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고자영의 작품의 소재는 식물이며 정원이고 또 식물원이다. 그의 정원은 인공적이면서 동시에 자연적이다. 야성적이거나 울창한 숲이 아닌 사람의 손길이 닿아있지만 오랜 시간이 경과하여 자연과 인간이 함께 분위기를 만든 친숙하면서도 따뜻한 정원이다.

▲ 작가 고자영은 식물에 자아를 투영하거나 관조하면서 서로에게 관통되는 세상을 본다. 작가의 인공과 자연이 만들어낸 작은 정원은 우리가 속한 큰 세계의 축소이기도 하다.

작가 고자영은 식물에 자아를 투영하거나 관조하면서 서로에게 관통되는 세상을 본다. 작가의 인공과 자연이 만들어낸 작은 정원은 우리가 속한 큰 세계의 축소이기도 하다. 축축한, 습기를 머금은 듯 한 정원은 풍요로우면서 신비스러운 느낌을 가져다준다. 작가는 식물원에 대한 다양한 시각적 경험, 몸으로 체득한 그 기억을 온전히 형상화하기 위한 방법론과 장치를 고안했다. 다양한 시각의 풍경들을 조립하여 병풍화 하였는데 그것은 산수화적인 시선과 소요의 체험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동시에 데이빗 호크니의 파노라마적 풍경그림에서 볼 수 있는, 즉 관찰자의 움직임에 따라 계속적으로 변화하는, 시간과 밀접하게 관계된 공간의 변화도 적극적으로 차용된다.

이는 다름 아닌 중국 산수화의 시공간 표현이기도 하다. 작가의 그림 또한 중국산수화의 영향으로 횡적으로 긴 화면 구도를 채택하면서 여러 시점을 섞어내고 있다. 작가 고자영은 수성물감의 자연스러운 터치를 나뭇결이 살아있는 목판화에 곁들여 하늘이나 구름, 물결의 가벼움을 표현한다. 판화라는 기법으로 이렇게 두터우면서 묵직한 느낌을 낼 수 있기에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작업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디지털 프린트, 석판화의 해먹기법, 목판화 등의 다양한 판화기법의 실험은 회화의 복제판으로서 혹은 장식적인 대량생산으로서의 전락한 오늘의 판화를 다시 한 번 판화특유의 예술적 장르로 끌어올리려고 하는 작가의 노력이다. 특히 산세베리아 연작은 식물을 확대한 구체적 표현으로 색채의 변형과 수직의 구성으로 험난한 이 세계에서의 강한 주인공으로서의 모습을 그려냈다. 

▲ 한택소요-남아프리카온실 캔버스에 유화 192x112 2008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 후 서울대학교 미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작가는 지금까지 총 7회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인천국제여성미술비엔날레,  공간 국제 판화 비엔날레, 국제 아트 북 메이킹 페스티벌, 화랑미술제, 수상한 집으로의 초대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한 그는 한국현대판화가협회 공모전 우수상, 공간 국제 판화 비엔날레Selected Works, 금강미술대전 특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예 진흥 기금 신진 예술가 지원 부분 선정, 30회 중앙미술대전 선정 작가, 송은 미술 대상 선정 작가, 서울문화재단 예술표현활동지원 부분 선정, 2011 포스코 미술관 신진작가 공모에 선정되는 등 화려한 수상경력의 보유자이기도 하다. 상명대학교, 백석대학교에서 강의를 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수원대학교, 서울예술고등학교에서 강의를 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