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 분야에서 소은 선생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서울한예라이온스클럽’의 조규영 회장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예술’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도예 부문 명실공히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최고의 자리에 있지만 그는 늘 가슴에 ‘봉사’라는 단어를 아로새기며 살고 있다. 현재 서울한예라이온스클럽은 예술인들이 모여서 만든 봉사단체로 최근 경기 침체로 인해 불우한 이웃이 늘어감에 따라 이곳 클럽도 매우 바빠지고 있다. 조규영 회장은 “최고의 자리에 있지만 늘 그 최고의 자리에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모든 이들과 나눌 줄 아는 미덕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 도예를 통해 늘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인내와 여유를 배운다는 조규영 회장

투철한 봉사정신의 소유자 조규영 회장은 전통도예의 혼을 잇는 명실상부한 대가이다. 도자기 제작 과정에서 문양 하나하나를 도장 파듯이 작업하는 양각에 있어 조 회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섬세하고 정교한 예술적 경지를 보이는 도예가이다. 일일이 흙을 파내는 양각기법에서는 작업을 할 때 세심한 주의와 집중력이 요구되는데 백자, 청자, 분청사기를 비롯, 응접세트는 물론 불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도예작품에 뛰어는 양각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십장생, 산수화, 연화무늬, 용, 관음상 등 격조 높은 양각이 빛을 발하여 작품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고 있으며 섬세하고 정교한 조각과 자연적인 아름다운 문양에 작가의 세밀한 정성과 혼이 함께 깃들어져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이 절로 나오게 만든다.

‘자연’을 토대로 ‘자연’을 조각한다
소은 조규영 회장이 도예 문양의 화두로 삼은 것은 ‘자연’이다. 자연의 미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조 회장은 예술의 본류에 자연의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이를 위해 그는 환갑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홀로 일주일에 두 세 차례 산행을 통해 자연과 교감하는 시간을 갖는다. “혼자만의 산행은 인생의 좌표와 의의를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을 주며, 산행을 통해 자연의 법칙을 깨닫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하는 조 회장은 자연 앞에서 한낱 나약한 존재에 지나지 않은 인간이 자연을 배우는 것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정신이 바탕이 되고 있는 그의 도자기 작품은 전문가들로부터 큰 찬사를 받고 있다. 관동대학교에서 미술사를 가르치고 있는 선학규 교수는 “투철한 장인정신이 빚어낸 숭고한 예술이며 전통 예술을 스스럼없이 계승하고 부단히 노력하려는 그의 작품 세계가 엿보인다”고 평한 것을 비롯, “소은 선생이 도자기를 두껍게 빚어 깊게 파는 곳과 얇게 파야 하는 곳의 다양한 제작기법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표현해 입체감을 한껏 살린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통적 기법과 현대적 감각을 가미한 창조적인 작품 발표를 통해 현대인들의 미적 감각을 충분히 만족시키고 있는 조규영 회장은 “옛것을 고집하거나 새것을 가볍다고 해서 배척하는 자세는 예술가의 기본 자세가 아니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독특한 멋과 분위기를 작품에 담고 싶다”고 피력했다. 지금껏 한 달에 서너점 정도의 작품만 발표해 온 소은 조규영 회장은 부유한 일본의 마니아들로부터 다작의 유혹도 받았지만 가차 없이 뿌리쳤다. 오늘의 자신을 있게 한 자연과 그 자연에서 나온 오랜 친구 같은 흙을 그저 돈벌이로 이용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는 주로 대작 위주의 작품을 만들어왔으며 향후 높이 4m 정도 되는 커다란 대작에도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봉사활동을 통해 마음을 다시 한 번 다스려
한편 그가 회장직을 맡고 있는 서울한예라이온스클럽에는 조 회장과 같은 도예 분야의 예술인을 비롯, 회화, 공예, 가수, 탤런트 등 예능 분야에서 신뢰와 존경을 받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봉사단체이다. 조 회장은 “도예로 성공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어려운 이웃들에 대한 적극적인 봉사활동을 통해 안정과 사랑이 넘치는 사회분위기 조성과 대한민국 모든 예술인들에게 보다 많은 의욕을 심어주어 적극적으로 클럽에 참여할 수 있게 열성적으로 일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물질적인 봉사가 아닌 음으로 실천하는 봉사,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봉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클럽에서는 현재 고아원과 양로원, 신체장애자들을 위한 복지관 건립을 진행하고, 정기적으로 빈민을 위한 식량도 공급하고 있으며 효부 및 효자에 대한 표창과 노인들의 여가선용을 위한 기구를 지원해주고 있다. 부친이 한국전쟁 때 작고해 편모슬하에서 어렵게 자랐던 소은 조규영 회장은 그 누구보다 어려운 사람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기에 그의 봉사에는 늘 진심이 서려 있다고.

도예를 통해 늘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인내와 여유를 배운다는 조규영 회장. “자연과 대화를 나누고 끊임없는 자기성찰을 통해 깨끗한 마음가짐으로 매사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에게서 자연에게서 아직 배울 점이 많다는 것과,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돌아보면 우리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