. 허벅지 살을 베어내는 심정으로 통 크게 더 많이 양보하고 헌신하고 희생해야 한다”고 쓴 소리를 토해냈다. 박 시장은 한명숙 대표를 포함한 민주통합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대대적으로 환영하자 감사의 뜻을 표시하면서도 민주당의 혁신과 공천혁명 필요성, 새 인물 추가 수혈을 강하게 제기했다. 그는 “개혁과 쇄신, 혁신과 통합에 민주당이 인색한 게 아니냐는 국민의 우려에 마땅히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공천혁명을 주문했다. 이 발언으로 볼 때 박 시장은 앞으로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 작업에 우선적으로 힘을 보탤 것 같다. 민주당이 자만하는 기색을 보일 때는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장악한 서울시의회와는 한층 원활한 관계를 맺을 전망이다. 박 시장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영입을 주도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오늘 입당했는데 그런 말 하기는 좀 그렇다”면서도 안 원장이 서울시장 보선 때 자신을 지지한 점 등을 들며 “원칙적으로 안 원장 같은 분도 민주당에 와서 함께 경쟁하고 정치를 바꿔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박 시장 입당으로 △야권연대 외연 확대 △시민사회세력, 안철수 지지층 확보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이 서울 인천 광주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남 등 총 9명으로 불어났다는 것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김기식 당 전략기획위원장은 “박 시장이 시장 신분이기 때문에 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입당 자체만으로도 통합과 혁신이라는 민주통합당 이미지를 강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박 시장을 지지했던 지지층에 무당파와 안철수 지지층이 겹쳐 있다”며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 외의 표를 확보한다는 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공개 MRI재촬영으로 아들의 병역 의혹 비리 벗어나

▲ 일자리분야 집중회의

박원순 서울 시장은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깨끗하게 씻었다. 지난 1월 8일 강용석 의원은 박 시장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했고 바로 다음날 병무청에 MRI 필름 요구했다. 혜민병원 진단서 발급 의사에 대한 병역비리 기소 전력을 공개하는 등 ‘박원순 저격수’로 거침없이 행동했다. 특히 박 시장의 아들이 뛰는 사진과 동영상 제보자를 모집한다며 현상금을 걸었고 급기야 주신씨의 MRI를 공개했다. 급기야 사실이 아닐 경우 의원직 사퇴를 하겠다며 강수를 뒀다. 그러나 박 시장이 전격적으로 재촬영 방식의 재검을 결정했고, MRI 사진 결과 동일인이 맞다는 발표가 이어지면서 강 의원은 결국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말았다. 박 시장은 서울 중구 서소문 서울시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아들 주신씨의 병역기피 의혹을 제기한 강용석 의원 문제에 대해 “진실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제 반대편에 섰던 모든 분을 용서하겠다. 시민이 심판해줄 거라고 믿는다”면서 의혹을 확대·재생산한 모든 이들을 포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시장은 그러나 “가장 보호받아야 할 개인의 의료 정보와 기록이 노출된 경위는 책임지고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또 “세상 사람들이 다 믿어줄 줄 알았다. 그러나 강용석 의원은 매일 신나서 폭로하고 거기 동조하는 사람들이 가슴을 후벼팠다. 정말 잔인하다고 표현할 정도였다”며 “트위터에 들어가보면 비난으로 가득 차 외롭고 힘들었다. 그 두 달이 정말 잔인한 계절이었다”고 섭섭함을 표했다. 박원순 시장은 “민주주의는 관용으로 시작한다”며 “내 결단으로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성숙하고 상식적인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