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는 농수축산업 가운데서도 축산업, 특히 한우농가이다. 한미 FTA 비준안이 통과되면서 존립기반이 흔들리게 된 축산 농민들과 지자체가 대응책 마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 우림농장의 우영묵 대표는 소 한 마리로 시작해 전국 최초로 한우 브랜드 ‘안성마춤’을 개발한, 국내 한우산업의 발전에 있어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둬낸 인물이다

한미 FTA로 줄어들 국내 쇠고기 생산액은 앞으로 15년 동안 3조여 원. 하지만 축산 농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영세농가는 대책 마련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한숨만 쉬고 있는 형편이다. 최근 이러한 상황에서 종축 개량을 통해 축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우림농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전국 최초로 한우 브랜드 개발
현재 2700평의 넓은 부지에 그림과 같은 정경을 자아내고 있는 우림농장. 우림농장의 우영묵 대표는 소 한 마리로 시작해 전국 최초로 한우 브랜드 ‘안성마춤’을 개발한, 국내 한우산업의 발전에 있어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둬낸 인물이다. ‘청풍명월 한우’, ‘함평천지 한우’ 등 지금은 한우에 지역 고유의 브랜드를 붙이는 일이 보편화되었지만 그 시초는 우 대표다. 그는 “농업에서 그나마 돈이 되는 분야가 축산이라고 전망한 사람들이 너도나도 이 시장에 뛰어들자 한우 농가들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개발 배경을 밝혔다. 지난 1998년부터 브랜드화된 ‘안성마춤 한우’는 부천의 한 백화점을 시작으로 현재는 유명 대형 백화점 및 마트까지 공급범위를 넓혀 진출했다. 특히 안성마춤 한우는 생산이력제, 리콜제, 부분육 가공 납품 등을 전국 최초로 실시하며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로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우 대표는 “현재 안성마춤 한우의 유통 책임은 지역 농협이 전적으로 맡아 관리하고 있다”면서 “유통책임을 전담하고 있는 농협에 유통 전문가가 없다 보니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마케팅을 총괄할 수 있는 유통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우림농장에서 사육중인 한우는 총 160마리로 축사는 1000여 톤에 달한다. 아들과 대를 이어 한우농장을 경영하고 있는 우 대표의 아들 역시 우 대표를 닮아 선진 농장 경영법을 배우기 위해 일본으로 유학까지 다녀오기도 했다. 우영묵 대표는 차별화된 한우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좋은 고급육을 만들고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다. 때문에 그는 암소를 번식 목적으로 키우는 것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좋은 곡물을 먹여 키운 한우일 때 최상의 마블링을 지닌 연하고 육즙이 살아있는 맛좋은 소고기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그의 농장에서 사육하는 한우에게는 최상의 곡물 사료만을 고집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 20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개발 중인 불포화지방산, 오메가3, 올레인산 등의 성분을 높인 소고기 개발의 성공이 목전에 있다. 우 대표는 “이번 소고기 개발의 성공으로 포화지방산은 낮추고 불포화 지방산 함량을 높인 많이 먹어도 안심인 소고기 생산에 주력할 수 있게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축산농가 살리기 위해 정부 정책지원 시급
현재 한우 농가들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유가와 국제 곡물가격 상승, 이미 포화상태에 다다른 한우 사육두수의 삼중고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상태다. 열심히 키운 소를 시장에 내다 팔아봤자, 그동안 빚내서 먹인 사료값을 갚고 나면 남는 것은 또 다른 적자뿐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한미 FTA 비준안이 통과되고 나니 국내 한우 농가들의 고통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에 각 농장들은 곡물사료를 섬유질 사료로 대체하는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고 고급육 생산을 위해서 우량 밑소를 생산할 수 있는 암소를 개량하기 위해서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한편 지자체도 FTA대책기금을 마련하고, 친환경축산클러스터를 준비하는 등 피해 줄이기에 나섰다. 특히 지역 농민들의 경영과 기술 혁신 능력을 높이는데 힘을 모으고 있다. 우영묵 대표는 “한미 FTA를 시작으로 밀어닥칠 수입 소고기로 인해 어려움은 겪겠지만 미국에서 수입하는 곡물 사료로 사육하는 농가 입장에서는 좀 더 싼 값에 사료를 먹일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하게 득과 실을 함께 따져 보아야 한다”면서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농업인을 살리고 우리 먹을거리를 지키는 생명산업인 농축산 분야에 정부의 더 많은 관심과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 때문에 농업 현장의 실상이 반영된 중장기적 계획을 가진 정책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