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회화가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고유의 친화력 때문이다. 담긴 내용이 반드시 심미적이지 않더라도 개의할 바가 못 된다. 특별한 오브제나 기발한 재료의 도입이 없어도 좋다. 회화의 경계 안에서 유희할 수 있는 여지가 큰 것이다. 미술의 방법적인 요소가 변천을 거듭해도 흔들림 없는 진실이 있게 마련이다. 그 가운데 하나는 화가의 정신이 손작업을 통해 이루어져 온 사실이다.

▲ 작가 권녕호의 특징은 회화 특유의 아름다움과 따뜻함이다. 가볍지 않지만 가슴을 짓누르는 일도 없다. 형상도 있는 듯 없는 듯 그 경계에 서 있다. 마치 금방 잡힐 듯한 모습이 손 내밀면 화면 속으로 사라지는 느낌이다.

주목받는 작가 권녕호의 특징은 회화 특유의 아름다움과 따뜻함이다. 가볍지 않지만 가슴을 짓누르는 일도 없다. 형상도 있는 듯 없는 듯 그 경계에 서 있다. 마치 금방 잡힐 듯한 모습이 손 내밀면 화면 속으로 사라지는 느낌이다. 특유의 뉘앙스가 있는 것이다. 그의 작업 좌표는 고전과 현대를 잇는 가교에 위치해 있다. 작가 권녕호는 우리 문화와 서양문화의 각 요소들을 면밀히 관찰하여 오버랩 시킨다. 그리고 우리에게 익숙한 자연이나 전통적 아름다움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구성했다.

그의 화면은 응결된, 혹은 압축된 자연 이미지를 보여주는데 거기에 미술 고유의 형식미를 결합시키고 있다. 그의 화면에서는 자연의 잉태물을 연상시키는 요소들이 숨어 있다. 주로 식물의 줄기와 잎사귀 모양으로 우리 전통회화에서도 흔히 만날 수 있는 소재다. 권녕호 작가의 작업은 자연의 본성에 대한 통찰이 전제되는데 그가 선택한 것은 군더더기 없이 정제된 자연이다. 동시에 그의 대상들은 유려함을 지녔다. 마치 자연의 생명체가 태동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를 바탕으로 기호와 색채가 적절히 안배된다. 작가 권녕호는 회화의 특성을 십분 활용해 붓과 채색의 용법이 매우 독특하다. 일일이 면을 메꾸어 가지 않고 슬쩍 지나가며, 수용성 안료에 대한 농담의 조절능력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묽은 것과 된 것의 차이를 이해하고 있고 그 틈새를 활용한다. 안료의 드러남과 감춤의 반복을 통해 독특한 마르티에를 가진 화면으로 이끌어내는 것이다.

▲ 그의 화면은 응결된, 혹은 압축된 자연 이미지를 보여주는데 거기에 미술 고유의 형식미를 결합시키고 있다. 그의 화면에 서는 자연의 잉태물을 연상시키는 요소들이 숨어 있다.

프랑스 파리 국립미술학교를 졸업 후 파리 PAA미술학교 교수,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한 작가 권녕호는 지금까지 총 18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국전 및 한국미술대상전, 구상전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오늘의 한국 현대미술, 비엔날레, 싸롱 몽르쥬전, 로랑 가로스 오픈전, 오늘의 한국미술 평면전, 부산국제아트페어 등 국내외 유수의 그룹전에 참가하여 역량을 발휘하고 있으며 그의 작품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호암미술관, 성곡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프랑스 생 홀루르 미술관, 프랑스 데파트망 퓌드돔, 인터콘티넨탈 호텔, 세종문화회관 등에소장되어 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