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공연가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달달한 로맨스부터 무한감동과 웃음까지

다양한 장르의 공연들이 2012년 상반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에 공연을 사랑하는 관객들은 골라보는 재미가 여간 쏠쏠하지 않다. 올 상반기 보고 또 보고 싶은, 풍성하고 화려한 공연들의 리스트와 관람 포인트를 짚어본다.

#.  ‘우리 것’ 창작뮤지컬의 힘
우리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을 창작이라 한다. 창작은 거울과도 같다. 우리는 창작이라는 거울을 통해 우리의 실체를 발견하게 되고, 그 모습을 100% 이해하는 순간 창작의 의미를 알게 된다. 창작의 의미는 결국 절대자와 같이 무에서 유를 만드는 행위가 아니라, 미지의 검은 배경에서 작가 고유의 감성에 의해 은닉된 존재를 발굴하는 것이다. 뮤지컬 <명성황후>, <영웅>, <광화문연가>, <서편제> 등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해마다 쏟아지는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에 밀리지 않고 굳건히 우리 것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순수 창작뮤지컬의 대표 작품이라는 점이다.

시대 초월한 웰메이드 뮤지컬 <광화문연가>  
시대를 초월하는 명곡과 함께 2011년 올해의 뮤지컬상을 휩쓴 주크박스 뮤지컬 <광화문연가>가 더욱 완성도를 높여 돌아왔다. 고(故)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로 엮은 <광화문연가>는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충족시킨 작품으로 인정받으며 창작뮤지컬의 힘을 보여준다. <광화문연가>는 세 남녀의 엇갈린 사랑을 그렸으며, 누구나 가지고 있는 첫사랑의 아픔, 우정, 추억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난 아직 모르잖아요’, ‘붉은 노을’, ‘가로수 그늘아래 서면’, ‘깊은 밤을 날아서,’ ‘옛사랑’ 등 주옥같은 30여곡들에 투영,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는다. 덕수궁 돌담길을 배경으로 남자 주인공 상훈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무대전환은 적절하게 이루어지며, 주연 배우들의 고르고 뛰어난 가창력은 깊은 울림을 주기에 충분하다. 특히, 이번 공연은 윤도현, 조성모, 리사, 서인국, 인피니트 성규&우현 등 가수들의 대거 합류하며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커튼콜 이후 배우들과 관객들이 하나가 돼 ‘이 세상 살아가다 보면’과 ‘붉은 노을’을 열창하는 모습은 마치 콘서트장을 방불케 한다. 창작뮤지컬의 새로운 가능성을 연 <광화문연가>는 3월 11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우리 소리의 진수 뮤지컬 <서편제>
판소리꾼의 예술혼을 담은 이청준 동명소설을 무대로 옮긴 창작뮤지컬 <서편제>가 4개월 만에 3월 2일부터 4월 22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재공연 된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보다 더 큰 무대로 옮겨지면서 전체적으로 풍성해진 무대를 선사할 전망이다. 뮤지컬 ‘서편제’는 초연 당시 국내 최고의 제작진이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원작이 가진 묵직한 감동을 무대에 고스란히 담기 위해 조광화 작가, 이지나 연출, 김문정 음악감독 등 실력파 스태프진이 뭉쳤고, 여기에 히트곡 제조기로 유명한 스타 작곡가 윤일상이 처음으로 뮤지컬에 참여해 시작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뮤지컬 ‘서편제’는 우리 ‘소리’를 소재로 하는 새로운 시도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2010년 초연 당시 많은 이들이 관심을 받았으며, 뛰어난 작품성으로 제5회 더뮤지컬어워즈 5개 부분 등을 수상한 바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초연과 달리 대극장으로 옮겨오면서 오케스트라 라이브 연주로 더욱 풍성한 음악을 선보이고, 연주자들이 무대 위에 올라와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할 예정이다. 초연 때 극찬을 받았던 이자람, 차지연, 서범석 등을 비롯해 이영미, 김다현, 임병근, 한지상, 양준모 등 실력파 배우들이 함께해 더욱 깊은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 상상을 뛰어 넘는 블록버스터 공연의 진수
올해 상반기 공연가는 초특급 블록버스터 공연들이 쏟아지고 있어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시기가 아닐 수 없다. 초대형 공연은 다양한 볼거리와 웅장한 사운드, 압도적인 무대 등으로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뮤지컬 <닥터지바고>, <엘리자벳>, <캐치미이프유캔>, <위키드>, 매직쇼 <이은결의 더 일루션> 등은 화려함의 극치와 함께 무대 메커니즘의 진수를 보여주는 올 상반기 대표작들이다.

아름다운 황후의 비극적 삶, 뮤지컬 <엘리자벳>
유럽 명품 뮤지컬 <엘리자벳>이 지난 2월 8일 오픈해 국내 뮤지컬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제작 준비기간 7년과 참여스태프 300여명, 류정한, 송창의, 김준수, 김선영, 옥주현 등 다시 볼 수 없는 초호화 캐스팅으로 대한민국 뮤지컬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 콤비의 최고 히트작 <엘리자벳>은 ‘19세기의 다이애나’라고 불리는 오스트리아 제국 최후의 황후 엘리자벳과 죽음의 사랑이라는 판타지 요소를 결합시켰다. 엘리자벳은 언니 헬레네와 젊은 황제 프란츠 요제프의 맞선에 들러리로 나갔다가 요제프가 한눈에 반해 황후가 됐으나 모든 것을 다 가졌음에도 자유를 얻을 수 없어 결국 불행했던 삶을 살았다. 이 작품은 1992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초연되어 20년간 끊임없이 사랑 받아온 대작으로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화려한 무대, 탄탄한 배우들의 실력까지 고루 갖춰 최고의 무대를 선사한다. 그 시대 트렌드를 이끄는 아이콘으로 통했던 엘리자벳의 화려한 드레스들과 유럽 최대의 합스부르크 황실의 호화로움이 그대로 재현되었으며, 3개의 리프트와 이중회전무대, 브릿지, 특수효과 등은 극의 재미를 극대화 시킨다. 특히, 엘리자벳 역을 맡은 김선영과 옥주현은 진짜 엘리자벳이 살아 돌아온 것 같다는 극찬을 받으며 최고의 뮤지컬 여배우라는 사실을 또 한 번 입증했다. 뮤지컬 <엘리자벳>은 5월 13일까지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된다.

‘스펙터클+감동’ 매직쇼 이은결의 <더 일루션>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와 휴머니즘, 감동이 녹아 있는 블록버스터 매직쇼 AGAIN 이은결의 <The Illusion 일루션>이 충무아트홀 대극장 무대에서 3월 4일까지 펼쳐진다. 국가대표 마술사 이은결의 ‘더 일루션(The illusion)’은 월드 와이드 매지션답게 그만의 환상적이고 독창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세계적 마술가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매직 디렉터 돈 웨인(Don Wayne)이 극찬을 아끼지 않은 ‘쉐도우 매직’을 비롯해 공연에 공수되는 대형 마술 도구를 활용한 거대한 스케일의 마술로 사람들의 상상을 현실화한다. 아울러 기승전결의 감동 스토리를 덧입혀 단순히 ‘눈으로 보는 마술’이 아닌 ‘가슴으로 느끼는 마술’로 탄생, 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또, 쉐도우 매직 ‘아프리카의 꿈’과 동심의 세계로 빠져드는 환상극 ‘스노우맨’ 등 다이내믹하고 버라이어티한 마술 공연뿐만 아니라 타 예술 장르와의 코웍(Co-work)을 시도해 보다 화려하고 흥미진진한 무대를 연출한다. 언제나 마술 그 이상을 보여주는 이은결은 재치 넘치는 이야기로 관객들과 끊임없이 호흡하며, 이번 ‘더 일루션(The illusion)’을 통해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할 것이다.

#. 작지만 강한 대학로 소극장 공연
많은 관객들이 대형 공연장에 비해 자리가 불편하고 무대도 작은 소극장의 본산지 대학로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대형 무대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재미와 친근함으로 관객들을 유혹하기 때문이리라. 배우들은 눈빛과 손짓 하나하나 등 섬세한 표정을 읽을 수 있는 정도의 거리에서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듯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다. 화려한 무대와 특수효과가 없어도 소극장 공연에는 대극장 공연과는 또 다른 매력이 숨어있는 것이다.

프랑스 매진행렬 연극 <게이결혼식>
아시아 최초 한국 라이선스 초연을 확정 지은 연극 <게이결혼식>은 프랑스 최고의 희극 작가 제라드 비통과 미쉘 민츠의 공동 작업한 작품으로 국민배우 제라드 루쎙이 출연해 800석 규모의 극장에서 장기 공연에 흥행, 프랑스 연극계를 뒤흔들었다. 무엇보다 2011년 1월 프랑스 초연 이후 관객과 언론의 극찬을 받으며 최근까지 매진행렬을 일으키기도 했다. <게이결혼식>은 바람둥이 주인공 ‘앙리’가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 거짓 결혼 생활을 하면서 생기는 해프닝을 리드미컬하게 그린 코미디 연극이다. 명확한 소재에 기발한 상황 설정과 찰나의 순간까지 딱 맞아 떨어지는 타이밍이 폭소를 불러일으키며, 유러피언 특유의 고급스러운 유머를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이다. 프랑스 특유의 고급스런 유머가 살아있는 <게이결혼식>은 오는 7월 1일까지 학전블루소극장에서 공연된다.

당신을 위한 연애 멘토 뮤지컬 <카페인>
새로운 라인업으로 돌아온 뮤지컬 <카페인>은 ‘연애 멘토 뮤지컬’이란 명확한 콘셉트로 연애에 대한 현실감 충만한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이다. <카페인>은 2008년 초연 이후 꾸준히 재공연되며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는 작품으로 일상에서 포착한 ‘연애’의 감정을 위트 있고 현실감 있게 그려내 호평 받아왔다. 연애에 숙맥인 여자 김세진과 연애 고수인 남자 강지민이 만나 연애를 배우며 펼쳐지는 유쾌한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이번 공연은 여러 작품에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여온 실력파 배우 정상훈, 김산호, 윤공주, 김지현의 캐스팅으로 관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배우에 따라 ‘색’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어 다양한 캐스팅 조합에 따라 같고도 다른 작품을 보여준다. 두 배우의 호흡으로 이끌어 가는 2인극 인만큼 배우의 조합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선보여 네 가지 느낌의 <카페인>이 완성된 것. 더욱이 달콤한 보사노바, 경쾌한 재즈, 정열적인 라틴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은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에 한층 생기를 불어넣는다. 4월 8일까지 대학로 컬처스페이스 엔유에서 공연된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