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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제품 쓴 피해자만도 400여 명 규모
형식적인 사과에 사회적 공분만 더욱 커져
2016년 06월 06일 (월) 21:55:23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최근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실이 이슈화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영국계 다국적 기업인 옥시레킷벤키저는 표백제 ‘옥시크린’과 ‘옥시크린 오투액션’, 제습제 ‘물먹는 하마’, 섬유유연제 ‘쉐리’, 세정제 ‘데톨’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장정미 기자 haiyap@

옥시는 PHGM 인산염 성분이 든 살균제 ‘옥시싹싹 가습기 당번제’로 2001년부터 2011년 11월 수거 명령이 내릴 때까지 10년간 판매율 1위를 기록해 가장 많은 피해자·사망자를 낸 것으로 알려진 회사다. 정부가 인정한 가습기 살균제 1·2등급 판정 피해자 221명 가운데 옥시 제품 사용자는 178명으로 파악됐으며, 피해자 연대 집계에 따르면 옥시 제품을 쓴 피해자는 사망자 303명을 비롯해 4백여명에 달한다.

옥시, 뒤늦은 공식 사과에도 논란만 커져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고’로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내고도 이메일 한 통 보내는 사과에 그쳐 공분을 샀던 옥시레킷벤키저가 지난 5월2일 처음으로 공식 사과하고 보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거센 불매 여론과 검찰 수사에 등 떠밀린 뒤늦은 사과여서 논란만 더 키웠다는 지적이다.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옥시 대표는 이날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 살균제로 폐 손상을 입으신 모든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머리 숙여 가슴 깊이 사과 드린다”며 “한국법인과 영국본사 모두를 대표해 전적으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2011년 사고 이후 5년 만에 사과한 데 대해서는 “충분하고 완전한 보상안을 마련하느라 늦어졌다”고 말했다. 포괄적인 보상 방안과 계획도 제시하긴 했다.

사프달 대표는 “질병관리본부와 환경부로부터 1,2단계 판정을 받은 피해자 중 옥시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를 대상으로 보상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1·2차 조사 결과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가 거의 확실(1단계)하거나 가능성이 큰(2단계) 피해자는 221명으로, 이중 177명이 옥시 제품을 이용했다. 옥시는 또 이외 피해자에 대해서는 환경부 산하기관인 환경보전협회에 내놓은 인도적 기금 100억원으로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이날 ‘포괄적인 보상 방안’ 외 구체적인 안은 내놓지 못했다. 보상 규모도 “패널들이 피해자의 의견을 반영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답변하지 않았다. 옥시 제품 사용으로 입은 피해에 대해 당연히 보상을 해야 함에도 그 원칙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한 발도 더 나아가지 못한 셈이다. 책임 대목도 명확히 하지 않았다. 검찰 조사 결과 옥시 내부에서 가습기살균제에 든 공업용살균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유해성을 인식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하지만 사프달 대표는 제품의 유해성을 미리 알았냐는 질문에 “검찰에서 조사하고 있고, 저희도 조사 결과를 알고 싶다”고 책임 인정은 회피했다. 이에 이날 기자회견장을 찾은 가습기살균제피해자·유가족연대 회원들은 기자회견 도중 연단에 올라 거세게 항의하며 울분을 터뜨렸다. 최승운 가습기살균제피해자·유가족연대 대표는 “정말 미안하다면 언론을 이용한 검찰 수사 면피용 형식적인 사과가 아니라 피해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찾아 진심으로 사과하라”면서 “수백 명을 죽인 살인기업 옥시는 대한민국에서 자진 철수하라”고 요구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가피모)과 환경보건시민센터 등도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옥시의 사과는 국민적 불매운동이 겁나 쇼를 하는 것’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옥시의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 최고경영자(CEO) 라케쉬 카푸어를 포함, 이사진 8명을 살인·살인교사·증거은닉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또 가피모와 37개 시민단체는 이날 오전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옥시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보상을 촉구하고 시민들의 불매운동 동참을 호소하는 1인 시위에도 돌입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당초 5월30일로 예정됐던 집단 민사소송을 소멸시효 등을 이유로 2주 앞당겨 5월16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옥시 레킷벤키저 영국 본사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열어둔 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영국 본사가 옥시 인수 후 PHMG를 원료로 사용한 제품에 대한 유해성 여부 실험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단서나 증거가 드러나면 본사를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 검찰의 입장이다. 검찰은 이날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방식으로 옥시 제품을 만들어 납품한 한빛화학 정모 대표와 옥시의 광고담당 직원 등도 조사했다. 이어 지난 5월14일에는 인체에 해로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혐의를 받은 신현우(68) 옥시레킷벤키저 전 대표를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이날 “범죄사실의 소명이 있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신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신 전 대표와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옥시 전 연구소장 김모씨, 선임 연구원 최모씨, 그리고 또 다른 가습기 살균제 ‘세퓨’ 제조·판매사 버터플라이이펙트 오모 전 대표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환경부, 구상금 지급 두고 소송 진행
환경부는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업체 13곳과 구상금 지급을 두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구상권이란 남의 채무를 대신 갚아준 사람이 원 채무자에 대해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환경부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에게 지원한 의료비와 장례비 등 37억5000만원을 갚으라고15개 가습기살균제 관련업체들에게 요구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소액(1300만원)인 산도깨비(제조)와 다이소(판매)외에는 구상금 지급을 모두 거부해 법정다툼으로 이어졌다. 환경부가 제소한 업체는 옥시레킷벤키저를 비롯해 한빛화학, 용마산업사, 롯데쇼핑, 홈플러스, 제너럴바이오 주식회사, 홈페어, 세퓨, SK케미칼, 애경, 이마트, 퓨앤코, GS리테일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의 1·2차 조사결과 103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파악된 옥시레킷벤키저는 “구상금과 관련된 향후 계획이나 대책은 내부적으로 조율 중이다”라고 밝혔다. 옥시레킷벤키저는 지난 5월2일 정부조사에서 1등급과 2등급을 받은 피해자 가운데 옥시 제품을 쓴 피해자를 대상으로 보상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옥시는 3,4등급 피해자들에게는 지난 2014년에 조성한 50억원의 인도적 기금 외에 추가로 50억원을 출연해 지원하기로 했다. 옥시는 구체적인 지원방법은 전문가 조언을 거쳐 7월경 공개할 계획이다.

가습기살균제 제조·유통기업 중 가장 먼저 머리를 숙인 곳은 롯데마트다. 롯데마트는 1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피해를 배상하겠다고 밝혔다. 롯데마트 제품 사용으로 인한 사망자는 22명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롯데마트 또한 구상금 지급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금은 구상금 지급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며 “피해보상 담당팀이 피해자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100억원을 어떻게 쓸지 구체화하는 등 피해를 보상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15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알려진 홈플러스는 “독립적인 전담 조직을 구성하며 정확한 피해 규모가 추산될 때까지 기다리는 중”이라고 답했다. 눈여겨 볼 것은 환경부가 구상금을 청구한 기업엔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인산염이나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를 원료로 사용한 제품 을 생산한 곳 뿐만 아니라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와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를 사용해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회사들도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환경부는 2012년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를 근거로 가습기살균제 원료 중 PHMG, PGH만 폐손상의 원인물질로 인정했다. 이 원료를 사용한 회사는 옥시레킷벤키저, 롯데마트, 홈플러스, 버터플라이이펙트(세퓨) 등 4곳이다. 모두 검찰 현재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반면 애경, 이마트, GS리테일이 판매한 가습기살균제 성분인 CMIT와 MIT는 폐손상과의 인과관계가 정확히 입증되지 않은 상태다. 애경 등은 자사가 판매한 제품과 폐손상 등 인체 유해성 여부와의 인과관계 입증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책임소재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별도의 배상방안 등을 내놓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애경과 이마트 측은 “인과관계가 명확해질 때까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책임 소재가 명확해지면 충분히 책임을 지겠다”라고 해명했다.

원료 생산업체인 SK케미칼 관계자는 “가습기살균제 사건 핵심은 제품 제조·판매회사”라며 “원료 제조사인 우리로서는 최근 사태로 난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 ”이라고 답했다. 이 밖에 환경부가 구상금을 청구한 가습기살균제 제조업체 중 용마산업사, 한빛화학 등은 “가습기살균제와 관련해서는 일절 대응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전했다.

피해자 측, 정치권에 실질적 대책 마련 촉구
지난 5월9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가습기살균제대책특위 첫 회의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분노 어린 눈물로 가득 찼다. 피해자들은 “지난 5년 동안 뭘 했느냐. 답변을 해보라”며 분통을 터뜨렸고, 특위 위원들은 이에 한목소리로 “죄송하다”며 고개 숙였다. 이날 특위 첫 회의에는 20여명의 피해자들이 참석해 의견을 전달했다.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를 탄 피해자 여성과 코에 산소 공급 줄을 꽂은 어린아이의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들은 모두 현재도 치료를 받고 있는 피해자이거나 이번 일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이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의 강찬호 대표는 “5년 동안 이 사건을 방치했다는 부분에 대해 정부와 국회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피해자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정치권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당부했다.

강 대표는 그러면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특별법 추진 ▲청문회와 국정조사 실시 ▲국무총리실 산하 대책본부 설치 ▲가해기업의 대국민사과 등을 요구했다. 그는 특히 전날 당정 협의에서 ‘검찰조사 후 청문회 검토’를 제안한 것과 관련, “검찰수사를 지켜보고 청문회, 국정조사를 하겠다는 것은 안된다”며 “피해자 구제, 재발방지대책을 전면적으로 주워 담아 해결하는 진정한 국무총리실 산하 대책본부를 설치해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가해기업 사장단을 모두 국회에 불러내 대국민 사과를 받아내 달라. CEO도 한국에 불러서, 정부 측도 불러서 사과를 꼭 받아내 달라”고 덧붙였다. 강 대표 외 다른 피해자들도 그간 정부여당이 자신들의 피해에 대해 외면해왔다는 점에 대해 눈물을 쏟으며 재발방지책과 특별법 제정 등을 조속히 추진해줄 것을 당부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연대’의 최승운 대표는 “저는 2011년도에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딸을 잃었다. 대부분 그렇겠지만, 본인이 스스로 자기 자식을 4개월 동안 서서히 죽인 것”이라며 “정부는 억울하면 가해기업에게 소송하라고 방치했고, 우리를 도와주는 사람들까지 우리를 이용하는 사태가 됐다”고 고개를 떨궜다. 최 대표는 “더 이상 우리처럼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세상에 완벽한 법은 없지만 사회적인 보완책을 반드시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가습기살균제 때문에 3살 아이를 잃었다는 한 중년 여성은 자신의 휴대폰 카메라 속에 담긴 아이의 모습을 보여주며 “저는 대한민국 국민이고 법 안에서 보호받고 싶은 사람이다. 나라에서 국민을 보호하지 않는다면 저희는 국민이 아니잖아요”라며 “지금 이 시점부터라도 저희 좀 도와주세요. 관련 업체들 다 처벌받게 해주세요”라고 읍소했다. 또 다른 피해자 남성은 “똑같은 질문을 더민주에도 드리고 싶다”며 “국회에도 요청드렸는데 지난 5년 동안 뭘 했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딸아이를 잃었다는 한 유가족은 “5년 기다렸다가 5년 속았다”며 “이제 더 안 기다려도 되겠습니까. 한 번만 더 속아보겠습니다”라며 결국 말을 잇지 못했다. 한 여성은 “치료비만 상당한 금액이 드는 피해자들을 위해 긴급 지원을 할 수 있는 임시 전담기구를 설치해달라”며 “당장 급한 피해자들을 우선 살려놓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가습기살균제대책특위 위원들은 이 같은 피해자들의 성토에 침통한 표정으로 “죄송하다”고 고개 숙이는 한편, 피해자들의 요구를 최대한 입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또 여야 모두 참여하는 국회 특별위원회 설치를 거듭 촉구했다.

양승조 위원장은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세월호 사건, 메르스 사태와 다를 바 없다”며 “정부 책임자가 피해자들에게 책임있는 사과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보다 적극적으로 방안을 마련하면서 함께 했어야 하는데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특별법을 3건이나 냈는데 무산이 됐다. 늦었지만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피해자 구제, 배상, 재발방지를 위해 정부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고 국무총리실에서 특별기구를 설치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국회차원의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청문회도 열자”고 제안했다. 이언주 특위 간사 또한 “구체적으로 피해자들의 피해보상 또는 피해구제를 할 수 있는 근거 법과 향후 안전관리 체계를 제대로 수립하기 위한 법안 마련에 집중할 생각”이라며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집단소송제도에 대해서도 국회 차원의 특위를 구성해 논의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금태섭 당선인은 “검찰이 오랜 시간동안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점과 소송과정에서 법률가들이 법윤리에 어긋나게 증거를 조작하거나 감정 결과를 숨긴 게 있다면 당에서 찾아내겠다”며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죄송하다”고 전했다. 정재호 당선인은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손해배상, 재발방지 이 4가지 트랙으로 전면적으로 손을 봐야 한다”며 “공무원과 기업이 짜고 쳤을 수 있으니 제대로 파헤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자 지원 법률안, 자동폐기 수순 밟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법률안들이 지난 5월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자동폐기 수순에 들어갔다. 환노위는 이날 오후 법안소위를 열고 ‘가습기살균제의 흡입독성 화학물질에 의한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장하나 의원 대표발의) 등 피해자 구제에 관한 법률안 4건을 상정했으나 의결에 실패했다. 환노위 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이날 법안소위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대책은 완벽하게 만들어야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찔끔찔끔 새 제도를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지금은 장례비와 의료비를 피해자들에게 지급하고 있는데, 그 외에 생활비를 지급하는 방안을 범정부적으로 강구하기로 전날 당정협의에서 논의를 했다”며 “하루만에 그 방안이 나올 수 없다. 예산 수반 문제와 다른 사건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는 만큼 범정부적인 안이 나올 때 관련된 특별법도 만들어지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야당 간사인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야당은 19대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들은 하고 가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화학물질 사용에 관한 피해 전체에 관련된 심상정(정의당)·이언주(더민주) 의원 발의안까지는 할 수 없더라도 가습기 피해자에 대한 구제대책을 규정한 장하나, 홍영표(더민주) 의원안까지는 하고 갈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여야는 환노위 전체회의가 예정됐던 5월11일까지 여야 간사와 환경부간에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한 대화는 이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5월19일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예정돼 있어 사실상 마지막 법안소위였음을 감안하면 관련 법안은 사실상 자동 폐기수순에 들어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20대 국회 들어 새 상임위를 구성, 법안을 다시 발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일러도 여름 이후에나 구제 법안이 통과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환노위는 5월11일 전체회의를 열어 윤성규 환경부 장관으로부터 가습기 살균제 피해와 관련된 현안보고를 받았다.

편의점 3사도 옥시 제품 판매 중지 결정 내려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가 옥시레킷벤키저의 제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CU는 지난 5월9일 “지난 4월 29일부터 본사 물류센터의 옥시 제품 발주를 중단했다”며 “각 편의점 매장에 진열돼 있는 옥시 제품도 순차적으로 철수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GS25도 “옥시 불매 운동과 관련해 고객이 인지하지 못하고 옥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방지하기 옥시 제품 신규 발주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GS25는 점포에 남아 있는 옥시 상품을 본사인 GS리테일이 반품을 받는 방식으로 철수시키기로 했다. 롯데그룹 계열의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이날부터 일부 품목 발주를 중단하기로 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물먹는 하마, 옥시크린 등을 판매하고 있는데 대체재를 찾아가며 순차적으로 판매를 중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편의점이 취급 중인 옥시 레킷벤키저의 제품은 듀렉스 콘돔, 물먹는 하마, 옥시크린, 옥시싹싹, 데톨 손소독제, 미스터펑 등이다. 영국에 본사를 둔 레킷벤키저는 2001년 한국 옥시를 인수한 이후 인체에 해로운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을 넣은 가습기 살균제의 안전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판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과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5월7일 서울 종로구 GS25 종로인사점 앞에서 기자회견과 침묵회의를 열고 편의점에서의 옥시제품 판매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앞서 대형마트들은 옥시 제품에 대한 발주 중단과 축소를 결정했다. 롯데마트는 옥시 전 제품에 대한 신규발주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남아있는 재고 물량은 판매를 지속한다. 할인·추가증정 등 관련행사도 전면 중단했다. 이마트도 옥시 제품의 판촉행사를 중단하고 판매대 진열도 절반으로 줄였다.

제품 발주가 매출과 연계해서 진행되는 만큼 매출이 줄어들면 발주 또한 자연스럽게 줄어든다는 게 이마트 측 설명이다. 홈플러스 또한 옥시 제품에 대한 판촉행사를 중단했다. 홈플러스 측은 판촉행사 중단으로 발주물량 또한 줄어들게 된다며 추가 축소 여부도 검토 중에 있다고 알렸다. 대형마트 3사 노동조합도 옥시 제품 판매중단 성명을 발표했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이른바 대형마트 빅3 노조는 지난 5월2일 발표한 ‘살인기업 옥시 제품 판매를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가해 기업 ‘옥시’의 제품을 더 이상 판매하지 말라”고 대형 할인점 업체들에 요구했다. 옥시레킷벤키저의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소셜커머스 3사인 쿠팡, 위메프, 티몬이 옥시 제품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소셜커머스 업체에서도 생활용품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옥시 제품을 모두 내리기로 한 것이다.

소셜커머스 업체 중 가장 먼저 판매 중단 결정을 내린 곳은 위메프. 위메프는 지난 5월3일 자체 회의를 통해 옥시 제품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다음날부터 제품을 뺐다. 위메프 관계자는 “지난 2일 옥시 측이 잘못을 인정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것을 보고 다음날인 3일 옥시 제품을 빼기로 결정했다”며 “매출 타격이 있더라도 사회적인 도의를 생각해 어렵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여론을 살피던 티몬도 5월4일 오전 불매운동에 동참했다. 티몬 관계자는 “오늘(4일) 오전 내부 회의를 거쳐 옥시 브랜드 전 제품들을 판매 사이트에서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티몬 측은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해 소비자 불매운동이 일어나 판매기업 입장에서 함께 동참하기로 한 것”이라며 판매 중단 이유를 밝혔다. 소설 커머스 업체 중 선두주자인 쿠팡은 5월4일 오후 회의를 통해 가장 마지막으로 판매 중단 결정을 내렸다. 쿠팡 관계자는 “2일자로 옥시 제품의 신규 발주를 중단했다”며 “회사에서 직접 판매하는 제품은 내렸고, 개별 판매자들에게도 옥시 제품 판매 중단 협조를 구해놓은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티몬과 쿠팡은 회사에서 직매입해 판매하고 있는 옥시 제품들은 일체 판매를 중단하고, 개별 판매자들에게 판매 중단 협조를 구한 상태이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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