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 산삼을 가리키는 심마니들의 은어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심’은 인삼, 산삼, 장뇌삼, 얼치기삼 중 산삼을 가리키는 명칭이며, 산삼중에서도 썩 괜찮은 산삼을 지칭하는 명칭이기도 하다.

▲ 자연야생산삼 복원 사업 중인 전통심마니(한서야생산삼유통센타 구자문, 백제심마니 박정재)

흔히 방송이나 언론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심봤다~”라고 소리치며 행동하는 모든 것을 전통심마니들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그 속에는 그들만의 관습이 따로 존재한다. 옛날 전통심마니가 산행함에 산짐승이나 사고에 대비해 여러 명씩 조를 이뤄 산행하고 채심된 산삼의 분배 방식을 정함에 있어서도 발견자가 다 갖는 독식의 방식을 ‘독메’라고 하고 함께 산행한 사람들이 공동으로 분배하는 방식을 ‘원앙메’라고 한다. ‘원앙메’의 경우는 같이 채심하면 공동분배를 하기에 경쟁할 일이 없지만 ‘독메’는 발견자의 선점관습에 의거 발견 순간 가장 큰소리로 “심봤다~”고 외치면 함께 산행한 모든 이는 제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 차후의 일을 기다려야 하고 인솔자인 어인마니의 통제하에 처음 발견자와 산삼 발견 주변을 훑어보아 더 이상 산삼이 없으면 인솔자의 해제 소리를 듣고 움직여야 한다. 이렇게 “심봤다~”라고 외치는 심마니들의 전통소리에서 우리는 ‘심’이라는 심마니들만의 은어를 설명할 수 있다.

‘고려인삼’은 자연 상태에서 자생한 삼
토종 ‘고려인삼’을 복원하는 마지막 전통심마니인 홍영선 한서심마니산삼협회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심메마니’는 우리들이 흔히 부르는 ‘심마니’의 바른 옛 명칭이다. 홍영선 회장은 “심=산삼, 메=돋는다 혹은 채심, 마니=사람 혹은 큰사람의 합성어로, 심메마니=산삼을 채심하는 사람, 줄여서 심마니라 한다”면서 “‘심마니’라는 명칭이 ‘심메마니’라는 은어에서 편의상 줄여 부르게 된 명칭인 것을 기억하면 ‘심마니’도 각각의 부르는 명칭이 따로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전통심마니 중 대장격인 어인마니의 안목으로 산삼을 설명하자면 ‘산에서 자란 삼 중에서 산삼의 씨앗으로 태어나 자연 상태에서 자생한 (천종) 삼중 최소 25~30년 이상의 삼’이다. 지난 20여 년간 홍영선 회장은 토종 고려인삼을 복원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홍 회장은 “무조건 개량하고 편리만을 추구하는 것이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면서 “특히 한민족 고유의 전통과 정서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산사나이들의 삶 속에는 현 시대의 첨단 과학으로도 풀지 못하는 신비가 숨어 있다”고 밝혔다. 오늘날 우리가 마트나 재래시장, 또는 약초골목에 가면 가장 눈길을 많이 주는 약초가 바로 인삼이다. 그러나 그 인삼이 우리가 신비롭게 알고 있는 ‘고려인삼’의 그 인삼은 아니라는 것. 홍 회장은 시장통이나 마트에서 보는 인삼은 몸통만 비대하게 키운 삼이고, ‘고려인삼’의 인삼은 자연 야생에서 스스로 자란 인삼이다“고 덧붙였다.

20여 년간 토종 고려인삼 복원 사업에 매달리다

▲ 전통심마니가 전하는 산삼감정기법 -진의비밀

사실 토종 고려인삼의 복원 사업에 뛰어든 이가 홍영선 회장만은 아니었다. 선배심마니의 선배심마니들이 한번쯤은 시도해보았고 실패도 해 보았던 사업 중 하나가 바로 토종 고려인삼의 복원이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는 그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던 사업이기도 했다. 홍 회장은 “토종 고려인삼의 복원은 전문심마니, 경제력, 단체의 3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가능하다”면서 “선배심마니들의 경우 전문심마니의 조건만 충족했을 뿐 삼을 키워 삼다운 삼으로 만들어지기까지의 기간 동안 버틸 수 있는 경제력과 삼다운 삼을 키워 판매해 줄 단체가 없었기에 성공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최근 우리 주변에 산에 삼을 시어 기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다들 자기 것이 좋다고 떠들지만 전통심마니 입장에서 보면 전부 인삼과 다를 것이 없다. 홍 회장은 “심각한 건 이런 삼을 산양삼이라고 하면서 소비자를 현혹시킨다는 것”이라며 “밭과 산이라는 위치만 바꾸어 놓고 모든 것을 동일하게 적용해 기른 것인데 인삼과 산양삼과의 차이가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 몸통만 부풀려 근수만 많이 나가는 인삼으로는 세계 유일의 진센을 떠들고 산양삼으로 고려인삼의 명성을 회복하겠다고 떠들어 대는 관료나 담당자가 한심하다”고 성토했다. 홍 회장은 현재 인삼이나 산양삼으로는 절대 고려인삼의 신비를 풀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를 풀기 위한 방법은 오직 자연야생산삼인 토종 고려인삼 복원사업 뿐이라는 것. 이 때문에 한서심마니산삼협회에서는 20여 년 전부터 야생산삼 복원사업을 해오고 있다. 홍영선 회장은 “많은 사이비 심마니들이 손가락질하고 뒷배로 자신들의 배만 불릴 때, 토종 고려인삼을 복원하겠다는 일념으로 한 길만을 추구해 온 대한민국 유일의 전통심마니 단체인 한서심마니산삼협회의 작은 노력이 이제 결실을 보게 된다”면서 “전문가인 전통심마니가 그 노하우를 후진에게 전하려 한다. 어렵지만 곁눈팔지 않고 꿋꿋하게 버텨 한서심마니산삼협회 부속 한서야생산삼유통센터가 발족해 단체도 결성되었다. 이제 날개를 활짝 펴고 토종 고려인삼을 당당히 알리겠다”고 강한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