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국가의 성장 동력은 다름 아닌 사람이다. 일찍이 조선시대의 율곡 이이 선생은 인간의 평등과 존엄성을 바탕으로 한 교육지상주의를 부르짖었으며, 중국의 옛 사상가들 또한 인(人)을 중시해왔다.

▲ 한준상 교수는 “우리나라 교사들에게 ‘국가건설자’라는 자긍심을 갖고 교실에 임하게 해주기만 하면 세계적인 교육 강국 핀란드를 넘어서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늘날 한국의 교육경쟁력 강화를 교육방법이 인성과 배움이 동반되지 않은 채 학력위주로만 이뤄지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교육환경으로 인해 한국 청소년들은 인성교육의 부재로 각종 일탈행동을 일삼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학교폭력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나타나며 그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교육도 몸처럼 균형적으로 성장시켜라
오늘날 한국교육에서 사람은 보이지 않고 등수만 보인다. 인격보다는 점수를 평가할 뿐이다. 학생자살용 족쇄들은 매일같이 교실에서 교육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학교를 떠나 길거리에서 헤매는 중도 탈락생들 역시 부지기수다. 한국 학교 교육에 학습은 있지만 배움이 없기에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연세대 교육과학대학의 한준상 교수는 “학습은 성적과 등수를 키우는 일이지만, 배움은 사람을 키우며 인격을 다스리는 힘”이라면서 “배움이란 생명을 존중하게 만드는 힘이다. 자기 마음을 다스리게 하고 자신을 치유하는 자기 단련의 힘이 배움이다”라고 강조했다. 한준상 교수는 우리나라 교육이 본받아야 할 롤 모델로 ’세계적인 교육 강국’ 핀란드를 꼽는다. 하지만 맹목적인 모방은 조심해야 한다고 우려한다. 핀란드는 교육 지표로 본 ‘세계 최고의 나라’ 1위다. 핀란드에 이어 우리나라는 2위에 올랐지만 핀란드의 교육력에 비하면 2%가 부족하다. 한 교수에 따르면, 2%의 차이는 학습방법의 문제가 아닌 한국의 교육철학이 허약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핀란드에서는 미국식 선택과 경쟁이라는 논리 대신 분배와 협력, 자율을 중등교육의 철학으로 삼고 있으며, 특히 교육을 국가의 몸으로 간주한다. 한준상 교수는 “몸에서 심장의 기능이 중요하다고 심장만을 선택하여 그것을 강력하게 만들거나 발이 중요하다고 발만을 집중적으로 키울 수는 없다”면서 “그렇게 키우면 그 몸은 끝내 신체장애, 불구가 될 뿐이다. 균형이 깨진 몸으로는 사람 구실, 나라 구실도 불가능하다. 어느 누구의 몸이든 균형적인 발달과 성장이 필요하다. 교육도 몸처럼 균형적으로 성장시켜야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핀란드의 교육철학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의 학교는 학생에 대해 무조건 책임져야 한다”면서 “초·중등학교는 국가에서 운영되는 의무교육기관이다. 교사가 부모가 되어야 한다. 교사가 먼저 돌봐야 할 것은 학생의 점수가 아닌 바로 학생들이다”라고 강조했다.

국내 교육학 분야의 중추적인 역할 담당
오바마 대통령의 실질적인 교육 참모인 스탠퍼드대의 린다 달링 해먼드 교수가 외국 교육의 성공사례로 핀란드, 싱가포르, 한국을 꼽았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교육은 경쟁력이 있다. 다름 아닌 한국 교사들의 실력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준상 교수는 “우리나라 교사들에게 ‘국가건설자’라는 자긍심을 갖고 교실에 임하게 해주기만 하면 세계적인 교육 강국 핀란드를 넘어서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교육학 분야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한준상 교수는 연세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교육학 석사학위(M.A)와 철학 박사학위(Ph.D)를 마쳤다. 박사학위 논문은 NONSCHOOL INFLUENCES ON KOREAN STUDENT'S ACQUISITION OF IDENTITY WITH KOREAN CULTURE 이다. 1981년부터 연세대학교 교육과학대학 교수로 30년째 재직 중이며, 2012년 현재 연세대학교 교육과학대학 학장을 맡고 있다. 학회 활동으로는 한국 성인교육학회 회장, 한국산업교육학회 회장과 한국교육학회 이사를 거쳐 현재는 한국배움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저서로는 『호모에루디티오』 『Lifelong Education: 모든 이를 위한 안드라고지』 『평생교육의 쟁점』 『학습학』 『이 교육』 『국가과외』 『교육자본론』 『생(生)의 가(痂): 배움』 『학교학의 한계와 배움학의 가능성에 관한 비판적 연구』 『배움학, 그 시작된 미래』 등을 포함한 60여 권의 저서가 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