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스 산맥에서 피는 꽃과 금강산에서 피는 꽃이 다르기에 아름답지 않은가. 무한경쟁시대에 각 공동체들이 생존하려면 차별화된 문화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 내 역사, 내 환경 속에서 우러나오는 독특한 표상으로 경쟁해야 한다.

▲ 이규성 도예가는 “장인의 바람과 불길이 혼연일체가 되었을 때만 빼어난 작품을 얻게 된다”며 “지금까지 다기와 막사발 장르에 도전하지 않았는데 제 항아리와 푼주 등 작품에서 느낄 수 있었던 오색의 광택을 안은 다기와 막사발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전했다

그의 도자기는 색다르다. 조각적이며 건축적이다. 유려한 ‘굴곡의 미’가 절도 있게 느껴진다. 소박하거나 여유롭지 않고 꽉 차 있고 완결적이다. 다양하되 품위있는 색의 변화가 현란하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려금요의 도예가를 만났다.

토속적인 질감, 전통문양을 현대화해 재구성
지난 6월 문경에서는 려금요의 이규성 도예가의 일곱 번째 개인전이 열렸다. 이번 전시에서 이규성은 ‘색의 유혹’을 주제로 현대적 감각과 색채를 이용해 다양하면서도 실험적인 작품들로 전시를 마련했다. 기법적으로는 덤벙시유, 2중시유, 3중시유를 이용, 요변과 변이가 많이 나타나는 작품들을 선호하고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기(器)의 다양한 형태와 유약의 변성을 보여주는 진사도자기와 백자, 청동다기, 흙청 다기, 생활자기 등 다양한 장르작품 50여점을 선보였다. 공모전 수상작들을 비롯해 그간 정성을 기울여 제작한 다양한 형태의 기(器)를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물레성형의 어려움 속에서도 대형으로 제작하고, 제유시유에 의한 토속적인 질감, 전통문양을 현대화해 재구성한 문양들에서 그가 얼마나 한 작품 한 작품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다. 독자적인 기법을 연구하며 숭고한 작품세계를 펼쳐온 려금요를 이끌어가는 이규성 도예가. 그는 경북 문경시 마성면 외어리에 위치한 려금요에서 전통 재현에 그치지 않고 현대적이고 독창적인 작품을 완성하는 데 주력한다. 그는 그동안 진사나 코발트색의 응용 유약을 변용하는 연구를 많이 해왔다. 그리고 그의 작품들은 젊은 작가답게 남성적이고 대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남대학교 조형대학 조소과와 계명대학교 예술대학원 도예전공을 졸업한 이규성은 젊은 작가답게 작품 활동도 적극적이고 도전적이다. 2004년 대구시미술대전 도자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2008년 경북미술대전 공예부분에서도 대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공모전에서 굵직한 큰상을 수상하며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수천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불후의 명작을 완성시킨 이 작가는 ‘3중시유’나 ‘핸드페인팅’ 같은 현대적인 기법과 색채를 이용해 다양하면서도 실험적인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탄생시킨 진사대추꽃병, 진사주병, 진사달항아리, 귀얄 철화백자 푼주, 흙청항아리, 청동다완, 황금다완 등은 독특한 품격과 미의식을 드러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두각을 드러낸 이규성 도예가는 경상북도 미술대전 특선, 대구공예대전 최우수상, 신라미술대전 특선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2중시유, 3중시유 등 이용해 변이 추구
도예가 이규성은 철저한 실험정신에 밑바탕을 두고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작업 자체는 하나의 퍼포먼스라고 할 만큼 독특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규성 도예가는 “제가 도자기에 유약을 바를 때 손으로 뿌리는 행위 때문인 것 같다”며 “도자기는 유악과 불의 예술이다. 불은 일정 온도가 보장되는 가스가마를 사용하니 조절의 문제가 아니지만, 유약은 온전히 저의 손에 따라 조절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도자기의 색을 아름답고 다양하게 만들기 위해 덤벙시유, 2중시유, 3중시유를 이용하여 변이를 추구한다. 독특한 색감을 얻기 위해 재벌을 2~3번 할 때도 있다. 그리고 만들기 어려운 큰 도자기들을 만들어 제유시유에 의한 토속적인 질감과 전통문양을 현대화하여 재구성한 문양들을 새겨 넣는 실험을 하고 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문경미술협회 회원이자 경상북도 미술대전 추천작가로 활동 중이인 이규성 도예가는 내년 2월 구미에서 개최되는 아시아 선수권레슬링 대회에서 초대 작가로 초청받아 전시회를 개최하게 된다. 또 내년 10월 대구에서 개인전도 준비 중이다. 한편 그는 지난해 대백플라자 갤러리 본관에서 전시회를 개최하고 축하화환 대신 받은 쌀 200kg을 문경읍에 위치한 꿈나무 지역아동센터에 전달, 사랑과 인정을 베푸는 작가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장인의 바람과 불길이 혼연일체가 되었을 때만 빼어난 작품을 얻게 된다”며 “지금까지 다기와 막사발 장르에 도전하지 않았는데 제 항아리와 푼주 등 작품에서 느낄 수 있었던 오색의 광택을 안은 다기와 막사발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전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