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에 대한 서울시 공무원들의 기대가 크다. 시민운동가 출신인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가 과거 정치인, 행정 전문가들이 독식했던 서울시장 때와는 분명 달라지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시 공무원에 대한 박원순 시장의 기대치도 높다. 틈이 날 때마다 그는 ‘시 공무원들의 우수성’을 누누이 강조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시장은 취임 이후 시 직원들과 가진 첫 원탁회의에서 “서울시정을 누구와 함께 이뤄갈 것인지 고민했다. 여러 시정 파트너 가운데 가장 중요한 건 공무원 여러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 모두 어려운 공무원 시험을 통과한 우수한 인재들이다. 이런 인재들이 열정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파격적인 주요 정책 결정 방식으로 주목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방식부터 남다르다. 기존에 서울시장단과 일부 고위 공무원들에 의해 서울시의 미래가 결정됐다면 박 시장은 민관 협치, 민관 거버넌스의 이름으로 시민과 시민단체, 공무원들을 주요 결정과정에 끌어들였다. 취임 두 달만에 내놓은 서울시정운영계획은 65명의 분야별 전문가들이 80여 차례의 회의를 거쳐 탄생한 결과물이다. 취임 이후 민생현장을 다니며 시민들로부터 직접 보고 들은 내용들도 녹아있다. 이에 대해 한 고위 간부는 “굉장히 짧은 기간에 기존 시정기조,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집어 놓은 것”이라면서 “2달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어떻게 이런 계획서를 만들어 낼 수 있었는지 놀랍다”며 찬사를 보냈다. 조직개편에 이어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 단행된 고위 공무원에 대한 인사는 박원순 시장의 뒤를 늘 수식어처럼 따라붙는 ‘파격’ 그 자체였다. 서울시 1급 고위 공무원 6명 가운데 5명을 자진사퇴 시킨데 이어 후속 인사에서도 1급 자리인 주택정책실장에 비고시출신을 발탁하고 역시 1급인 복지건강실장에는 고시 기수를 파괴한 파격인사로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이 같은 박 시장의 인사에 시 공무원의 반응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비고시 출신의 한 팀장급 공무원은 “그동안 능력에 관계없이 고시 출신이어서 승진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우리에게도 기회를 준 것 같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고시 출신의 과장급 공무원은 “사실 썩 좋은 기분은 아니다”면서도 “고시 출신들도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동안 비고시 출신들에게 제대로 기회를 준적도 없었던 게 사실”이라며 고시 출신사이에 확산되고 있는 위기의식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에서는 박 시장의 시정 운영 방향이 옳고 그름을 떠나 시민운동가 박원순이 아니라 서울시장 박원순임을 잊고 있는 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서울시정을 제대로 이끌기 위해서는 시장이 특정 정파나 단체에 치우쳐서는 안된다‘면서 ”그런데 박 시장은 무게 중심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또 “공무원들이야 시장이 하자는 대로 따라야 하겠지만 너무 앞서가는 박 시장을 직원들이 제대로 따라갈 수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희망 서울 생활 지표 상시 공개된다
서울시정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박원순 시장의 약속에 따라 시의 내부 살림살이와 정책 추진성과 등 시민생활과 직결된 모든 정보가 300개 항목으로 지표화 돼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된다. 서울시는 ‘희망 서울 생활지표’ 15개 분야 300개 지표를 확정하고, 조사된 결과를 오는 3월 구축되는 온라인시스템에 상시 공개할 계획이라고 지난 1월 25일 밝혔다. ‘희망 서울 생활지표’는 주거와 복지, 교육, 재정 등 시민 생활과 직결된 시의 모든 정보들을 지표화 해 성격에 따라 월 단위나 분기, 반기, 연간 단위로 조사해 내용을 시민에게 공개하는 서울시 정보 백과사전이다. ‘희망 서울 생활지표’의 15개 분야는 복지, 경제, 주거, 여성, 교육, 환경, 문화, 건강, 안전, 도시재생, 교통, 마을공동체, 열린 시정, 재정, 시민일반이다. 분야별 세부지표엔 서울시가 기존에 관리하던 지표 214개와 지난 해 시민공모를 통해 선정된 시민들이 궁금해 하는 지표 9개, 새롭게 시작되는 시정 성과를 보여줄 정책지표 77개 등 총300개 내용이 담겼다. 특히 이 지표에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시 투자기관의 채무규모, 시유재산 수입 증가율 등 시 재정과 관련한 세부사항까지 전면 공개된다. 이 정보는 매년 정기평가를 통해 시민보고서로 발간되고, 향후 구축될 정보소통센터의 공개DB로도 관리된다. 정효성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은 “시민모두의 자산인 시정 정보를 학생, 자영업자, 연구원 등 누구나 접근가능하고 활용할 수 있다”며 “지표의 모든 상세정보는 향후 구축될 서울정보소통센터의 공개DB로도 관리해 시정의 투명성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