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미술공예학과 최성재 교수의 분청작업은 전통적인 인화문이나 박지기법 또는 상감을 새겨 넣은 분청사기가 아니다. 그렇다고 잿물을 손으로 닦아 문양을 그려 넣는 전통옹기의 평범하고 무심한 문양도 아니다. 흔히 보아 온 그런 전통적, 전승적 방식의 예사로운 분청사기와는 확연히 구분이 된다.

▲ 최성재 분청도자의 핵심인 드로잉 방법은 반건조된 태토 위에 백토분장을 귀얄로 칠을 하는 기존의 차분한 채색기법만을 고수하지 않고 있다.

최성재 분청도자의 핵심인 드로잉 방법은 반건조된 태토 위에 백토분장을 귀얄로 칠을 하는 기존의 차분한 채색기법만을 고수하지 않고 있다. 최대한 태토와 백토분장의 보다 자연스럽고 강한 농담의 변화를 조절하기 위해 기물을 백토분장에 담그는 덤벙 또는 용기에 담긴 분장을 아예 기물 표면에 곧바로 쏟아 붓기도 한다. 그리고 입혀진 분장이 채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손이나 나뭇가지, 나무나 풀뿌리, 지푸라기, 대나무칼 등의 도구를 이용하여 백토분장이 건조된 기벽으로 스며들기 2~3분 안에 순간적 감흥으로 굉장히 빠른 속도로 힘차게 그려낸 그림이다.

하지만 정통의 도자작업 특성이 모두 그러하듯, 분청도자에 있어 자유로운 창작의 세계로 가기 위해서는 먼저 분청사기 고유의 빛에 대한 본질적 이해와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물론 여기서 고유의 빛이라 함은 흙과 유약 그리고 불의 조화를 의미한다. 결코 평범한 조화가 아니며 그 어느 누구도 넘어서지 못한 영역에 있는 매우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비법이 서려있는 특수한 조화를 의미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자신만의 고유한 분청의 향연을 펼칠 수 있기에, 이 부분에 대한 연구는 가문의 대를 잇기도 하는 것이 상례이다.이렇듯 도자기의 아름다움은 재료를 다루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얻어진다. 과장이나 억지스러움 없이 오랜 세월 동안 숙련된 장인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도화된 작위성으로부터 터득된 흙과 불 그리고 인간이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자연의 미감을 창조해내는 것이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공예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한 최성재 교수는 총 22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국내외 유수의 단체전에 참가하여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그는 경기도 미술대전 대상, 제 2회 국제 도예대전 대상, 제1회 토.도조 공모전 우수상, 제7회 서울 현대도예 공모전 특선 등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 _DSC3591_SAM2_CHOI_1_sora2

현재 최성재 교수의 작품은 청와대, 국립현대미술관, 산바오국제도자예술센터, 홀드니스학교, 미국문화예술재단, IA&A, 티코틴미술관, 뉴욕주립알프레드대학교 쉐인 요셉 국제도자미술관, 하버드대학교 박물관, 보스턴 화인아트미술관, 쉐브르 국립도자 미술관, 빅토리아 알버트 뮤지움 등에서 소장하고 있으며 최성재 교수는 IAC(국제도자아카데미)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