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문화산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여러 지자체는 자신의 지역을 보다 효과적으로 마케팅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몇몇 지자체는 그 열정과 노력에 맞는 성과가 예상되기도 한다. 하지만 성과에 관계없이 지자체 내에 문화콘텐츠마케팅을 담당할 전문 인력과 전문부서가 다소 미흡하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 양림의 역사문화마을 조성을 주도해온 송 교수는 광주3.1만세운동재현행사, 한-중 오선지축제, 역사의 숲 가꾸기, 역사성이 있는 도로명 개칭 등 역사문화마을 양림동을 가꾸고 널리 알리는데 최선을 다해 왔다

최근 지자체의 문화콘텐츠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호남신학대학교 송인동 교수가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역사문화자원본부장이자 박물관장이기도 한 송 교수는 전통과 기독교가 어우러진 역사문화마을의 조성을 주도해온 핵심적 인물이다.

양림의 역사문화마을 조성사업 주도적으로 추진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에서 추진 중인 ‘역사문화마을 조성사업’은 전국 지자체마다 앞 다투어 시행하고 있는 ‘좋은 마을 만들기’의 모범 사례로 손꼽힌다. 송인동 교수는 “양림에서 시작된 좋은 동네 만들기와 그 방법론적 기초는 이제 광주, 나주, 순천, 진주 등을 비롯하여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면서 “문화를 매개로 한 양림동 마을 가꾸기는 지난 2000년 주민 워크샵 이후 역사의 숲 가꾸기, 담장 허물기, 서양길(현 제중로) 보행로 조성 등 주민들이 성숙한 토론을 통해 설정한 마을의제들이 때로는 힘들고 어려운 노력들을 거치면서도 꾸준히 실천되어 왔다”고 강조했다. 양림산의 언덕과 골에 자리한 양림동. 지리적으로는 작지만 어머니 같은 자태의 무등산 허리를 넘어오는 아침 햇살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광주 도심지의 동산인 양림산은 역사문화적으로 야외 박물관처럼 개화기 빛고을의 아침을 일깨운 정신과 가치들이 숨쉬는 동산이며, 이 고장 근대정신의 발아지로서 다채로운 애국애족운동, 자기희생과 섬김의 독특한 공동체 운동 등이 태동된 곳이다. 양림동은 신과 인간, 그리고 자연이 소통하고 시간의 축적이 고스란히 전해져 내려오는 하나의 보물상자다. 선교기념비, 선교사 묘원, 배유지 기념예배당 등 한국 기독교 문화유적을 비롯하여 이장우·최승효 가옥 등 전통문화재, 호랑가시나무처럼 수령이 100년, 400년을 넘긴 거목들이 즐비한 숲과 광주천이 어우러져 있다. 송 교수는 “양림동은 광주와 전남의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지역”이라면서 “광주·전남의 선교·예술·의료·교육 등 개화기 신문화 유입과 보급의 근원이자 인권운동·여성운동·독립운동 등 근대정신과 독립정신의 발전소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쾌적하고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자는 취지로 1998년에 태동된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가꾸기는 벌써 10년이 훌쩍 지났다. 그간 마을 주민들과 마을안의 NGO들의 따뜻한 관심과 참여로 양림동은 새로운 역사를 준비해왔다. 그간의 성과로 지난 2007년에는 양림동 마을 가꾸기의 해묵은 과제였던 문화지도가 주민들과 함께 제작되었다. 약 60곳의 문화자원들을 찾아내었고 그 가운데 30곳 정도를 표시하여, 양림동의 잠재력을 작은 지면에 나타낸 이 문화지도는 전국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마침내 정책 입안의 참고 자료가 되어 양림동이 문화수도 광주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 광주3.1만세운동 재현행사

스토리텔링으로 역사문화마을 양림동을 알리다
일찍부터 양림은 광주 전남에 근대정신과 신문화의 유입과 보급의 통로역할을 하였다. 건축, 음악, 연극, 스포츠, 음식, 의류 등이 새롭게 도입되고 교류되었다. 송인동 교수는 “호남의 유수한 청소년들이 양림에 와서 외국어와 근대문화를 접하였다”면서 “일제 강점기에 중국의 3대 작곡가인 정율성, 차이코프스키의 직계 제자 정추를 비롯한 숱한 예술인을 배출하였고, 박화성, 황석영, 문순태 등 여러 소설가들과 고독의 시인 김현승, 서정주, ‘봄비’의 시인 이수복 등을 비롯한 수십 명의 걸출한 시인들, 그리고 ‘첫사랑’의 극작가 조소혜 등의 발자취가 서린 곳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양림의 역사문화마을 조성을 주도해온 송 교수는 양림의 문화자원들을 스토리텔링으로 구성, 문화해설사 양성 과정 추진하여 3개년에 걸쳐 50여 명을 배출하였고, 광주3.1만세운동재현행사, 한-중 오선지축제, 역사의 숲 가꾸기, 역사성이 있는 도로명 개칭 등 역사문화마을 양림동을 가꾸고 널리 알리는데 최선을 다해 왔다. 그러면서 광주광역시가 추진하고 각계 전문가와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역사문화마을 관광자원화 사업’의 완성도를 높이는데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 중이다.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조성사업은 20만㎡ 규모로 양림산, 호남신학대학교, 수피아여자중고등학교, 기독병원 등 100여년 전 광주를 근대도시로 탈바꿈 시켰던 공간과 건물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총사업비는 국·시비 254억원, 민자 53억원 등 307억원이다. 송 교수는 “이 사업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의 핵심거점 구축, 양림동 정체성을 살리는 경관디자인, 지역주민의 내적동력 확보 등을 전략적 목표로, 양림산 보행네트워크 구축과 숲 가꾸기, 선교사 기념 공원 조성, 광주 개화기 사립학교와 근대 의료기관 복원, 우월순사택 복원, 문화카페, 생태복원 등 29개의 세부사업으로 계획되었으며 2013년까지 단계별로 추진되며, 양림동을 역사문화마을로 가꾸는 첫 단추가 된다”고 설명했다.

▲ 다형 김현승 시비 제막행사를 마치고 시인의 가족,후손들과

아시아태평양YMCA동맹 부회장, 광주YMCA 부이사장, 광주예술인총연합회 특별위원, 독립운동가 오방 최흥종 선생을 기념하는 오방상운영위원장 등을 맡아, 아시아 속의 빛고을로서 광주의 문화부흥을 적극 견인하는 송 교수는 “빛고을 광주가 진정한 문화중심도시로 도약하는 것이 바램이며, 글로벌화(globalization)의 격랑 속에서 다시 붙잡게 되는 것은 마을 곧 로컬(local)의 가치이므로 마을이 살아야 지역도 나라도 세계도 산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