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사회 진출이 두드러지면서 재계에도 ‘여풍(女風)’이 불고 있다. 섬세함과 꼼꼼함을 무기로 특유의 리더십을 펼치면서 남성 최고경영자(CEO) 못지않은 경영 성과를 거두는 여성 CEO가 늘어나고 있다.

▲ 유승분 대표는“획기적 기술연구로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해외 판로를 넓혀 차량 내장재의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해 새로운 경영 분야를 개척했거나 주부 생활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창업해 대박을 터뜨린 여성 CEO도 적지 않게 눈에 띈다. 또 회사에서 ‘유리 천장’을 뚫고 승진을 거듭해 CEO 자리에 올랐거나 오너의 부인에서 총수로 변신한 경우도 있다.

국내 최초로 버스용 스피커 개발해 시판
최근 한국시스템 유승분 대표가 주목을 받고 있다. 부산시 선도 기업으로서 여성벤처기업인의 대외활동에 기여하고 운전자와 승객의 편의를 고려한 제품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국시스템의 유승분 대표는 지난 11월 부산테크노파크에서 열린 혁신기업인 시상식에서 산학혁신부문 우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한국시스템은 버스 차량 내장재 분야의 선두 기업으로 차량용 냉온수기·냉온장고·LED실내 등을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초, 세계 최초의 기술력으로 제품을 선보여 최근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이다. 한국시스템의 가장 큰 경쟁력은 체계적 업무 분담과 지속적인 기술 연구로 남들보다 한 발 앞선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국내 최초로 버스용 스피커를 개발해 시판했으며 차량용 냉온수기·커피자판기도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냉·온장고와 냉·온수기를 접목한 제품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한국시스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제품은 다름 아닌 버스 LED 실내등이다. LED조명등은 조도가 210룩스(Lux) 이상으로 기존 형광 실내등의 조도 60룩스(Lux)보다 3배 이상 밝다. 더욱이 LED등의 전력 소모는 형광등에 비해 약 30~40%정도 낮기 때문에 고가의 버스 배터리 수명도 그만큼 늘어난다.

▲ 냉온장냉온수기복합기

또 LED의 빠른 기술개발 속도를 감안하면 향후 LED등 구입 및 도입 비용은 더욱 줄어들어 중장기적으로는 비용 절감 효과가 매우 크다. 유승분 대표는 “LED조명 설치 운행 결과 버스 이용객인 시민이 좋아하고 버스 회사에서는 비용절감 효과를 얻었으며 부산시는 친환경 도시 이미지로 높일 수 있는 1석 3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국시스템이 개발한 버스 실내에 설치하는 LED조명은 현재 버스 내부 조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직관형 형광등을 대체한 제품이다.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길쭉한 모양의 이 형광등은 양 끝에 달려 있는 뾰족한 전극 사이의 거리가 13mm라는 의미에서 국제적으로 G13베이스로 통용되고 있다. 국내에 설치된 조명 총 8억 8500만개 중 약 50%가 바로 이 G13베이스 형광등이기 때문에 업계와 학계에서는 LED로 대체할 때 시장 창출효과가 어느 것보다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LED광효율이 120~140lm/W까지 향상됐고 수년 내 160~170lm/W까지 개선될 예정으로 G13베이스 LED조명이 고효율 조명의 대표 솔루션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조명문화가 비숫한 중국과 일본으로의 수출길도 넓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획기적 기술연구로 신제품 개발에 주력

▲ 멀티프로그램 조명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시스템. 하지만 유승분 대표가 처음부터 사업의 길을 선택했던 것은 아니다. 결혼 후부터 버스 부품 사업을 하고 있는 남편의 영향으로 평소 버스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을 뿐이다. 유 대표는 “2001년 이후 한국의 IMF가 끝나고 버스차량이 고급화되고 여행객들이 많이 증가하면서 버스 내부 편의시설도 고급화 경향을 나타나게 되었다”면서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던 버스용 냉온장고를 차량에 설치하면 좋을 것 같아 버스업체에 제안을 해보니 상당히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 버스 부품 사업을 하는 남편의 도움으로 버스용 냉온장고 양산을 하면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사업 배경을 밝혔다. 현재 한국시스템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납품 중이며 타 중소기업들이 모조품을 만들어 생산할 정도로 업계에서는 대단한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 혁신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아 한국여성발명협회 회장상을 비롯, 지식경제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동명대학교 산학협력중심대학 육성사업단과의 실질적인 산학협력활동으로 최근 1년간 2건의 기술개발과제 수행, 현장실습 및 기술교류회 활동으로 학생들에게 산업체에서의 현장경험을 쌓을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실무인재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직원들의 만족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일하기 좋은 300대 기업에 선정되기도 한 한국시스템은 최근 해외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유승분 대표는 “현재 40개국에 하고 있는 수출 판로를 체계적으로 구축할 예정”이라면서 “획기적 기술연구로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해외 판로를 넓혀 차량 내장재의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