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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제7차 당대회서 ‘핵보유국’ 지위 천명
5차 핵실험 등 추가적인 도발 감행 가능성 높아
2016년 06월 06일 (월) 01:41:45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제7차 노동당대회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를 통해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천명하고 비핵화 노력을 밝힌 것과 관련, 정부는 진정성이 없다고 평가하고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는 결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정미 기자 haiyap@

통일부는 지난 5월8일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북한을 결코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우리와 국제사회의 일치된 입장”이라며 “국제사회는 유례없이 강력한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를 통해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 우리와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와 압박이 계속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북한이 여전히 ‘핵-경제 병진노선’을 내세우며 ‘핵보유국’과 ‘비핵화’ 등을 운운한 것에 대해 “스스로 핵 포기 의사가 없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북한은 핵개발의 미몽에서 벗어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北 연합성명 “핵공격 능력 최상 수준서 완비”
북한은 지난 4월30일 “핵은 선군조선의 상징이고 존엄이며 자주이고 생명”이라고 발표했다. 5월1일자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정부·정당·사회단체 연합 성명을 통해 “미국과 그 추종세력의 핵전쟁위협에 대응해 나라의 핵공격 능력을 최상의 수준에서 완비해놓은 오늘 우리의 자주이고 존엄이며 생명인 핵을 두고 그 누구도 더 이상 딴 꿈을 꾸지 말아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연합 성명은 올해 들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직접 지휘한 각종 핵무기 관련 실험들과 미사일 발사 등을 열거하면서, 북한이 완벽하게 핵무장화 했음을 강조했다.

연합 성명은 이어 “자강력 제일주의로 전체 인민이 복된 삶을 향유하는 우리 식 경제강국의 눈부신 웅자가 확연해지고 있는 오늘 미국과 괴뢰패당은 그 무슨 ‘제재’와 ‘봉쇄’의 효과에 대해 망상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과 그 추종세력은 우리와의 대결에 매달릴수록 차례질(얻을) 것이란 패배자의 오명과 수치뿐이며 선군조선의 백승의 신화는 영원하다는 것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호언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그 누구에게도 위협으로 되지 않는 우리의 핵에 대해 계속 걸고 들 것이 아니라 조선반도와 주변정세 악화의 화근인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그에 따른 북침전쟁연습부터 중단하는 용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성명은 “그토록 치열했던 전대미문의 대결전에서 이룩한 승리와 기적은 백두산절세위인의 무비의 담력과 배짱, 사생결단의 눈물겨운 노력과 불면불휴의 헌신을 떠나서 결코 생각할 수 없다”며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았다. 북한의 이날 성명은 한미 연합훈련이 끝난 것에 때를 맞춰 내놓은 것으로, 그동안 주장해온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7차 당대회를 겨냥해 이 모든 것이 김 제1위원장의 업적임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北, 미사일 발사 실패는 철저히 함구
북한은 무수단 미사일 발사 실패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4월15일 발사 실패 때에도 보도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 3월18일 노동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이 공중 폭발로 실패한 사실도 함구했었다. 지난 3월부터 총 10차례 23발의 발사체를 발사 했으나, 3차례는 보도하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나머지 7차례의 경우, 다음 날 노동신문 1·2면에 사진과 기사로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모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직접 현장에서 발사를 지휘했으며, “역사적 성공” “모든 기준에 만족” 등으로 선전했다. 지난 3월3일 신형 300㎜ 방사포 발사 때에는 김 제1위원장이 "국가방위를 위해 실전배치한 핵탄두들을 임의의 순간에 쏴버릴 수 있게 항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 사실을 강조했다. 또 같은 달 9일에는 김 제1위원장이 ‘핵무기 소형화·정밀화’와 함께 ‘운반수단 생산 증대’ 등을 주문했으며, 다음날 북한군은 스커드 계열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3월25일에는 청와대와 우리 정부기관들을 목표로 하는 전선 대연합 부대 장거리 포병대의 집중 화력 타격연습을 지도했다.

지난 4월9일에는 김 제1위원장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을 직접 찾아 신형 대륙간탄도로켓(ICBM) 대출력 발동기 지상분출 시험을 참관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렇게 보면 북한이 방사포와 미사일 발사, 핵탄두 관련 실험 등에 대해 보도할 때마다 그 현장에 김 제1위원장이 있었으며,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 대내 공식 매체들은 빠짐없이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이다. 그러나 노동과 무수단 추정 미사일 등 3차례 발사 실패 사실은 이 자리에 김 제1위원장이 참석한 것이 확실해 보이지만, 노동신문 등을 통해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 당국과 상당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5월6일 열린 36년 만의 노동당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 분위기를 위해 ‘실패’ 사실은 철저하게 감추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이번 당 대회가 ‘김정은 시대의 본격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김 제1위원장이 직접 지휘하는 ‘핵무장화와 경제건설 병진’ 노선을 선전하기 위해선 성공 사실만 필요했기 때문이다. 결국 북한은 당 대회를 앞두고 군사적 성과물을 축적하기 위해 연이은 무력시위와 함께 핵·미사일 관련 실험들을 진행해 왔고, 그 과정에서 일부 실패가 있었으며,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충분한 준비 없이 추가 발사에 나섰다가 오히려 체면만 구기게 된 셈이다. 대다수의 북한 주민들은 공식 보도 내용만을 접하기 때문에 실패 사실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발사 지역이 군사통제구역인데다 실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군 관계자들이 이를 함부로 발설할 리 만무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일부에서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사실을 김 제1위원장의 ‘치적’으로 대대적인 선전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주민들로부터 기대한 만큼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하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이 신년사 등을 통해 ‘인민생활 향상’을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이와 무관한 군사적 시위에만 전념하고 있어 주민들이 별로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민들에겐 먹고 사는 문제가 더 절실하기 때문이란 것이다.

북핵문제에 대한 미·중 간 줄다리기 심화될 듯
지난 5월6~9일 치러진 북한 7차 노동당 대회에서 가장 이목을 집중시킨 부분은 역시 북한이 ‘항구적 핵보유국’이 됐음을 선언한 부분이다. ‘핵보유를 통한 미국과 협상만이 살 길’이라는 김정은의 대외전략을 못 박은 것으로 북핵문제에 대한 미중 간 줄다리기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낳는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당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핵-경제 병진노선과 관련 “일시적 대응책이 아니라 항구적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할 전략노선”이라고 규정했다. 나아가 “세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미국 등과 같은 핵보유국 반열에 들어섰다고 주장했다. 핵 문제는 주변 상황에 따라 노선을 달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북한을 규정하는 일종의 ‘국시(國是)’로 못 박힌 셈이다. 선대 지도자인 김정일은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는 논리로 북핵문제에 융통성을 부여하며 특유의 외교력을 구사해 온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김정은 위원장은 ‘병진노선’을 뜯어고칠 수 없는 수준으로 만들었다. 안보부처의 한 관계자는 “병진노선에 대한 의문은 곧 김정은 체제에 대한 의문이라는 철학이 이번 당대회에 담겼다”고 지적했다. 핵무기를 개발 중인 국가가 아니라 이미 핵무기를 보유한 나라가 됐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북핵문제를 풀기 위한 주변국과의 대화와 협상에서 북한이 제시할 ‘조건’이 그만큼 높아질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과거 핵협상이 ‘핵동결- 한미의 지원’의 함수에서 움직였다면 핵보유국인 북한은 동결이라는 중간 단계 없이 북미 간 ‘평화협정’을 논의할 수 있는 빅딜을 원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미 간 평화협정 논의의 출발선이 결국 중국의 매개자로서의 역할이라는 점에서 향후 중국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대북제재를 완전하게 집행하겠다”고 공언했다.

반면 북미 간 평화협정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으며, 특히 이번 당대회에서 김정은이 당 위원장이 오른 데 대한 축전을 보냈다.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하면서도 결국 북미 간 대화를 끌어내려는 모습이다. 대북압박과 북한의 선(先) 비핵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미국이 당장 북한과 핵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아직까지 높지 않다. 그러나 향후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의 가능성에 한국 정부가 대비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중국은 북한이 이번 당대회 전후 5차 핵실험을 실시하지 않은 것을 평가하려 할 것”이라며 “미국이 북한과 대화에 나설 경우 한국 정부의 입장이 난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대북관계를 원만하게 가져갈 경우 국제사회의 대북압박도 느슨해지면서, 강경일변도의 한국정부의 대북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제7차 당대회서 핵·미사일 책임자 전진배치
북한이 지난 5월6일 당 7차 대회 주석단 명단에서 핵과 미사일 책임자들을 전진 배치한 것으로 드려났다. 북한은 이날 당 7차대회 개막식 소식을 전하면서 김정은 제1비서를 중심으로 한 주석단 39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주석단에는 지난 기간 당의 사회주의강국 건설위업을 실현하기 위한 투쟁에서 특출한 공로를 세운 대표들이 자리잡았다”고 소개했다. 이번 주석단에는 김 제1비서가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유엔과 미국, 우리 정부의 제재 대상에 포함돼 있는 박도춘(전 군수담당 비서)이 서열 36위, 주규창(전 당 기계공업부장) 38위, 조춘룡(제2경제위원장)이 39위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사망한 김양건 장례위 명단에는 빠져 있었다. 지난해 11월 리을설 원수 장례위원 명단에서 조춘룡은 서열 167위로 하위그룹에서 이번에 39위로 등극했고 조규창은 리을설 장례위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북한 김정은 제1비서가 당 대회 개회사에서 핵과 미사일 개발을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운 데다 핵, 경제병진 노선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여 이들 군수공업분야 고위간부들의 위상은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주석단 가운데 제재 대상에 포함된 인물은 황병서 총정치국장(3위), 박영식 인민무력부장(8위), 리용무 국방위 부위원장(11위),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12위), 김영철 대남담당 비서(17위), 리만건 군수공업부장(28위)등도 포함돼 있다. 이번 주석단 서열과 김양건 당 비서 장례위원 명단과 비교하면 최룡해 당 비서 서열이 6위에서 이번에는 5위로 한단계 올라 김기남 비서가 6위로 밀려났다. 김양건 당 비서 장례명단에서 11위에 올랐던 강석주 당 비서가 이번에 명단에서 빠져 건강악화로 사실상 대외 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양건 장례위원 명단에 없던 최영림 전 내각총리,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명예부위원장이 서열 21위로 소개돼 일정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유엔 등지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인 리수용 외무상이 22위로 새롭게 등장해 김제1비서로 부터 신임을 받는 것으로 보이며, 임철웅 내각 부총리가 명단에서 빠져 최근 물러난 것으로 판단된다. 안정수 당 경공업부장이 서열 29위로 새롭게 등극했다. 또한 김영대 조선사회민주당 중앙위원회 위원장, 윤정호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조일민 반제민족민주전선 평양지부 대표, 부영욱 재일본조선인축하단 단장, 차상보 재중조선인총연합회축하단 단장이 초대됐다. 이번 주석단 서열에는 군부와 일부 당 부부장, 시도 당 책임 비서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비핵화’ 거부
북한이 이번 당대회에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가운데 5차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발사 등 추가적인 도발을 감행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국내외 전문가들과 당국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북한이 향후 필요에 따라 언제든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지난 5월5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 통제센터로 보이는 곳에서 차량이 포착되는 등 “북한이 조만간 5차 핵실험을 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5월6일(현지시간) 밝혔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5월6일 “(북이) 결심만 하면 앞으로도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5월7일 핵·경제 병진노선을 지속할 뜻임을 밝혔다. 이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가고자 하는 길을 계속 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한마디로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비핵화’를 거부한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추가 도발할 경우 그 시점은 당대회 마무리 시점이나 당대회가 끝난 뒤 일정 시간이 흐른 뒤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국제사회는 유엔 안보리의 추가 제재 결의로 맞설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당분간 추가 도발을 자제하더라도 국제사회는 안보리 결의 2270호의 전면적 이행과 대북 독자제재를 통해 북한에 대한 압박 강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당대회를 통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북한의 의도가 분명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의 향후 행보는 제재에 따른 고통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북한이 제재를 견딜만하다고 판단하면 핵보유국 지위 획득을 위해 추가 핵실험을 포함한 도발을 이어갈 것이고 고통이 한계점에 이르렀다고 느끼면 평화공세 등을 펼쳐 대화와 거래를 시도할 수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하더라도 비핵화 문제를 테이블에 올릴 수 있으면 대화가 가능하고,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하지 않더라도 비핵화를 테이블에 올리지 않으면 협상은 어려울 것”이라면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우리군, 맞춤형 전력 증강 추진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3~4년 내 실전 배치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군 당국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군은 북한이 잠수함에서 SLBM을 발사하기 전 기지에 정박해 있을 때 선제 타격하거나 발사된 SLBM을 탐지·요격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물속에 숨어버린 잠수함을 파괴하기는 어려워 소극적 대책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당국은 지난해부터 북한 잠수함이 기지에 정박했을 때, 출항했을 때, SLBM을 발사했을 때 등 3단계로 구분해 단계별로 전력을 보강하는 계획을 발전시키고 있다. 이는 북한 잠수함이 기지에 정박해 있을 때는 미국의 군사위성 등으로 감시하고 SLBM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이 기지를 출항하면 이지스구축함 레이더와 지상의 탄도탄 탐지 레이더 등으로 SLBM을 감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잠수함에서 사출되는 SLBM이 수면 위에서 점화되는 순간은 짧아 타격이 쉽지 않고 목표 지역을 향해 비행하는 단계에서 요격해야 한다. 요격 수단으로 지상의 패트리엇(PAC)3 미사일이나 이지스 구축함의 SM2 대공미사일이 거론되지만 개전 초기 ‘현무’ 탄도미사일 등으로 잠수함 기지를 선제 타격하는 방안이 확실한 예방책으로 꼽힌다. 군 관계자는 지난 4월26일 “현실적으로 SLBM을 장착한 잠수함이 항구에 정박해 있을때 선제 타격하는 방안이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정박해 있는 북한 잠수함을 선제타격하려면 남한 공격 징후가 분명한 경우에만 타격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현재 해군이 실전 배치한 잠수함 13척(1200t급 9척, 1800t급 4척)으로는 SLBM 탑재 북한 잠수함을 추적하는 데 제한이 많다. 북한은 SLBM을 탑재한 신포급 잠수함 이외에도 70여척의 중·소형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군 당국은 2019년까지 1800t급 잠수함 5척을 추가 배치하고 2020년부터 3000t급 잠수함 9척을 건조할 계획이나 오랫동안 수중에서 잠항하며 장기간 매복 작전을 펼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디젤 잠수함은 배터리 충전을 위해 짧게는 2~3일, 길게는 2주 간격으로 수면 위로 부상해야 하기 때문에 북한 잠수함 인근에서 지속적으로 매복해 추적, 공격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무한대의 동력으로 장기간 잠항할 수 있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5월4일 “북한의 핵·미사일 등 비대칭 위협에 대응하는 전력을 최우선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력 증강 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장관은 이날 서울프라자호텔에서 열린 ‘2016 K-디펜스 조찬포럼’에서 기조 강연을 통해 “우리의 능력과 현실을 고려해 우리의 강점인 기술력과 경제력을 최대로 활용,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력 증강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장관은 새로운 전력 증강 패러다임의 구체적인 방향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등 비대칭 위협에 대응하는 전력의 최우선 확보 ▲국지도발 및 전면전 대비 전력의 선별적 확보·보강 ▲잠재적 위협 대비 전력의 점진적 보강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등 비대칭 위협에 대응하는 전력을 충분한 수준으로 확보하겠다”며 “킬 체인(Kill Chian) 전력은 최우선 보강하고,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전력은 지속적으로 보강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 장관은 특히 “적의 모든 위협에 대비한다는 기존의 목표를 앞으로는 위협의 우선순위를 고려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아울러 미래 군사력 운용개념을 발전시키고 방위산업 기반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재정 대비 국방비가 1980년 34.7%에서 올해 14.5%로 감소하고, 현역 가용 자원도 지난해 33만1,000명에서 2023년 22만5,000명으로 줄어드는 등 예산과 자원 모두 제한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여건에서 전력 증강이 불가피한 만큼 패러다임을 전환해 이에 맞는 맞춤형 전력 증강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유엔 안보리 성명, 러시아 반대로 채택 지연
북한의 최근 무수단 탄도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유엔 안보리 언론 성명이 한미 군사활동을 문제 삼은 러시아의 반대로 채택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당일 대부분 채택됐던 지난 3월과 비교할때 매우 이례적인 상황으로 미국의 소리(VOA)방송은 자칫 성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중거리 무수단 탄도미사일 당일인 지난 4월28일, 의장국인 중국의 요청으로 언론성명 채택을 논의하기 위한 비공식 협의에 돌입했다. 그러나 협의 중 러시아가 ‘침묵절차’(silence procedure)를 요구해 언론성명 채택이 지연되면서 안보리 의장국도 중국에서 5월 이집트로 넘어간 상태다. 제재 결의나, 의장 성명보다 수위가 낮아 안보리 이사국들의 반대가 적은 언론 성명 채택에 일주일에 가까운 시간이 소요되는 건 과거의 사례를 볼 때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올해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는 성명은 총 5번 나왔는데, 모두 핵 실험 실시와 미사일 발사 직후 신속히 채택됐다.

지난 1월6일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그 다음달에 있었던 장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응하는 언론 성명 역시 당일 발표됐었다. 또 3월18일을 비롯해 지난 4월15일과 24일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때도 주말이나 밤 늦은 시각을 가리지 않고 곧바로 성명이 일반에 공개됐다. VOA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미국과 한국의 군사 활동을 축소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을 성명서에 포함시키길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비탈리 추르킨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5월2일 러시아 타르 통신과 인터뷰에서“한반도 내 군사활동 축소를 관련 당사국들에 요구하는 것이 극도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VOA는 “미국과 러시아가 언론 성명에 ‘한-미 군사 활동 축소’와 관련한 문구 포함 여부를 놓고 의견이 좁히지 않고 있다”며 “만약 합의가 되지 않을 시에는 언론 성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외교가에서는 러시아의 이 같은 입장에는 껄끄러운 미러 관계가 작용하고 있다고 풀이하고 있다. VOA는 언론 성명 논의와 관련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부와 5월 안보리 의장국인 이집트 대표부에 문의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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