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는 우리의 전통이자 조상의 숨결이다. 전통의 한지그림은 유화나 수채화와는 달리 그 존재에 형용할 수 없는 한지의 부드럽고 온화한 멋과 기품을 나타내며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맑고 평온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 한국수정한지그림연구회 조수정회장

한지그림은 갖가지 염색한 한지를 밑그림 바탕위에 물감대신 찢어 붙여 그림을 만드는 것인데 한지그림이란 용어는 수정한지그림연구회의 조수정회장이 1980년대 중반 TV에 소개 되면서 처음으로 사용하였다.

국내 최초 한지그림 보급
조수정 회장은 30여 년 전 일본에서 화지회화를 우연히 보게 되면서 분명 종이는 우리 것인데 우리의 전통의 한지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본적도 없는 다양한 색상의 화지회화를 보고 상당한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또 한편으로는 국내 한지예술의 척박함에도 부끄러웠다고 한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조수정 회장은 우리 고유의 한지그림을 한국에 정착시키고 대중화를 위해 한지그림의 기법과 한지의 천연염색기술 등을 열정과 사명감으로 수년간 연구해오면서 드디어 80년대 중반 서울 동방플라자 한지그림 문화교실 개설과 함께 KBS방송 등에 출연하면서 국내 최초로 조수정회장의 한지그림이 알려졌다. 당시 국민들은 처음 보는 한지그림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해 문의가 엄청나게 쇄도하였으며 이후 조회장의 한지그림에 대한 열정은 계속되었고 문화센터, 주부대학 강좌에서 지도자반 및 취미반 등의 강좌가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매년 수백회의 강의 활동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왔다. 지금까지 수천 명의 제자를 양성하였으며 게다가 매년 수차례씩 사재를 털어가면서 한지그림 전시회를 열었고, 2000년도에는 세계최초의 한지그림전문갤러리를 건립하기도 하였다.

유화, 수채화보다 아름다운 한지그림
30년 세월 한지그림을 위해 달려온 한국수정한지그림연구회의 조수정 회장은 “한지그림을 보면 누구나 한지가 그림재료로써 부드러운 질감과 우아한 멋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지그림은 한지의 이러한 속성을 활용하여 작품을 하는 것으로 여러 가지 염색된 한지를 찢어 붙여 우리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 풍경, 인물, 정물 등에서부터 추상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이 한지그림의 소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 수정한지그림갤러리

특히 한지그림은 한지 특유의 강하면서도 유연한 두 가지 상반된 성질을 이용해서 모 , 즉 한지의 보풀을 살려 붙이는데 한지의 얇고 두꺼운 정도에 따라 수채화나 유화 등 장르를 불문하고 그 이상의 분위기를 모두 표현할 수 있으며, 한지그림은 현대감각에 입각한 새로운 장르의 예술이기에 예술성이 있으면서도 실용적인 것을 요구하는 현대인들에게는 섬세함과 집중력을 높이면서 유익한 취미생활이 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다

▲ 작품-민들레

한지 그림은 질감 면에서 양지(洋紙)로써는 도저히 표현해낼 수 없는 세계를 연출하여 얼핏 보면 수채화나 유화를 연상케 하기에 어떤 의미에서는 순수회화보다 진일보한 예술의 한 장르로서 손색이 없는 대중미술이다”고 강조 하는 조수정 회장은 일본과 독일 등 국내외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독특하고 오묘한 느낌의 한국 전통의 한지그림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2000년도 베를린시장전에서는 한지와 함께 한국의 새로운 전통문화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며 눈으로 보지만 가슴으로 전해지는 우리 전통의 한지그림이 주는 오묘하고 우아한 동양의 아름다움에 관계자들로부터 커다란 호평을 받았다. 지금도 세계최고의 한지그림의 세계화에 혼신을 기울이며 박차를 가하고 있는 조수정 회장은 “우리 전통의 고유한 것만이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다”  “이제 나에게 남은 마지막 목표는 우리의 것을 세계화 하는 것” 이라고 포부를 밝히면서, 한지그림이 한국에 정착한지 30년, 역사로 보면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이제는 일본의 한지그림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고 머지않아 세계 최고의 한지그림국가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피력했다.

최근 수정한지그림연구회 조수정 회장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과 일반인 모두를 위한 한지그림갤러리를 새롭게 개관했다.
한지만이 가지고 있는 따뜻함 때문일까? 수정 한지그림 갤러리는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부드러운 기운과 아늑하고 편안함이 느껴진다. 전통과 현대의 감각이 조화롭게 이루어져, 감상과 휴식을 함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람과의 만남과 인연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조수정회장의 마음과 그가 가진 끼와 예술적 감각이 갤러리의 분위기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예술과 만남, 작품이 함께하는 공간, 초보자도 쉽게 한지그림을 직접 만들고 체험하면서, 수다를 떨며 차도 마실 수 있는 수정한지그림 갤러리는 기존의 미술갤러리와는 달리 전통과 자연,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감성 갤러리로 그림뿐 아니라 갤러리 그 자체만으로도 잔잔하고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아주 소중하고 특별한 만남의 공간이다. NM