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기적’,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대변하는 말이다. 전후 불과 50여년의 기간 개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탈바꿈했다. 우리나라 경제가 급성장 가도를 달리는 사이 중요한 한 가지가 잊혀졌다. 바로 ‘공동체’라는 단어다.

황태일 기자 hti@

과거 우리나라는 공동체 의식이 강했다. 소속 구성원 간 나눔, 정, 인연, 협동, 협의 등이 중요시되었다. 마을마다 어르신은 어르신대로, 또 청년이나 아이들은 그 나름대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이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개인 안에서 이웃 간 끈끈한 정을 나누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현재는 누구보다 빠르게 개인주의를 넘어 이기주의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동체를 되살리기 위한 움직임이 각지에서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

전국 최초로 유상 주택관리 사업 추진
최근 은평구의 ‘무엇이든 협동조합’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무엇이든 협동조합은 은평구 집수리 분야의 전문가들인 모인 협동적 조직체로, 은평구 주민들을 위해 집과 관련된 크고 작은 고충들을 저렴한 비용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무엇이든 협동조합의 키워드는 바로 ‘소통’과 ‘관심’이다. 지역 내 주택 전문가들이 지역에 관한 관심과 소통을 통해 내 주위와 지역사회를 돌아볼 수 있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지속가능한 공동체에 눈을 돌린 것 결과가 바로 무엇이든 협동조합의 출발이다.

▲ 조성보 이사장

조성보 무엇이든 협동조합 이사장은 “현재 은평구는 16만호의 주택과 50만 인구가 거주하는 서울시의 6번째 인구 밀집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주택 대다수가 20년 이상 된 단독이나 다세대주택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주거환경에 대한 개선의 욕구가 높다”면서 “하지만 재개발, 재건축 등 전면철거로 지역공동체가 와해되고 원주민의 주거권이 상실되는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기도 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무엇이든 협동조합은 관내 소상공인들을 조합원으로 모집해 전국 최초의 유상 주택관리 사업인 ‘홈컴 서비스’로 지역민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홈컴 서비스는 월 이용료 8,000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형광등 교체, 수도꼭지 누수 등 혼자서 하기 힘든 주택 잔손 보기부터 안전점검까지 주택 문제에 관해서는 무엇이든 해결이 가능하다. 또한 회원이 요청해 비용을 부담할 경우 주택수리, 긴급점검, 개·보수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조성보 이사장은 “형광등 안정기 하나, 도어록을 교체하려고 해도 기본출장비가 3만원이고 아파트의 경우 관리비가 한 달에 10만원 정도다. 무엇이든 협동조합은 저렴한 회비로 연 6회 정기적으로 관리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무엇이든 협동조합은 주택관리가 골치 아픈 집주인, 혼자 사는 여성이나 노인, 손재주가 없는 남성들에게도 인기 있는 서비스로 급부상하는 중이다. 특히 노후한 주택에 거주하는 지역민의 안전과 건물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고 사회적 비용을 줄여 지속가능한 도시를 구축하고 관내 자영업자들에게는 일자리, 일거리가 창출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며 전국 각지에서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차별화된 서비스로 행복한 삶의 터전 제공
현재 무엇이든 협동조합은 은평구청과 MOU 협약을 맺고 단독(다가구), 다세대, 연립주택에 대하여 소액의 관리비를 매월 징수하여 이를 재원으로 아파트처럼 전화 한 통으로 소소한 하자를 해결하고 주기적인 주택관리 및 점검을 통한 은평구의 주거복지 향상을 목표로 행복한 삶의 터전을 제공하고 있다. 조성보 이사장은 “24시간 콜센터를 통해 맞벌이 부부, 독거노인 등 365일 언제든지 상담이 가능하며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점검 및 공사가 가능하다”면서 “다양한 공사 시공경험 및 보수·보강 공사 경험으로 긴급공사까지 가능하며 다년간의 경험이 있는 홈컴 서비스에 특화된 직원들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철저한 사후관리가 이루어진다”고 강조했다. 물질만능주의, 개인주의가 팽배해진 오늘날, 장·단기 단계별 단독주택을 아파트처럼 관리하는 찾아가는 서비스를 실시하여 서민주거 안정 및 관할구의 소·상공인 일자리·일거리 창출을 도모함으로써 지역 공동체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고 ‘상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