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부를 때 가장 행복하다. 듣는 이에게 사랑을 전하고 싶어 노랫말에 ‘사랑’이 들어가는 노래는 모두 찾아서 불러왔다. 그러다 보니 서울대 음대생들도 모르는 숨은 우리 가곡까지 발견해 알리고 있다. 워낙 많이 부르다 보니 직접 작사까지 하게 되었다. 하지만 가수가 될 필요는 없다.

▲ 박재진 교수는 “현재 많은 기득권층이 자신이 누리고 있는 부와 권력이나 지위가 다른 사람과의 협력과 위임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어 이를 깨우쳐 주고 싶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으로 ‘노래하는OOO’이 되어 빈칸의 꿈을 이룰 것이다. 그렇게 희망과 기쁨을 만드는 사랑의 노래를 계속 부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자신의 노래를 듣고 사람들이 행복해지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에게는 노래가 곧 인생이다. 33년을 은행에서 근무하며 고객들을 위해 총 503회에 걸쳐 노래를 했다. 지난 2006년 8월부터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지금도 학생들을 위해 매 수업시간마다 감동의 노래를 부르고 있는, 1000회의 노래를 선물한 감동의 주인공 박재진 교수를 만났다.

‘노래하는 지점장’에서 ‘노래하는 교수’ 되다
현재 박재진 교수는 남서울대 교양과정부 교수로 재직하며 ‘취업과 진로’ ‘인간관계론’ 등 2개의 강의를 진행 중이다. 각각 60명 정원인 그의 강의는 결코 만만한 수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인기 강의로 소문나 그의 수업을 들으려는 학생들이 줄을 선다. 그의 강의는 주입식 수업이 아닌 발표와 토론 위주로 진행되는 수업이라 고등학교 때까지 일반적인 학교수업방식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처음에는 힘들어 할 수밖에 없다. 박 교수는 “강의 초반에는 계속 토론하고 발표하는 게 싫어 다른 수업으로 옮기고 싶다는 학생들도 있었다”면서 “그러나 학기 말에 설문지를 읽어보면 그러한 일련의 행동들이 부담스러웠지만 자꾸 훈련을 하다 보니 성취감도 생기고 얻는 바가 많았다고 고마워하는 학생들이 많다. 발표와 토론은 무엇보다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훈련이 된다”고 말했다. 박재진 교수가 대학에서 노래를 하는 것은 누가 봐도 독특한 일이다. 음대도 아닌 일반대학에서, 그것도 음악수업도 아닌데 교수가 강의시간에 학생들에게 노래를 불러준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니 말이다. 하지만 박 교수는 교수생활을 시작한 지난 2006년 8월부터 대학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박 교수는 “은행지점장 시절 노래를 했을 때 많은 고객들이 감동을 받았고 좋아했다. 대학에서도 노래를 부르는 이유는 오로지 제자들을 위하는 순수한 마음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처음 그가 공식적으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것은 기업은행 서울 삼성동 지점장 시절. 당시 지점 주변이 전부 아파트였고, 은행의 고객층이 주로 여성고객들이자 대졸 이상의 고학력 주부들이었기 때문에 그는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한 ‘문화마케팅’을 영업방침으로 삼았다. 이에 고객들이 은행을 단순히 금융업무만 보고 가는 장소가 아닌, 문화를 느끼고 호흡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3시의 데이트’라는 코너를 만들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음악회는 첫 일년 동안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후 3시에 열었다. 1994년 5월부터는 그린하모니클럽을 창립하여 합창활동을 통한 자원봉사운동을 시작했고, 그가 노래를 한 건 같은 해 11월부터였다. 박 교수는 삼성동 지점 이후 서울 송파지점, 대구 송현동지점, 서울 문래동 지점까지 총 4개 지점에서 지점장으로 근무했고, 그가 시작한 음악회는 단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 총 503회, 은행원과 고객이 함께 출연하여 독창, 중창, 싱어롱의 프로그램으로 음악회를 열었다.

▲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지금도 학생들을 위해 매 수업시간마다 감동의 노래를 부르고 있는, 1000회의 노래를 선물한 감동의 주인공 박재진 교수

노래 부르며 자신만의 브랜드 가치 창출
지금까지 박재진 교수가 부른 노래만도 100곡 이상. 매주, 매일 다른 노래를 불렀던 그는 청중들에게 한국가곡, 동요, 팝송, 가요, 오페라, 아리아 등의 레퍼토리를 다양하게 선보였다. 노래를 부르며 인생이 바뀌었다는 박재진 교수. 그는 “노래는 인생”이라며 “감동을 주고받는 교류가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과거 혼자서 즐기던 노래는 이제 더 많은 사람들과 행복과 기쁨을 나눌 수 있는 매개체가 되었다는 것. 박 교수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지도 올해로 벌써 17년째다. 그는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시작했고, 또 현재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곧 ‘노래하는 지점장’, ‘노래하는 CEO’, ‘노래하는 교수’라는 그의 브랜드 가치를 창출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앞으로 우리 사회에 자원봉사자로서 기여할 것을 다짐한다. 그는 “우리 사회에 기득권층에게 깨우침을 줄 수 있는 국민주권운동을 하는 것이 현재의 도전 목표”라며 “현재 많은 기득권층이 자신이 누리고 있는 부와 권력이나 지위가 다른 사람과의 협력과 위임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어 이를 깨우쳐 주고 싶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으로 ‘노래하는OOO’이 되어 빈칸의 꿈을 이룰 것이다. 그렇게 희망과 기쁨을 만드는 사랑의 노래를 계속 부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