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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입법 예고 이후 개정 논란
시행 전까지 넘어야 할 고비 많아
2016년 06월 06일 (월) 01:40:04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국민권익위원회가 오는 9월28일부터 시행되는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령안)을 입법예고한 이후 법 개정에 대한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가뜩이나 냉각된 경기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장정미 기자 haiyap@

세월호 참사직후 김영란법을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고 했던 박근혜 대통령조차 “김영란법이 우리경제를 위축시키고 내수 진작 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국회차원에서 한번 검토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 한다”고 언급했다. 막상 시행될 경우 실물경제에 파급영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청와대 “김영란법 개정 검토 필요” 입장 재확인
청와대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대한 개정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5월9일 입법예고한 시행령안과는 별도로 내수위축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국회 차원의 법률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5월10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영란법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지난번 박근혜 대통령이 말씀하신 것에서 제가 덧붙일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월26일 청와대로 45개 중앙언론사의 편집·보도국장들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열고 “김영란법에 대해서는 이대로 되면 우리 경제를 너무 위축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속으로 많이 했다”며 “국회 차원에서도 한번 다시 검토를 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권익위가 전날 김영란법 시행령안을 발표한 데 대해 정 대변인은 “시행령 입법예고는 국회에서 법이 만들어졌으니 그에 따른 당연한 절차”라고 말했다. 전날 권익위는 공무원·교사·언론인 등에 대한 식사 접대 상한액을 3만원으로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김영란법 시행령안을 입법예고했다. 공무원 행동강령의 경우 현행 식사비 상한액은 김영란법과 동일하지만 선물은 수수를 금지하고 있고, 경조사비는 5만원이 상한액이다. 외부 강연 사례금 상한액도 상향됐다. 기존에는 시간당 장관급은 40만원, 차관급은 30만원, 4급 이상은 23만원, 5급 이하는 12만원이 상한액이었다. 하지만 김영란법에서는 장관급 50만원을 비롯해 차관급(40만원), 4급 이상(30만원), 5급 이하(20만원) 등 전체 대상의 사례금 상한액이 25.0~66.7% 인상됐다.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직원에 대해서는 상한액이 시간당 100만원으로 새롭게 신설됐다. 다만 대상자들이 공공기관 위원 등으로 차며하면서 공무 관련 강연을 했을 경우에는 1회 최대 100만원만 받을 수 있다. 강연이 1시간을 초과했을 경우에는 상한액의 절반만 받을 수 있다. 공직자 등이 부정 청탁을 받았을 경우 ‘직무참여 일시정지’, ‘전보’ 등의 조치 외에 ‘직무 공동수행자의 지정’, ‘사무분장의 변경’도 추가 규정됐다. 권익위가 김영란법 시행령 제정안을 내놓은 것은 지난해 3월 모법(母法)이 국회를 통과한 지 1년2개월 만이다. 권익위는 그동안 공무원에 대한 엄격한 ‘접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위해 대국민 설문조사 등 각계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

김영란법 시행령안 입법예고 기간 거쳐 시행
국민권익위원회가 5월9일 공개한 김영란법 시행령안(案)을 놓고 내수 위축 등을 우려한 관련업계의 반발이 커지면서 입법예고 기간 등을 통해 시행령의 수정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앞으로 예정된 ‘입법예고’나 ‘부처 협의’ 과정은 물론 입법부의 법 개정 여부나 헌법재판소의 일부 조항 위헌 결정 여부에 따라 얼마든지 세부 사항이 조정될 수 있다. 5월10일 권익위에 따르면 5월13일부터 6월22일까지 40일간 시행령안이 입법예고된다. 원칙적으로는 입법예고 기간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 확정 전까지 세부 내용을 얼마든지 수정할 수 있다. 이후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의결 등의 절차를 통해 확정되기 전까지도 내용이 변경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성영훈 권익위원장도 전날(5월9일) 회견에서 “오늘 발표한 입법예고안은 확정 내용이 아니며 9월28일 시행 전에 최종 완료할 계획이다. 40일간의 입법예고 기간 동안 다양한 이견들이 표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원론적인 수준의 언급으로 볼 수도 있지만, 아예 가능성을 닫은 것은 아닌 만큼 앞으로의 여론 흐름이 주목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와 관련, 권익위는 지난 5월24일 서울에서 청탁금지법 시행령안과 관련한 공개토론회를 열어 각계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식사나 선물 등의 허용가액 완화를 요구하는 요식업계, 농축산식품업계, 화훼업계 등 관련업계는 물론 반대로 엄격한 법 적용을 바라는 시민단체 등이 모두 참석해 각자의 의견을 치열하게 개진했다. 입법예고와 별도로 해당 법령(시행령)과 관련 있는 각 정부기관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는 ‘부처 협의’ 과정을 통해서도 일부 조항이 손질될 수 있다. 권익위는 지난 5월13일 시작된 입법예고와 병행해 부처 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농림축산식품부나 해양수산부, 중소기업청 등 청탁금지법과 밀접하게 연관된 부처로부터 다양한 형태의 수정 의견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정치권 일각에서도 청탁금지법 시행령안에 대해 ‘세세한 부분에 대한 충분한 보완’ 등의 목소리가 나오는 만큼 법 시행 전 법률 및 시행령의 수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공직자는 물론 사립학교 교원 및 언론인까지 법 적용 대상에 포함시킨 점 등 일부 조항에 대해 위헌 여부를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올 경우에도 법률 개정이나 시행령 개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여러 형태의 수정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큰 틀에서 이번에 공개된 시행령안의 내용이 조정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한 것도 사실이다. 권익위가 청탁금지법의 본회의 통과 이후 1년2개월이 지나서야 시행령을 마련할 정도로 대국민 설문조사나 각계의 의견을 폭넓게 접수해 ‘3·5·10’ 만원의 대원칙을 정한 만큼 허용가액의 큰 틀이 변경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미처 파악되지 못한 세부 사항 등을 고칠 수는 있지만 입법예고 기간 중 일부 여론에 밀려 대원칙이 훼손될 경우 좋지 않은 입법 선례를 만들 수도 있다.

김영란법 시행령에 대한 각 당의 입장
공무원 등에 대한 식사 대접과 선물 등을 엄격히 제한해 논란이 일고 있는 김영란법과 그 시행령에 대해 여야 3당 원내대표가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시행 전까지 정치권에도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한우 농가 피해 등을 우려해 시행령 보완에 방점을 찍고 있는 반면 국민의당은 법 시행 전이라도 법 개정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더불어민주당은 법을 시행해 보고 부작용이 있다면 그때 가서 손질을 검토할 수 있다며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 5월10일 “한우 농가 같은 경우는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고 여러 보완점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시행령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광림 정책위의장도 “법안 자체에 선물 한도 등이 명시된 것이 아니고 시행령에 다 들어간 것인 만큼 의견수렴 기간에 이런 우려를 전달해서 (시행령을) 조정하겠다”면서도 법 개정에 대해서는 “법안이 시행도 안됐는데 개정 얘기를 하는 것은 아직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법 시행 전 개정을 포함해 모든 방안을 논의해 보겠다"며 새누리당보다 한발 앞서 나갔다. 박 원내대표는 “김영란법이 추구하는 방향이 있고, 현실에서는 법 적용에 따라 발생할 상황이 있다”며 “(김영란법 세부 내용이 현실에서 적용될 때) 문제점이 있다. 일단 법안이 통과됐기 때문에 시행령이 제정되고 조금 더 대화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지금 김영란법에 대해 우리 당이 주도적으로 어떤 액션은 취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선 헌재의 판단을 기다려봐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당 김경록 대변인도 논평에서 “김영란법 제정 취지와 원칙에 맞게 여론수렴을 거쳐 시행령안이 제정되길 기대한다”며 “다만 헌법재판소의 판결 결과를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영란법은 그 취지에도 공직자뿐 아니라 언론인, 사립학교 교직원 등까지 대상으로 포함하면서 헌법소원이 제기돼 있는 상태다. 이에 반해 더민주는 김영란법이나 시행령 수정에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김영란법이 제정될 때 더민주 김기식 의원이 문제점을 다 지적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통과해야 한다고 해서 여야가 통과시킨 법안”이라며 “시행도 전에 개정을 이야기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을 시행해 보고 시행 이후 드러날 부작용 대해서 국민이 개정 필요성을 용인할 때 개정을 논의하는 것이 입법부의 자세”라고 주장했다.

대한변협·기자협회 ‘김영란법’ 위헌심판 청구
김영란법 시행이 3개월 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위헌 논란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공직자 부패 방지라는 김영란법 대원칙은 폭넓은 공감대를 얻고 있지만, 졸속 입법이라는 비판도 여전하다. 최대 쟁점은 공직자가 아닌 언론인과 사립교원을 적용 대상에 포함한 게 과잉금지 원칙을 위배하는지다. 또 공직자 배우자 신고의무 조항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지도 핵심 쟁점이다. 이와 관련 대한변호사협회와 한국기자협회는 지난해 3월 김영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되자 위헌심판을 청구했다. 변협과 기협은 지난해 12월 공개변론에서 “언론인과 취재원의 통상적인 접촉을 제한하고 교육의 자주성을 제한한다”고 우려했다. 또 공공성이 강한 다른 민간영역(금융, 의료, 법률)에 비해 언론인과 사립교원을 불합리하게 차별하고 있다면서 평등권 침해를 지적했다. 하지만 국민권익위는 “언론이나 교육의 자체 정화작용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반론을 펼쳤다. 최대권 서울대 법대 명예교수는 “언론사는 여론 형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므로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정부와 견줄 만하다”고 지적했다. 김영란법 시행을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지만, 연착륙을 장담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헌재 결론에 따라 김영란법의 물줄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헌재 심판사건은 한 달에 한 번 선고일을 잡는데 통상 목요일에 이뤄진다. 어떤 사건이 선고사건에 포함되는지는 선고 2~3일 전에 공개된다. 김영란법처럼 민감한 사안은 더욱 보안을 유지하기 마련이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지난 3월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김영란법이 시행되는 9월 전에 위헌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헌재도 김영란법이 부패 방지에 대한 국민 열망을 담은 법이라는 취지에 공감하는 모습이다. 다만 ‘언론자유 침해’ 등 논란에 대해서는 꼼꼼한 심리를 통해 판단할 방침이다. 정치권은 김영란법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도 헌재 결정이 나온 뒤에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섣불리 법 개정에 나설 경우 여론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헌재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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