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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우정 나눈 지 130년이나 됐구려”
한·프랑스 정상회담, 북핵 압박 공조…경제·문화 협력 강화
2016년 07월 07일 (목) 01:07:51 신세영 기자 syshin@newsmaker.or.kr

한국과 프랑스의 경제 협력이 양국 정상 간 각별한 신뢰와 국민·기업들의 관심을 바탕으로 정점을 찍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6월 2일(이하 현지시간)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맞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초청으로 국빈 방문했다. 박 대통령은 다음날 3일 오후 엘리제궁에서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수교 130주년을 맞아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 구상을 담은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신세영 기자 syshin@

2016년은 한국과 프랑스가 수교한 지 13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한국은 1886년 프랑스와 한불우호통상 조약을 체결했으며, 광복 이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줄곧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지난 2013년 11월 박근혜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 방문 당시 한국과 프랑스는 2016년 6월 4일,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고자 2015~2016년을 ‘한불 상호 교류의 해’로 지정했다. 이에 ‘프랑스 내 한국의 해’(2015년 9월~2016년 8월)와 ‘한국 내 프랑스의 해’(2016년 1월~2016년 12월)를 통해 문화예술, 체육, 과학기술, 미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행사가 각각 펼쳐지고 있다. 이 행사는 수교기념행사로서는 전례 없이 최장 및 최대, 최다 분야에서 개최되고 있어 한국과 프랑스 전역에 상대 국가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양국 민간의 상호 이해를 확대하는 역사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교 130주년 공동선언 채택
한국과 프랑스가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꽃을 피우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6월 3일 정상회담을 가진 한국과 프랑스는 양자 관계뿐 아니라 국제무대에서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개선문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고 생존해 있는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만나 격려했다. 이후 두 정상은 공동선언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진정한 변화의 길로 나설 수밖에 없도록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지속적으로 철저히 이행하고 필요시 추가 조치를 강구할 것이다. 양국은 북한이 현존하는 모든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포기하고, 모든 국제의무를 즉각적으로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진행상황과 국제사회가 결정한 대북제재의 이행에 대해 보다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또한, 북한의 인권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북한이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보장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프랑스는 한반도에서 지속 가능한 평화와 안정을 달성하고 한반도 평화통일의 기반을 마련해 나가고자 하는 한국의 노력을 평가하고 대한민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 ‘한반도신뢰프로세스’, ‘동북아평화협력구상’ 및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이날 정상회담으로 양국은 첨단산업기술 등의 분야에서 총 27개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올랑드 "한국 정부 대북정책 전폭 지지해"
이번 공동선언은 박 대통령 취임 이후 매년 정상회담을 통해 역대 최상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프랑스 양국이 제반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지난해 11월 올랑드 대통령의 국빈 방한 시 채택된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 강화를 위한 행동계획’에 이어 한·프랑스 협력관계를 견인할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회담에서 올랑드 대통령과 한·프랑스 양국 간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분야에서의 협력방안을 구체화하고 북핵 포기를 유도하기 위한 공조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지속가능 개발 등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중점 논의했다. 아울러 한국과 프랑스가 21세기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또, 양국이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신산업 육성을 위해 협력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문화와 사업의 융합 등을 촉진함으로써 미래 신성장동력을 함께 창출해나가기로 했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서 박 대통령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역대 가장 강력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와 유럽연합(EU)의 독자 제재 결의를 도출해내는 데 프랑스가 선도적 역할을 했는데 앞으로도 이러한 협력을 지속해나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에 올랑드 대통령은 “프랑스는 한국의 우방국으로 항상 한국을 지지하고 곁에 있겠다. 북핵을 포함한 대북정책 추진에 앞으로도 우리 입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 채택은 물론 최근 EU의독자 대북 제재 채택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무엇보다 2016년 6월 1일부터 안보리 의장국을 맡게 된 프랑스와의 협력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을 보인다. 프랑스의 대북제재 적극 동참을 요청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올랑드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북한의 도발이 제한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화답했다. 이 밖에 박 대통령은 올랑드 대통령에게 프랑스어권 국제기구(OIF) 옵서버 가입과 파리클럽(Paris Club) 정회원 가입 의사를 전달했다. 옵서버 가입은 비프랑스어권 아시아 국가로는 세 번째로, 불어권 국가들과의 각종 협력의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파리클럽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선진국을 중심으로 결성된 채권국 모임으로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스위스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의 파리클럽 가입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19년 만에 선진 채권국으로서 국제사회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비즈니스 상담회, 215개 바이어 참가…1476억 원 결실
6월 2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1:1 비즈니스 상담회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얻었다. 이날 우리 기업 103개사와 바이어 215개사가 참석해 586건의 상담이 진행됐으며, 1억2380만 달러(약 1476억 원)의 실질적 결실을 거뒀다. 우리 기업 103개사 중 102개사가 중소·중견기업으로 정보기술(IT)·사이버 보안, 소비재·유통, 의료·바이오, 기계·장비, 문화·콘텐츠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하거나 지원을 받는 기업이 13개사이며, 2015년까지 수출 실적이 50만 달러 미만인 수출 초보기업이 54개사로 과반을 차지했다. 주요 바이어는 모노프리, 데카틸롱 등 유통업체, 통신기업인 오랑주텔레콤, 애니메이션 제작·배급사 밀리마주,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 등이다. 프랑스 외에도 독일, 그리스, 폴란드 등 EU(18개국)에서 73개사가 참가했다. 특히 보건·바이오(13개사), 전기·전자(7개사), IT·보안(5개사) 등 신산업 관련 업체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실제로 100여 명의 현지 업체 관계자들이 참가해 큰 관심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비즈니스 상담회와 같이 열린 ‘한·불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해 양국 간 교역과 투자 확대, 에너지 신산업, ICT 융합, 바이오, 창업교류 등의 협력방안을 제시하고 양국 기업의 노력과 협조를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35명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프랑스의 과학기술력과 한국의 응용생산기술을 결합하면 양국이 윈윈할 수 있을 것”이이라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와 한국이 세계 5위, 11위의 경제대국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상호 무역 규모는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이번 국빈방문을 계기로 K콘, 명품식품전과 같은 행사를 통해 다양한 채널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프랑스의 소설가 생텍쥐페리는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에게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일감을 나눠주는 대신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주라고 했다. 오늘 이 자리가 양국이 혁신과 창의가 주도하는 경제로 함께 나아가기 위한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유럽 최초 ‘K콘’ 개최, 한류열기는 뜨거웠다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6월 2일 파리 아코르 호텔 아레나에서 열린 ‘K콘(Con) 2016 프랑스’에 참석해 한류 확산을 위한 문화 외교를 펼쳤다. 우리 문화를 기업의 제품·서비스와 연계해 선보이는 한류 종합 행사인 K콘이 유럽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콘’에서는 한-불 요리사 양성 교육프로젝트, 한국의 미식 문화 등 K-데이 행사가 마련됐으며, K-푸드, K-콘텐츠, K-투어, K-에듀케이션 등 주제별 전시체험존이 구성됐다. 콘텐츠 기업과 우수문화상품 등 60여 개 기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으며, 한류 콘텐츠, 우수문화상품, 한국관광 및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 등 다채로운 전시·체험 이벤트와 공연을 선보였다.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유럽에서 최초로 개최된 이번 행사에는 연일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틀 전부터 수백 명의 현지 한류 팬들이 행사장 주변에 텐트를 치고 운집하는가 하면, 당일 오전에는 약 1km에 달하는 긴 대기 줄이 이어질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1만2500명의 한류 팬들이 함께한 K팝 콘서트에는 방탄소년단, 블락비, 샤이니, FT아일랜드, 에프엑스(f(x)), 아이오아이 등 인기 아이돌 그룹이 대거 출연해 관객들을 열광케 했다. 또 프랑스 뿐 아니라 영국, 네덜란드, 독일, 스페인, 벨기에, 이탈리아, 스웨덴, 스위스 등 유럽전역에서 티켓이 판매됐고, 프랑스 이외 지역 판매가 40%를 차지할 정도로 유럽 곳곳에서 K팝 열기가 확인됐다. K팝 콘서트에서는 진행자인 가수 이특(슈퍼주니어)이 우수문화상품인 기로에의 ‘당코깃정장’ 한복을 직접 착용하고 진행해 전통문화를 널리 알렸다. 또 샤이니, 방탄소년단, f(x), FT아일랜드, I.O.I 등 출연 가수 전원이 K팝 버전으로 편곡한 ‘아리랑 연곡’을 함께 초연해 ‘한류의 진화’를 알렸다. 이날 박 대통령은 K팝 콘서트 참관 전에 K푸드, K에듀, K콘텐츠 등의 전시체험존을 둘러봤다. 한식 체험존의 모던 한식 레스토랑 한식 코스 메뉴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한식 디저트바 ‘마시따’에 방문해 한류 스타 샤이니의 멤버 민호의 안내를 받으면서 미니 붕어빵을 시식했다. 이어 K뷰티존을 둘러본 후 “한국 화장품이 기술도 뛰어나고 좋은데 알려지지 못해 안타까운 점이 있다. (이번에) 좋은 제품도 소개되니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순방 마지막 날인 6월 4일 박근혜 대통령은 프랑스 남동부 지역 그르노블시에 위치한 에어리퀴드사의 수소전기차 기술연구소를 방문했다. 박 대통령은 수소충전시설, 미세먼지 저감시험 등 수소차 기술 개발 동향 등을 살펴보고, 현대차와 에어리퀴드사 파리의 전기택시 회사와 협력해 시험운행 중인 수소차 택시를 시승했다. 현대차와 에어리퀴드사는 박 대통령의 현지 방문을 계기로 수소차 보급과 충전 인프라 확대에 관한 MOU를 교환했다. 박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은 북핵 압박외교를 확대하고, 새로 유엔 안보리 의장국을 맡은 프랑스와는 ‘흔들림 없는 북핵 기조’를 확인했다. 이와 함께 한국과 프랑스가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음을 재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청와대는 “K팝 공연을 포함한 문화 공연과 관련, 공공 외교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매김 했다”고 평가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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