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출연한 공익재단의 재단명이 공모 결과 ‘안철수재단’으로 확정됐다. 재단은 지난 2월 6일부터 열흘간 임시로 개설한 웹사이트를 통해 재단명을 공모해 총 4천여 건의 응모작이 접수된 가운데 ‘안철수재단’이 압도적인 응모율을 보였다.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가칭 안철수재단에 출연하기 위해 매각하기로 했던 86만주의 안철수연구소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안철수연구소는 최대주주인 안 원장이 보유 주식 41만5천483주(4.15%)를 장내 매도했다고 지난 2월 21일 공시했다. 앞서 안 원장은 2월 13일부터 17일까지 안철수연구소 주식 44만4천517주(4.92%)를 매각했다. 이날 추가 매각으로 안 원장은 예정했던 86만주(9.07%)의 주식 매도를 완료했다. 주식 매각 대금은 930억5천200만원으로, 전액 재단에 기부될 예정이다.

‘안철수 재단’의 출범 공식 발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지난 2월 6일 오전 서울 프렌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안철수재단’의 출범을 공식 발표했다. 이날 안철수 원장이 밝힌 재단의 운영 방식은 ‘소셜(Social)·모바일(Mobile)·펀(Fun)’으로 요약된다. 그는 “모두가(소셜) 손쉽게(모바일) 즐거운 마음(펀)으로 기부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재단을 운영하겠다”며 “우선 ‘주고받는다’는 개념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기부자이자 수혜자가 돼 서로를 돕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 안 원장은 “주는 이와 받는 이의 경계를 넘어 구성원 모두가 서로를 위해 성장·발전 할 수 있는 ‘친구’가 돼야 한다”며 “재단은 그 사이에서 연결 고리(링크) 역할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의 물질적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첨단 정보기술(IT)을 활용한 기부 플랫폼 조성으로 누구나 쉽게 기부에 동참해야 한다고 전했다. 안 원장은 “IT 전문가로 활동하다 보니 오래전부터 IT에 기부를 접목시킨 해외 모델들에 관심이 많았다”며 “세상이 바뀐 만큼 100년의 역사를 가진 자선단체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기부가 융합된 단체들의 활동이 더 활발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향후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한 SNS기부가 일반화 되도록 제도·기술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거액의 사재출연이나 1인 중심의 장학재단과는 차별화되는 기부 마인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안 원장은 “모자란 이에게 은혜를 베푼다는 사고방식을 탈피해서 시혜자와 수혜자의 개념이 하나가 되면, 모두가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기부를 할 수 있다”며 “이런 수평적 사고를 통해 궁극적으로 사회 구성원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이 ‘SMF’기부문화를 바탕으로 한 재단 운영을 표방한 가운데, 새로운 한국식 기부 재단의 앞날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는 안 원장의 정치 참여 여부

▲ 희망공감 청춘콘서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최대한 절제된 ‘모호 화법’을 통해 스스로를 베일 속에 감추는 ‘신비주의’ 전략을 쓰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를 향한 최대관심은 정치참여 여부인데 이에 대해 확실한 선을 긋지 않고 여러 해석이 가능한 발언을 하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지난 2월 6일 안철수 재단(가칭) 운영 방향 발표 기자간담회에서도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은지 계속 생각하고 있다”면서 “정치도 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정치 입문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제가 정치 참여를 하고 안 하고는 본질이 아니다”라고 한발 빼면서 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저는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발전에 어떤 역할을 하는 게 좋은지 평생 끝없이 고민하고 살았던 사람으로, 그런 연장선상에서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1월 8일 미국으로 떠나면서 “(정치에 대해)열정을 갖고 어려운 일을 이겨나갈 수 있을 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가 1월 21일 귀국 후에는 “저 같은 사람까지 정치를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한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지금까지의 안 원장의 발언을 보면 언제, 어떤 식으로 정치에 참여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사실상 4.11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대선 직행으로 갈수 있지만, 정권교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차기를 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는 최근까지 보름 단위로 자신을 언론에 노출시키면서 대선주자로서의 위치를 계속 유지해 가고 있다. 앞으로는 기부문화 확산 운동에서 성과를 꾸준히 내면서 이슈를 만들어 갈 개연성이 높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